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도 짝이 있다 - 키워드로 읽는 일본 문화 1 일본문화총서 (글로세움) 1
한국일어일문학회 지음 / 글로세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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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어일문학회 저 | 글로세움 | 311쪽 | 503g | 2003년 12월 12일 | 정가 : 12,000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알다가도 모를 곳이 일본이라는 생각이다. 생긴 모습도 닮아 있고 동경에 가보면, 도시의 모습이 서울과 크게 다르지도 않다. 1호선을 일본 회사가 만들어서 그런지, 지하철 느낌까지 비슷하다. 비슷해 보인다고 속으면 안된다. 달라도 너무 다른게 일본이다.

2006년 4월 벚꽃 끝물이었다. 교토의 인화사 안에서 취객을 발견한 일이 있었다. 낮술이 거한 이 아저씨는 그냥 포장마차 의자에 앉아 있었을 뿐이었지만, 일본에서 그것도 절에서 발견한 취객은 의외였다. 그때는 그냥 그 아저씨가 술을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려니 했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그 아저씨는 벚꽃놀이의 끝물을 나름대로 대담(!)하게 즐기고 있었던 것 뿐이었다. 언젠가 [미수다]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일본인이 한국사람들이 고개를 숙이며 밥을 먹는 것이 '개' 같다라는 발언을 해서 네티즌의 폭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릇을 들고 먹으면 '거지' 같다고 어른 들에게 혼나지 않았었나. 스모에 대한 이야기와 지금 우리가 흔하게 보는 초밥과 전혀 다른 초밥 이야기도 흥미로왔다. 덧붙여, 기모노에 갖고 있던 오해(?)도 푸는 기회가 되었다. 여름에 신는 조리도 같은 이름의 일본 것과 그 성질이 다름을 아는 것이 즐거웠다.

다섯번의 일본 방문에 많은 의문이 있었고, 그 의문을 풀 방법이 없어서 조금 갑갑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알고 봐야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있었으나 이 책을 읽으니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아래 사진은 청수사에서 발견한 석상들이다. 곳곳에 세워져 있는 이 석상들은 잘 다듬어 만들어 졌다기보다 누군가가 그냥 갖다 놓은 것 처럼 보이는 것들이고 턱받이를 둘러 놓은 모습이 책에 언급한 '미즈코지조'와 비슷하다. 

하지만, 책의 사진과 설명하고는 다르게 두루뭉술하게 생기기도 했고 바람개비가 없어서 좀 알송달송하다.

낯선 장소를 갈때, 그곳을 잘 아는 전문가가 동행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런 일은 거의 불가능하기에 이런 책이라도 있다는게 다행이라는 생각과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 책은 읽기도 편했고 궁금증을 해결하기도 좋았다. 한꺼번에 다 기억할 수 없으니 옆에 두고,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들춰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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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폰 잔폰 짬뽕 - 동아시아 음식 문화의 역사와 현재
주영하 지음 / 사계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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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하 저 | 사계절 | 300쪽 | 552g | 148*210mm | 2009년 10월 15일 | 정가 : 16,000원



TV에 원조 아구찜 이야기가 나왔었다. 원래의 아구찜은 말린 아구를 썼다는 말이었는데, 나는 말린 아구로 만든 아구찜을 먹어 본적이 없다. 원조는 말린 아구찜이라는 것! 마산 출신과 마산에 가서 아구찜을 먹고온 친구에게 말린 아구로 만든 마산 아구찜을 먹어봤냐고 물어봤으나, 어디서도 원조를 찾을 수가 없었다. 덧붙여, 요즘은 마산 아구는 없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렇다면, 아귀가 없는 곳에서 만들어진 아구찜이 아직까지도 토속음식으로 불려야 할까? 저자는 음식 문화의 역사를 따라 이어가며, 그 현재와 문제에 대한 대안까지 제시하는 글을 이 책에 썼다.

차폰(중국), 잔폰(일본), 짬뽕(한국)의 음식을 따라가며 시작되는 이야기는 나의 작은 경험들과 뒤섞여 재밌게 읽혔다. 나가사키 하우스텐보스라는 17세기 네덜란드를 재현한 테마 파크에 간적이 있었다. 그때 밖으로는 나갈 수 없으나, 먹고 싶은 욕구는 참을 수가 없기에 테마 파크 내의 식당에서 맛본 나가사키 짬뽕은 칼칼한 시원함과는 거리가 먼 구수한 맛이었다.

왜 같은 이름으로 불리우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으나, 나름의 사연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알았다(궁금하면 책을 읽어야 함. 안가르쳐 줌.^^).  짬뽕처럼 음식이 한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교류와 이동에 따라 교통의 발달로 인한 식자재의 유통에 따라 움직이고, 그 지역에 맞게 조금씩 바뀌어가는 모습이 재밌었다. 작년에 일본 도쿄에 갔을 때, 가부키쵸 한귀퉁이에서 한국식 중화요리집 간판을 발견했다. 중화요리면 분명히 중국음식인데, 한국식이라니 재밌지 않나?

때로는 권력자의 욕심들 때문에 지역의 음식이 바뀌기도 하고, 현지에 나지 않는 음식이라도 오래 전에는 유명한 음식이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토속음식이 되고, 사실은 흔하지 않은 음식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한 유명세를 타면서 그 지역의 음식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책을 읽으며 이 큰 그림을 어찌 짜 맞춰보나라는 생각을 하며,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문헌으로 정확하게 적혀있지 않은 음식학을 연구하는 저자가 왠지 멋져 보였다.

동아시아의 음식 문화의 역사와 현재에 대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읽나니 재미있기도 하지만 마음이 갑갑하기도 했다. 경계를 넘나드는 음식 이야기들은 느닷없이 '뭘 먹고 살아야하나', '옥상에다가 밭이라도 만들어야 할까'라는 생각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일본인은 비벼먹지 않는단다. 일본에 갔을 때 카레집에 몇번을 갔는데 왜 몰랐을까?
다음에 가게되면 관찰도 해보고 비비지 않고 떠먹으면 어떤 느낌인지 체험해봐야겠다.
(꼭, 체험해 보기 위해 여행가야겠다. 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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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광 -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도쿄 일기 & 읽기
김정운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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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운 저 | 프로네시스 | 327쪽 | 518g | 153*224mm | 2007년 06월 10일 | 정가 : 13,000원



저자의 의문들, 

왜 일본 만화에 나오는 여자는 항상 하얀 빤스를 살짝 보여주는가?
왜 세계에서 성관계 횟수가 가장 적은 일본에 러브호텔은 그렇게 많은 것일까?
왜 할머니가 넘어져도 냅다 달려가 "대장부(大丈夫)입니까(다이조부데쓰까)?"라고 물어보는가?
왜 목욕탕에서 일본 남자들은 꼭 사타구니를 가리는가? 그래도 다 보이는데..
왜 일본식 불륜 영화에서는 꼭 기차가 나오는가?
왜 일본 남자들은 그토록 큰 가슴에 집착하는 것일까?
왜 일본 전통 여관에서는 이불을 깔아줄까?

왜 일본의 책은 아직도 위에서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도록 되어 있을까?

이 의문들을 읽으며 이 발랄함을 어찌해야할지 잠깐 난감했다. 하지만, 나도 궁금했던 것은 사실이다. 일본 온천에 갔을 때 수건으로 몸을 '꼭' 가리라는 주문과 여고생의 하얀 빤스를 보고 싶어 일본에 간 친구와 동행한 일, 아직도 세로줄로 되어 있는 일본의 책들은 정말 왜 그런지 궁금했다. 오사카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하염없이 길었던 그 사설들이 미국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도 그런지 몹시 궁금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여행하면서 길에서 접했던 약간 이해 안되던 일들이 머리가 주억거려지면서 뭔가 알 듯도 하다.

나는 저자의 전달 방식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전에 읽었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에서 보여줬던, 그 발랄하게 까발려진 이야기들은 '너도 사실은 그런데 입 밖으로 이야기 하지 못했었지?'라고 말하는 듯 시원하다. 자신의 욕망을 알고 그 욕망에 대해서 말할 수 있다는 것, 얼마나 멋진 일인가?  저자의 이런저런 의문들이 심리학 지식으로 펼쳐지며 쏟아지는 이야기들은 전혀 어렵지 않고 잘도 읽힌다.

이제는 신주쿠교엔의 무슨무슨 식의 정원들을 하염없이 걸었을 때의 어이없음도, 새벽부터 야스쿠니 신사 앞을 맹렬하게 달리며 참배하던 청년도, 내가 일본어를 전혀 못 알아듣는데도 하염없이 설명하던 매장직원도, 분명 일본인데 무슨 네덜란드처럼 꾸며놓고 네덜란드 인 척 하는 놀이공원도, 다 보이면서 안보이는 척 가리면서 목욕하는 일도 '니들이니까 그런게 가능한거야'라며 이해할 수 있을 듯 싶다.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나의 의문이 풀려나가는 경험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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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위한 스테이크
에프라임 키숀 지음, 프리드리히 콜사트 그림, 최경은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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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라임 키숀 저/최경은 역| 마음산책| 300쪽| 527g| 2006년12월01일| 정가:9,800원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300쪽에 달하는 책의 부피 때문에 망설이고 있던 것이 허무할 지경이었다. 첫번째 이야기 「개를 위한 스테이크」를 읽고 이 책이 어떤 책인지 단번에 알아버렸다. 읽는 내내 시트콤을 보고 있는 듯 했다.

분명 성공한 작가인 는 집에만 오면 잘 나신 아내의 요구에 응해야만 하는 만만한 남편이다. 족보 있는 개를 찾으라는 아내의 요구를 받고 「족보 있는 개를 찾아서」나가지만, 엉뚱한 잡종 프란치와 눈이 맞는다. 그 「아무도 길들일 수 없는 개」프란츠는 「개를 위한 스테이크」를 거절한다. 잘나신 아내는 「계란 반숙은 이제 그만」먹고 싶은 남편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집을 수리하다 못해 아예 부숴버리는 과격성을 보인다. 장남 라피는 「봉지 속의 라피」에서 대형 슈퍼마켓에서 상품으로 오인될 만큼 대책없는 아이이고, 둘째아들 아미르는 「가로 줄무늬 추잉검」을 내 놓으라고 막무가내로 때를 쓰며, 엉뚱한 질문으로 아버지를 괴롭힌다. 막내딸 레나나도 「못 말리는 딸과 연극보기」를 하는 아빠를 당혹스럽게 만들기는 마찮가지다. 연극 중 끊임없는 수다와 「엄마 좀 바꿔줘」라는 아빠의 외침에도 국제전화인 것을 상관도 하지않고 쓸데 없는 수다를 늘어놓는 수다쟁이다.

이 정신없는 가족을 보면서, 웃다보면 책이 끝난다. 물론 끊임없이 말썽부리는 이 가족들을 바라보며 참으로 갑갑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삶이 좀 지치고 복잡할 때 그냥 아무생각 없이 읽다보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재밌는 책이라는 생각이다. 아주 즐겁게 읽었다. 장난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힘든 책이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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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림의 싱글맘 스토리
신현림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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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림 저| 휴먼앤북스(Human&Books)| 271쪽| 490g| 2005년11월11일| 정가:10,000원


누군가의 손에 있던 책을 강탈하듯 갖고 왔다. 작가가 시인이라고 했고 싱글맘이라고 했다. 싱글맘으로 살면서 구김살이 없어보이는 표지 사진이 좋았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싱글맘의 솔직한 이야기를 표지처럼 화사하게 썼을꺼라는 나의 생각이 오해임은, 책을 읽자마자 밝혀져버렸다. 끊김이 많고 수시로 등장하는 대화체의 문장들은 안달라 붙어서 자꾸 책을 손에서 놓게 된다.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는게 힘들다는 것, 짐작만으로도 알 수 있다. 한없이 예쁜아이와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에 대한 이야기, 아이에게 일을 안하면 굶어야 한다는 협박에 대한 이야기, 전 남편이 무슨 잘못을 어떻게 했는지 두루뭉술하게도 나오지 않았는데 끊임없이 읽게되는 않좋은 이야기들은 공감을 할 수 없었다. 글씨도 큼직한 것이 여백도 많은데 도무지 안 읽힌다. 그리고 덧붙여, 남편에 대한 비난과 개인사를 책으로 엮어 놓은 모습에 조금 질리기도 한다. 그런 별스러운 이야기와 함께 나오는 사랑과 연애에 관한 이야기는 두무지 안어울린다. 하소연도 구색이 맞고 앞뒤가 맞았으면 좋겠다. 자꾸만 반복되는 글을 읽다보니, 급하게 청탁받아 생활고(?)를 해결하고자 쓴 글은 아닐까 의심도 해본다. 책으로 엮지말고 블로그나 홈페이지에나 올렸으면 딱 좋을 글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나는 외로워서 '에잇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결혼하지도 않았고 아이도 낳아 키운적이 없는데다가 이혼을 해보지 않아서 작가를 이해할 수 없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신현림이란 시인을 알고 그 글에 감동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작가를 모르는 사람이 읽을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괜히 나를 준다는 책도 아니었는데, 냉큼 강탈해 와서 읽고는 이런 리뷰나 하나 추가하게 됨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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