내 아내가 유방암에 걸렸다
마크 실버 지음, 박영혜 옮김 / 크리에디트(Creedit)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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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크 실버 저/박영혜 역/노동영 감수 | 크리에디트 | 원제 Breast Cancer Husband | 2008년 08월 | 페이지 282 | 431g | 정가 : 13,000원


엄마가 유방암에 걸렸다. 10월 18일, 정기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엄마에게 유방암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후, 입원과 수술에 이어 두번째 항암치료까지 치렀고 33회의 방사선 치료를 앞두고 있다. 유방암 진단 이후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마음고생도 마음고생이고, 집안 일을 책임져야하는 상황은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엄마의 유방암은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힘들어서 그런지 가끔은 아빠가 암에 걸렸다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텐데라는 몹쓸 생각까지 했었다. 엄마의 손길이 없는 집안은 참으로 힘들었다.

내가 읽은 몇권의 책은 유방암에 대해서만 설명할 뿐, 가족의 마음상태에 대한 이야기나 정신적인 면에 대해서는 깊은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간단한 메뉴얼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을 때 이 책을 발견하게 되어 다행이다. 이 책은 마음 속에 일어나는 전쟁에 대비할 수 있는 이야기도 해주고 유방암에 걸린 엄마에게 의사보다도 더 절실한 것은 가족들의 지지와 보살핌이라는 것을 알려줬다. 가족들도 쉽사리 지치거나 절망하고 상처받는다는 사실과 그에대한 적절한 대응까지도 재미나게 이야기 해준다. 나 또한 엄마의 진단 이후, 까닭없는 화로 주변사람들을 괴롭히곤 했었는데, 이 책은 과감하게 화를 내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화를내니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다.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선택을 돕고 불편함 점을 배려하는 이 메뉴얼은 아주 유용했다.

이 책은 주로 남편의 심리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딸인 내가 읽어도 도움이 되는 구석이 많았다. 물론, 성생활이나 자녀에 관한 이야기는 별 상관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지만, 젊은 엄마의 암에 대항하는 가족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부인의 유방암을 겪은 저자의 유머러스하면서도 가슴에 와 닿는 글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인터뷰와 더불어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 내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런지 가끔은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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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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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희나 글,그림/김향수 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 페이지 37 | 422g | 205 x 281㎜ | 정가 : 8,500원


언젠가 이 책의 광고를 보고 클릭했다가 커다란 배불뚝이 고양이가 가죽 가방을 들고 헐래벌떡 뛰어가는 그림사진이었다. 사실감이 넘치는 그 그림사진과 구름빵이라는 제목에 흥미를 느껴 살까말까를 고민하고 있었건만, 생일을 맞이하여 선물 받았다. 사달라는 이야기도 안했는데 말이다.

 

비 와서 우중추한 아침에 나무에 걸린 구름을 조심조심 안고 들어와 엄마에게 부탁해서 구름빵을 만들어 먹은 아이들은 구름빵 덕에 몸이 둥둥 뜨고, 둥둥 뜬 몸으로 허겁지겁 출근한 아빠에게 빵을 주러 날아간다. 꽉 막힌 도로, 만원 버스를 타고 있던 아빠에게 빵을 나눠주고 아빠의 몸도 둥둥떠서 비오는 아침 막히는 차에서 벗어나 지각하지 않고 사무실에 도착한다는 꿈같은 이야기다.

그림을 오리고 소품을 만들어 놓고 사진으로 찍어 페이지마다 가득 채워놓았는데, 보기가 좋았다. 심난한 비오는 날 아주 짧으면서 여운이 남는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꽤 큰 위로가 되었다.

- 미욤미욤 효민에게 선물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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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죽음
기욤 뮈소 지음, 이승재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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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 저/이승재 역 | 열린책들 | 원제 Et apres | 2005년 08월 | 페이지 312 | 548g | 정가 : 9,500원


기욤 뮈소에게 빠졌다. 기욤 뮈소들의 소설들은 비슷한 것 같기도하지만 전혀 다른기도 하다. 이 프랑스 작가는 프랑스가 아닌 미국을 배경으로 소설을 써서, 소설에서 프랑스 냄새를 지웠다. 사랑과 죽음과 환타지가 듬뿍 버무려놓아 또 한번의 큰 즐거움을 주었고, 책을 다 읽고 덮으면 긴박한 영화 한편을 본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8살 소년 네이선은 물에 빠진 여자친구를 구하려다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다. 마지막 순간에 빛과 어떤 영상을 보고 세상으로 돌아온 네이선은 유능한 변호사로 성장하고 자신이 구한 멜로리와 결혼을 하게된다. 두 아이의 부모가 된 그들은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들을 잃고 관계가 무너진다. 복잡한 가족사에 이어져, 네이선 앞에 나타난 죽음을 예견한다는 [메신저] 굿리치 박사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환타지로 전환된다. 중간에 소설의 중요한 키가 되는 진실을 눈치 채는 바람에 약간 김빠지기는 했지만, 상상도 못했던 진주목걸이와 술 때문에 일어난 사건들 때문에 일어난 모든 일들의 오해가 하나둘씩 풀려나가면서 마지막에 내가 미리 알아버린 가장 큰 진실이 밝혀진다. 

책은 아름다운 화해로 끝난다. 주인공 네이선의 남은 삶이 어떨지는 대충 짐작가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살아온 삶보다는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미소지으며 책을 덮었다. 기욤 뮈소의 글쓰기가 마음에 든다. 그 명언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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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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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 저/전미연 역 | 밝은세상 | 원제 Seras-tu la? (Will You Be There?) | 2007년 04월 | 페이지 320 | 488g | 정가 : 9,800원


[구해줘]를 읽은후, 현실과 확실하게 겹쳐진 환타지를 만들어내는 기욤 뮈소의 매력에 빠졌다. 그래서 이 책을 구입하는데 아무런 고민을 하지는 않았으나, 신간은 너무 비싸기에 묵혔다가 이제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런 기다림은 즐거운 일이다.

한 남자가 의문의 약을 받게 되고 의심하면서 그 약을 복용한 후, 30년 전으로 짧은 시간 여행을 하게된다. 사랑하는 여자를 보고 싶었던 것 뿐이었는데, 마침 돌아간 시간이 사랑하는 여자가 죽기 얼마 전. 30년 전의 나와 만나 사랑하는 여자를 살릴 것인지, 지금의 나의 딸을 살릴 것인지에 대한 무거운 고민을 하고 결국, 둘다 살릴 방법으로 실행에 옮기는데.... 거참.. 과거를 바꾸니 상황이 참으로 복잡해지고 만다.

 기욤 뮈소는 이번에도 "사랑"과 "환타지"를 끌어들여 주인공이 과거로 애인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그려준다. 덧붙여 "죽음"이라는 묵직한 이야기도 따라 붙는다. [환타지, 사랑, 죽음]의 기욤뮈소 삼종세트는 이번에도 사람의 속을 다 뒤집어 놓는 감동을 전해 주었다. 덕분에 가사일 돌보느라 지친 심신에 멍한 기분까지 덤으로 받았다. 읽다보면 언듯 가벼워보이면서도 한구석 절절히 끓어 오르게하는 애절함도 함께주는 이야기꾼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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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사진에 박히다 - 사진으로 읽는 한국 근대 문화사
이경민 지음 / 산책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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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저 | 산책자 | 2008년 10월 | 페이지 272 | 500g | 정가 : 14,000원


경성에 대해서 생각하면 비참하고 슬픈 이미지가 떠올랐었다. 그런데, 최근에 접하는 매체들에서는 경성을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 상황이 그렇게 힘들다고 하더라도 모두 다 독립운동에 투신하여 투쟁을 하며 살았던 것도 아니고 독립운동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들 나름대로의 삶이라는게 분명히 존재 했을 텐데도 밝게 보이는 경성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자란 사람들이라면 그 상황이 내 상황이려니 생각하며 나름대로 삶을 즐기고 살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왜 못했을까? 개인이 모두 조국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요즘의 경성에 대해서 알게된 이야기들은 반일 반공 교육을 받던 중고등학교 시절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이야기들이다.

책의 시작은 권력의 도구가 된 사진으로부터 시작된다. 권력의 도구가 되다보니 신분증명에 필요한 사진이 필요하게되어 자연스레 사진관 사업의 번성이 이루어졌고 신분증명용의 사진은 기념용사진으로 활용되다 못해 자살의 기념으로까지 활용되기도 하였단다. 관광의 증명으로도 활용되지만, 시대상황 상 규제가 많아 함부로 찍지도 못했단다. 요즘에 농촌 총각들의 결혼이 동남아 아가씨들과 사진으로 이루어지는 모습과 다를 바 없는 하와이 사진신부이야기는 아는 이야기지만 볼때마다 마음이 쓰렸다. 그리고, 에로 사진의 이야기도 놀라웠다. 옛날에도 그런 사진이 있었고, 일본 여학생이긴 하지만 체모를 드러내고 사진 찍은 대담한 여학생이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사진관이 우박 피해를 많이 입었다는 것을 이 책을 안 읽었다면 알 수가 있었겠는가 말이다. 근대 사진문화는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 보다 활발하고 경쾌했음이 틀림없다. 사진과 신문기사들로 밝혀지는 경성 이야기들은 옛날 사람들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 왠지 신났다. 그때도 애들은 버릇이 없었을 것이고 어른들은 그런 애들을 보면서 말세라고 하였으리라.

경성이라는 말에 큰 무게감을 주지 말고 전체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면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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