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속으로 - 젊은 생태학자의 7년 아프리카 오지생활
델리아 오웬스.마크 오웬스 지음, 이경아 옮김, 최재천 감수 / 상상의숲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마크 & 델리아 오웬스 저/이경아 역 | 상상의숲 | 원제 Cry of the Kalahari(1984) | 2008년 10월 | 페이지 400 | 587g| 정가 : 20,000원


한때는 "우~~~ 와~~~ 우와~ 우와~"라는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 음악에 목도리 도마뱀이라도 화면에서 뛰어다닐라치면 아주 넋을 놨었다. 아버지와 함께 TV에 붙어서 동물의 생태에 대해서 입을 벌리고 보고 있다가 엄마의 핀잔을 들은적도 많았다. 그렇게 동물 프로그램을 좋아하면서도 동물에 대해서는 너무 무지했고 동물의 세계나 동물에 관련된 타큐멘터리를 보면서 촬영한 사람이나 동물생태를 관찰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존경하고 부러워했었다. 내게는 그런 능력이나 열정이 없기에 보는 일에만 만족할 일이다 생각했다. 그러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다. 남이 했던 연구 이야기라도 들어야겠다 싶어서 꼭 사보리라 생각했다가 선물받았다.

이 책을 선물받고 퇴근길에 읽으려고 했는데, 아버지의 사고전화를 받았다. 떨리는 마음에 수술실 앞에서 이 책을 읽었는데, 그 긴장되는 순간에도 집중할 만큼 재밌는 책이었다. 어렵지 않은 말들과 재미와 더불어 감동이 있어 마음도 가라앉았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74년에 아프리카로 날아간 이 부부는 내가 태어날 즈음에 생명을 위협받는 어려운 상황들을 겪으며, 남들이 왜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동물 관찰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위험한 생활 때문인지 아빠의 상처가 마음 속에서 조금씩 작아지고 있었다. 책의 초입을 조금 넘어 섰을 때 아버지의 수술이 잘 끝나고 걱정하던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맘 놓고 책을 읽어나갔다.

이 부부의 7년 동안의 기록 중 나오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이고 어쩔 수 없이 죽거나 다치는 동물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아팠다. 숫사자 '본즈'를 살리고 그 '본즈'가 어이없게도 '본즈'의 이야기를 감동하면서 들었던 부부에 의해 죽게되는 상황과 갈색하이에나 '스타'의 죽음은 남다르게 마음이 쓰렸다. 자연에 어느정도 개입하는 것인지 결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도 돌었다. 아프리카로 가기 전의 상황과 가서의 상황들의 어려움이 느껴져 감동을 더 하는 듯 싶다. 책속의 사진과 마지막 동물 색인으로 다시보는 책도 꽤 재밌었다. 사진집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 읽었으니, 아버지 병실에 놔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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