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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는 그대에게 가는 길입니다 - 박강수 From Madagascar
박강수 글.사진 / 푸른솔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박강수 저 | 푸른솔 | 2008년 01월 | 페이지 240 | 468g | 정가 : 15,000원
"인사 안했지? 이쪽은 싱어송라이터 박강수씨"
"아.. 안녕하세요?"
나는 커트머리에 미소가 예쁘고 단단하게 생긴 여자 분과 인사를 나눴다. 나는 박강수라는 가수가 있다는 걸 몰랐던 터라 당황했다. 사실 상대방이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지 몰라도 미안한 일은 아닌데 말이다. 왠지 어색하기도 해서 다른 곳으로 도망가 수다를 떨고 있다가 박강수씨 앞 자리에 앉혀져 노래를 감상하게 되었다. 놀라웠다. 기타가 원래 그렇게 예쁜 소리가 나는 약기였던가? 크지도 않은 목소리에서 나오는 이 묘한 울림은 뭐지? 그 뒤로 이어진 자리에서 노래 이야기도 듣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술자리는 점점 길어지고, 자리가 무르익어 멍해질 즈음에는 술 마시면 부르지 않는다고 했던 노래까지 청해서 들었다. 그리고 새벽이 오기 전에 헤어졌다. 목소리의 여운이 귓바퀴 주변을 맴돌았다. 노래 부를 때의 독특한 입모양이 인상깊었다. 딱 한번의 만남이지만 꽤 오랜 시간 같이 있었는데, 나중에 만나면 기억하시려나? 결국 그런 인연으로 CD랑 책을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평소에 음악을 잘 듣지 못하는 터라 책부터 구입했다.
노래와 가수를 좋아했지만, 책을 받아 들고 생각보다 글이 없어서 조금 실망했다. 사진 에세이라는게 요즘 너무 많이 나오고 있는지라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건만, 듬성듬성있는 글들은 책 읽기 전에 그나마 있던 기대 마저 꺾어 놓았다. 그래서 그런가? 책을 읽으면서 점차 기분이 좋아졌다. 마다가스카르의 이국적인 풍광과 한동안 눈을 뗄수 없었던 바오밥 나무 사진, 오래 전에는 바다였다는 칭기의 조개화석이 붙어 있는 기암 괴석의 모습과 가까이 다가갔음에도 크게 경계하지 않는 아이들의 웃음들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약간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과 마음으로 스미는 짧은 글들도 그랬다. 글이 적어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접하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마다가스카르에 방문해야겠다고 생각 했다. 어린왕자가 그리 골치꺼리로 알았던 바오밥 나무를 내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바다였던 땅을 밟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 상태는 컬러이지만, 번들거리거나 하지 않아 좋았다. 그러나, 부록으로 붙어 있는 CD는 노래 CD인줄 알고 틀었다가 멜로디 뿐이어서 당황했다. 큼지막하게 멜로디 라고 써 있건만 못봤다. ㅡㅡ; 아직까지 박강수씨의 노래를 잘 모르는 터라, CD부터 구입해 들어야 이 멜로디 CD가 의미가 있어지겠구나 생각했다. 많이 팔려서 더 좋은 사진과 글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