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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사진에 박히다 - 사진으로 읽는 한국 근대 문화사
이경민 지음 / 산책자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이경민 저 | 산책자 | 2008년 10월 | 페이지 272 | 500g | 정가 : 14,000원
경성에 대해서 생각하면 비참하고 슬픈 이미지가 떠올랐었다. 그런데, 최근에 접하는 매체들에서는 경성을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 상황이 그렇게 힘들다고 하더라도 모두 다 독립운동에 투신하여 투쟁을 하며 살았던 것도 아니고 독립운동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들 나름대로의 삶이라는게 분명히 존재 했을 텐데도 밝게 보이는 경성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자란 사람들이라면 그 상황이 내 상황이려니 생각하며 나름대로 삶을 즐기고 살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왜 못했을까? 개인이 모두 조국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요즘의 경성에 대해서 알게된 이야기들은 반일 반공 교육을 받던 중고등학교 시절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이야기들이다.
책의 시작은 권력의 도구가 된 사진으로부터 시작된다. 권력의 도구가 되다보니 신분증명에 필요한 사진이 필요하게되어 자연스레 사진관 사업의 번성이 이루어졌고 신분증명용의 사진은 기념용사진으로 활용되다 못해 자살의 기념으로까지 활용되기도 하였단다. 관광의 증명으로도 활용되지만, 시대상황 상 규제가 많아 함부로 찍지도 못했단다. 요즘에 농촌 총각들의 결혼이 동남아 아가씨들과 사진으로 이루어지는 모습과 다를 바 없는 하와이 사진신부이야기는 아는 이야기지만 볼때마다 마음이 쓰렸다. 그리고, 에로 사진의 이야기도 놀라웠다. 옛날에도 그런 사진이 있었고, 일본 여학생이긴 하지만 체모를 드러내고 사진 찍은 대담한 여학생이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사진관이 우박 피해를 많이 입었다는 것을 이 책을 안 읽었다면 알 수가 있었겠는가 말이다. 근대 사진문화는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 보다 활발하고 경쾌했음이 틀림없다. 사진과 신문기사들로 밝혀지는 경성 이야기들은 옛날 사람들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 왠지 신났다. 그때도 애들은 버릇이 없었을 것이고 어른들은 그런 애들을 보면서 말세라고 하였으리라.
경성이라는 말에 큰 무게감을 주지 말고 전체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면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