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받은 집
줌파 라히리 지음, 이종인 옮김 / 동아일보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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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파 라히리 저/이종인 역 | 동아일보사 | 원제 Interpreter of Maladies | 2006년 06월 | 페이지 397 | 534g | 정가 : 9,800원


어떤 연예인의 추천도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연예인이 추천한 도서 중에 읽지 않은 것이 이것 한권이어서 괜히 오기로 샀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 연애인이 누구였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난다. 매번 충동구매의 끝에는 왜, 무슨 이유로 구입했는지 알지 못하는 답답함이 남는데, 이 책이 꼭 그렇다.

나는 이 책이 단편인지도 모르고 구입한 까닭에 첫번째 단편을 읽은 후에 두번째 단편을 읽었을 때 연결이 안되는 내용에 답답했었다. 그때서야 이 책이 단편집이라는 것을 알았다. 단편의 읽을만하면 끊어지는 분량 때문에 단편을 기피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꽤 괜찮았다. 미국에 뿌리를 내린 인도여성이 쓴 이 단편소설집-그런 까닭에 영미소설-은 인도인이 인도에서 또는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겪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각각 독립된 9개의 단편으로 펼쳐진다. 삶이 다른 곳에서 다르게 살아야하는 사람들의 상황들에 대해서 은은하면서도 따뜻한 필체로 펼쳐놓는다.

작은 사이즈의 책은 겉표지를 벗기고 속의 양장만 들고다니는 것이 훨씬 예쁘다.
 
1. 몇개 안되는 인도의 고유명사들에 대해서는 주석을 달아줄 수는 없었을까?
2. 첫번째 소설 "잠깐 동안의 일"은 드라마 [연애시대]의 한부분-아주 중요한 부분-을 보는 듯 해서 깜짝 놀랐다! 이런 일이 많이 있는 일일까? 아니면 누군가 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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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털 같은 나날
류진운 지음, 김영철 옮김 / 소나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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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운 저/김영철 역 | 소나무 | 2004년 02월 | 페이지 307 | 436g | 정가 : 9,500원


중국소설이라면 『허삼관 매혈기』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누군가의 추천글이 있어서 이 책을 충동구매했었는데, 읽어보니 사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임林의 집에 두부 한 근이 상했다!'로 시작하는 『닭털 같은 나날』은 개인의 지리멸렬한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학을 나오고 북경에서 맞벌 생활을 하는 임씨네 부부는 두부 한근 때문에 속상하고, 물 값을 절약하려고 수도꼭지를 가늘게 틀어 물을 훔치다가 검침원에게 망신당하고(우리집도 전에 이런적이..), 직장을 옮기려고 뇌물을 쓰다가 좌절하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고향사람들 때문에 아내와 갈등이 생기고, 데리고 있는 어린 가정부 때문에 맘 상하고, 결국 그 가정부를 내보내고 아이를 유치원 보내려 노력하다가 결국 보내게 되는데, 그것도 영 뒷끝이 깔끔하지가 않다. 북경과 서울의 삶은 분명 다르지만 뭔가 익숙하다. 자존심이나 체면보다 순간순간 살아가는게 중요할까? 그래서 오랜만에 뵌 은사님의 병실에도 찾아뵙지 못하고 부고 편지를 받고 마음이 영 그렇다. 사는데 뭐가 중요한 것일까? 정말 삶은 닭잡고 흐트러진 닭털 같은 것일까?

그 다음 소설은 읽다가 문득 『저수지의 개들』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관리들 만세』는 1명의 국장과 7명의 부국장과 그들에게 닥친 조직 개편 소식으로 들썩이는 이야기다. 누가 살아 남을지 누가 누구와 무슨 관계일지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정말 이 사람들이 혁명을 한 사람들인가 싶게 개싸움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누군가 살아남고 누군가는 비참하게 떨려나간다. 정말 허망의 극치다. 조직이라는게 다 이런 것인가 싶기도 했다.

역사를 뒤돌아보는 『1942년을 돌아보다』는 소설인지, 다큐인지 아리송하다. 1942년 류진운의 고향인 하남성에서 300만명이 굶어죽어 때로는 사람의 먹이가 때로는 개의 먹이가 되는 끔찍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그 당시 중국을 통치하던 장개석은 그 사실을 믿지 않고 결국 미국인 기자가 찍은 사진(개들이 사람을 먹는 사진)을 보고서야 구호명령을 하달하고 그 움직임도 참으로 기가막히다. 하달 명령에 내려간 구호물은 정작 어려운 사람들에게 적시에 도착하지 못하거나, 누군가가 떼어먹고, 이미 배 부른자의 배를 또 한번 더 불린다. 정치하는 이와 일반인이 한 하늘 아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인가?


"차라리 굶어 죽어 중국 귀신이 될 것인가?
아니면 굶어 죽지 않고 매국노가 될 것인가?

당장 내 가족이 굶고 헐 벗는다면, 주저하겠지만 결국에는 매국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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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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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 저/김남주 역 | 밝은세상 | 원제 Je reviens te chercher | 2008년 10월 | 페이지 400 | 484g | 정가 : 11,000원


또 다시 기욤 뮈소다. 제목 달린 단락에 인용된 문구 하나가 눈에 쏙쏙 들어오는 형식의 기욤뮈소의 소설은 한 남자가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섰다가 우연찮은 기회에 되돌아 가는 이야기다. 물론, 그냥 현실에서 벗어나 사랑을 찾아 돌아가는 것이 그냥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운명과 카르마의 나름대로의 개입이 있다.

주인공은 같은 날을 다시 겪게되는데, 그 되돌아 가는 것은 왠지 낯익다. 소설에서도 언급되어 있지만 이 책은 빌 머레이의 [사랑의 블랙홀]를 소설로 보는 듯 했다.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 하지만, [나비효과]같기도 하다. 같은 날이지만 매일 다르게 돌아가는 하루. 물론 내용도 빌 머레이의 영화처럼 환타지 로맨스로 끝나지 않고 사랑이야기에 죽음과 희생이 따라 붙는 기욤 뮈소의 소설이라는게 다른 점이다. 그래서 읽는 내내 뒷 스토리를 상상하다가 내가 내 발등을 찍곤 했다. 왜 이리 튀는지 원..

다 읽고 봐도 역시. 기욤 뮈소다. 왜 기욤 뮈소는 주인공들에게 이런 위기와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것일까? 왜 죽음이 화해가 될까? 멀쩡하게 잘 생겨가지고.. 정말 악동스럽다. 남은 등장인물들은 화해하지만 그게 뭐냐구. ㅡㅡ; 리뷰를 자세히 쓰려고해도 한마디 잘못 했다가는 스포일러가 되기 쉬워 뭔 말을 쓰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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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속으로 - 젊은 생태학자의 7년 아프리카 오지생활
델리아 오웬스.마크 오웬스 지음, 이경아 옮김, 최재천 감수 / 상상의숲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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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 델리아 오웬스 저/이경아 역 | 상상의숲 | 원제 Cry of the Kalahari(1984) | 2008년 10월 | 페이지 400 | 587g| 정가 : 20,000원


한때는 "우~~~ 와~~~ 우와~ 우와~"라는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 음악에 목도리 도마뱀이라도 화면에서 뛰어다닐라치면 아주 넋을 놨었다. 아버지와 함께 TV에 붙어서 동물의 생태에 대해서 입을 벌리고 보고 있다가 엄마의 핀잔을 들은적도 많았다. 그렇게 동물 프로그램을 좋아하면서도 동물에 대해서는 너무 무지했고 동물의 세계나 동물에 관련된 타큐멘터리를 보면서 촬영한 사람이나 동물생태를 관찰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존경하고 부러워했었다. 내게는 그런 능력이나 열정이 없기에 보는 일에만 만족할 일이다 생각했다. 그러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다. 남이 했던 연구 이야기라도 들어야겠다 싶어서 꼭 사보리라 생각했다가 선물받았다.

이 책을 선물받고 퇴근길에 읽으려고 했는데, 아버지의 사고전화를 받았다. 떨리는 마음에 수술실 앞에서 이 책을 읽었는데, 그 긴장되는 순간에도 집중할 만큼 재밌는 책이었다. 어렵지 않은 말들과 재미와 더불어 감동이 있어 마음도 가라앉았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74년에 아프리카로 날아간 이 부부는 내가 태어날 즈음에 생명을 위협받는 어려운 상황들을 겪으며, 남들이 왜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동물 관찰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위험한 생활 때문인지 아빠의 상처가 마음 속에서 조금씩 작아지고 있었다. 책의 초입을 조금 넘어 섰을 때 아버지의 수술이 잘 끝나고 걱정하던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맘 놓고 책을 읽어나갔다.

이 부부의 7년 동안의 기록 중 나오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이고 어쩔 수 없이 죽거나 다치는 동물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아팠다. 숫사자 '본즈'를 살리고 그 '본즈'가 어이없게도 '본즈'의 이야기를 감동하면서 들었던 부부에 의해 죽게되는 상황과 갈색하이에나 '스타'의 죽음은 남다르게 마음이 쓰렸다. 자연에 어느정도 개입하는 것인지 결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도 돌었다. 아프리카로 가기 전의 상황과 가서의 상황들의 어려움이 느껴져 감동을 더 하는 듯 싶다. 책속의 사진과 마지막 동물 색인으로 다시보는 책도 꽤 재밌었다. 사진집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 읽었으니, 아버지 병실에 놔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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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을 이기고 생명을 지키는 밥상
마쿠우치 히데오 지음, 이정환 엮음, 노동영 감수 / 이젠미디어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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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쿠우치 히데오 저/이정환 역/노동영 감수 | 이젠 | 2005년 08월 | 페이지 223 | 509g | 정가 : 14,000원


엄마의 퇴원 이후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고민 되는 것이 먹거리였다. 도대체 암 환자에게는 뭘 먹여야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은 생식은 무조건 안된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입에 땡기는 것은 모두 다 먹이는게 좋다고도 하고 어떤 약이 좋네, 어떤 음식을 먹고 누군가가 암이 완치되었다는 소리들에 귀가 팔랑거리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찾아보게 된 책이 이 책이다.

이 책은 주로 삼시 세끼 먹는 전통식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기름지지 않고 약간은 깔깔한 현미밥이나 생선과 간단한 밑반찬으로 된 식사의 훌륭함과 지나치지 않는 영양에 대해서 여러번 강조해서 말하는데, 그 부분은 같은 문장이 반복되어 조금은 식상한 생각이 든다. 그런 내용만 줄여도 책의 1/3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서구식 식생활의 과한 영양에 대한 피해와 유방암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는데, 크게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는 우리집에서는 엄마의 유방암의 원인을 거기서 찾아 볼 수는 없을 듯 싶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나면 확실히 음식을 조심하게된다. 뒷부분에 나온 잘못된 식생활과 바뀐 식생활과 효과에 대한 부분은 피부에 와 닿았다. 매일 시켜먹는 음식들과 친구 만나서 먹는 기름진 음식에 대한 거부반응이 늘었다. 좋은 변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 TV를 보면 식품 첨가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꽤 오래전부터는 백색 공포라고 밀가루, 설탕, 소금의 위험성을 알리는 내용들의 방송들이 자주 나오는데, 이 책 대로 음식을 먹는다면 온 가족이 건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꼭 유방암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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