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 랜덤하우스 히가시노 게이고 문학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 저/권일영 역 | 랜덤하우스코리아 | 원제 : 手紙 | 2006년 11월

 


[용의자 X의 헌신]을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를 알게 되었다. 추리 형식을 하고 있지만, 알고보면 한남자의 순애보이는 그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이름을 기억했었다. 그리고 어느 연애인의 추천 도서에 포함되어 있던 이 책을 장바구니에 넣었던 걸로 기억한다.  

 

형과 동생이 있었다. 부모는 일찍 돌아가셨고 형은 막일을 하면서 동생의 뒷바라지를 하지만 사는게 녹녹하지가 않고 결국 허리를 다쳐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동생을 대학에 보내고 싶다는 욕망은 결국 강도짓을 하게했고, 어설픈 강도짓을 하는 중에 집 주인 할머니에게 발각되어 우발적인 살인을 하게된다. 얼마 도망가지 못하고 쉽게 잡혀 감옥에 가 있는 사이 한달에 한번씩 동생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그 편지가 동생에게 딱히 위로가 되기는 커녕 점점 마음의 짐으로 남는다. 소설의 중심에는 가해자의 가족인 동생만이 남는다. 강도살인자의 동생으로 사는 삶은 학교에서도 배척당하고 아르바이트자리, 직장, 음악에 걸었던 꿈, 사랑하는 여자도 잃게 만들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새로운 사랑을 찾고 결혼하고 아이도 낳지만, 다시 가해자의 가족이라는 상황의 되돌이표. 형과 결별하겠다고 결심하고 뒤돌아서서 접하게되는 사건들과 또 만나게 되는 사람들 속에서 가해자가 아닌 가해자 가족으로써의 마음과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약간의 행동들이 정당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피해자 가족의 마음을 한꺼번에 보게된다. 그런 마음을 한꺼번에 보게되니 뭘 어째야할지도 모르겠다. 작가도 전혀 의견을 내어 놓지를 않는다. 알아서 생각하라는 것처럼. 소설 막판에 사람의 마음을 참 찜찜하게 만들어버린다. 

책에 책갈피끈이 있어 너무 반가웠다. 책 속지 디자인이 벚꽃무늬인데,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화과자 포장지 같아서 달달한 소설이 아닐까 생각하게 했었다. 편지의 검열표시가 벚꽃 무늬라니, 다 읽고 보는 속지는 가슴을 쓰리게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