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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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 침대에서 잘 수 있다는 것은..
한 침대에서 섹스를 할 수 있단 것과 다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침대에서 잔다는 것은 섹스만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한 침대에서 밤에 같이 잠이 든다는 것은
그 사람의 코고는 소리..이불을 내젓는 습성..이가는 소리..단내나는 입등..
그것을 이해한다는 것 외에도,
그 모습마저 사랑스럽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화장안한 맨얼굴을 예쁘게 볼 수 있다는 뜻이며
로션 안바른 얼굴을 멋있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팔베게에 묻혀 눈을 떳을 때
아침의 당신의 모습은 볼 만 하리라.
눈꼽이 끼고, 머리는 떴으며, 침흘린 자국이 있을 것이다.
또한, 입에서는 단내가 날 것이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단내나는 입에 키스를 하고
눈꼽을 손으로 떼어 주며
떠 있는 까치집의 머리를 손으로 빗겨줄 수 있다는 뜻이다.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中에서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97년도였다. 읽고 싶었다기 보다는 문화적 허영심이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읽어야할 중요한 책이었기에 읽기 시작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글자 이외에 다른 것을 볼 수가 없었다. 너무 많은 이유들이 있었기에 지루하고 어려웠다.  그런데 다시 읽기 시작했다. 위의 글을 메일로 받고, 나도 읽은 책인데 왜 저 문장을 찾아내지 못했지? 라고 생각하면서. 첫번째 읽고  7년쯤 세월이 지나서 그런가?

책장은 너무나 잘 넘어가고 세면대에 오줌누는 남자로만 기억되던 '토마스'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듯도 싶다. 그리고 '테레사'에게 밀려가는 이 엄청난 감정이입은 뭘까? 정말.. 살고 사랑하는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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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와인 - 만화로 보는
다지마 미루쿠 지음 / 바롬웍스(=WINE BOOKS)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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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와인을 접한다는 것을 사치라고 생각했었다. 주변에 와인을 즐기는 사람도 없고, 디자인 샾에서 본 와인 도구들은 이뻤지만 너무 비쌌다.(와인은 접하지도 않고, 도구에 관심을 집중한 나에게도 문제는 있다.  인정! ㅡㅜ;)  누가 뭐라 그러지도 않았는데, 나 혼자 쌓아 올린 와인에 갖는 편견이라는게, 호사스럽게 앉아서 홀짝 거리는 술.. 정도가 아니었겠는가.

물론 내가 저혈압 때문에 한동안 와인을 먹기는 했지만, 그 구입기준이 우선 싼 것이었고, 그 시금 떨떠름한 붉은 액체는 그냥 약 수준을 넘어설 수가 없었던 것이다!  거기다가 몇일 씩 냉장고에 방치하였으니 그 맛이 좋을리 없지.. 그 와중에 지인 중에 한명이 와인 타령을 했을때, 한마디로 "지랄을 하고 있구만."이라고 속으로 비아냥 거렸던 것 사실이다. 

그/런/데... 내가 와인을 힐끔 거리기 시작한 거다.

그것도 단 한번의 아주 짧고 단순한 경험때문에. 어떤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을 만난거다.  거기다가 친절한 사람들..^^ 꼭 거창할 것 없어도.. 우아한 분위기가 아니라도.. 꼭 아름다운 병(그 둥그스름하고 우아하게 곡선을 만들어내는 그 디켄더라고 하던가?)에 와인을 담지 않아도..  와인용 냉장고가 있는 것이 아니라도.. 비스켓, 간단한 빵, 피자, 치즈 한조각을 조각조각 뜯어먹으면서도 즐길수 있는 술이었다.  와인이라는게!!  아주 좋은 경험..

와인 바에 가서 먹었을 때..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그 모호함과 느낄 수 없는 맛.. 예술 작품하듯이 나오는데, 별로 먹을 것은 없는 안주, 한 술 더떠 터무니 없는 가격에 질렸던 것을 생각하면 나에게는 아주 좋은 경험이라고 하겠다.  아이고 책 이야기 하려다가 뭔 말이 이렇게 많은지 원. ㅡㅜ;

그래서 본론으로 들어가자. 궁금하긴 한데, 그렇다고 와인 전문 서적 사서 읽는 것도 오버고 해서 만화책 한권 샀다.  나 같은 초보를 위한 책이었는데,  와인을 만들때 농약을 뿌리는지, 씻기는 하는지 등이 너무 궁금하고, 정말 아저씨가 홀랑 벗고 들어가서 밟는지도 사실 궁금하고, 맛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하고, 치즈도 궁금했었는데, 많이는 아니라도 잡다하게 알게 되는 책이라 좋은 것 같다.  특히나 저자의 비싼 와인이 입에 안맞아 아까웠던 이야기나, 그냥 가정집에서 즐기는 와인의 모습이 좋았고, 와인과 어울리는 간단요리도 좋았다.  무엇보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술이라는게 와인의 매력이 아닐까?  함께 모여서 만취해 설움을 토하기 보다.. 이 맛은 어때라고 주제를 만들 수 있는 술이라는게 우선은 좋다.  거기다가 이건 "너 왜 안마셔?"라고 술을 디밀어도 마시겠고..

어제 모 백화점 와인 매장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구입하려고 시도도 해봤는데, 매장 직원이 친절하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람 은근히 깔보는 듯한 태도를 취해서 백화점 소비자센터에 신고 해 놨는데, 시정 되려나 모르겠다.   거기다가 와인을 사가야 되는데, 상자에 넣어주질 않고 종이에 싸서 줄테니 비닐봉지에 넣어가라니.. 원. ㅡㅡ;  비싸도 다른데 가서 사려오.. 하고 나왔으니, 지도 느끼는 바가 있으려나?

마구 찾아 다니게 될지는 알수 없으나, 와인에 대한 호의와 약간의 상식이 생긴 것에 기쁘다.  그래서 집안을 다 뒤져(울엄니는 뭘 잘 숨겨두는? 버릇이 있다) 와인 몇병을 찾아냈는데, 이걸 먹어도 될지 심히 걱정이다.  주말에 뜯어보고 사람 죽이는 맛이면 고기 재울때나 써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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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2 - 돌아온 악몽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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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실 제대로 된 가을 티셔츠 하나 없는 나라서 오늘은 긴팔 티셔츠라도 하나 사러 갈까 했는데, 잠깐의 지갑 분실 사건이 있어서 집에 들어왔다가 그냥 눌러 앉아 버렸다.  '오늘은 명절 앞이라 사람이 너무 많을꺼야' 또는 '지갑 잃어버려 긴장했으니, 쉬어야되." 같은 따위들. 그래서 읽었던 책 책도장도 찍고 후기도 쓸겸, 더이상 밀어 넣을데도 없는 책장을 좀 정리도 해볼겸 집에 주저앉아 버렸다.

십자군 이야기 두번째다.  최강 악역 보에몽과 더불어 피에르까지 나오는 정말 '돌아온 악몽'편이다.  대부분의 사실을 이미지로 인식하는 나로써는 역사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왜냐면 단편적인 사실이 아닌 사방에서 일어나는 일의 연속을 꾀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지.  그러나, 이 책은 참 재밌고(이야기 했나? 만화책인거?), 이 두권의 책으로 인해 내가 구입한 책이 여러권 되니.. 기회된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덧붙여, 이 책은 나에겐 정말 돌아온 악몽이다.  연재되는 시리즈를 싫어하는 관계로, 마지막에 몰아서 다 보는 나에게 3편으로 예정되어 있다던 이놈의 책이..  뒤를 보니. 5편까지 제목이 나오고 5편 이후로도 계속 나온다니.. 어찌 기다리란 말인가..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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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1 - 충격과 공포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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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킹덤 오브 헤븐'을 보고 십자군 전쟁이 궁금해졌다. 왜 갑자기 전쟁이 시작되었는지, 그 이교도를 다 무찔러서 어쩌겠다는 건지. 성스러운 전쟁이었다는 말을 어디선가 본거 같은데, 내 기준에 어떤 전쟁이든 성스러울 수는 없다.  입은 뭐 먹으라고만 있는게 아니다.  말 뒀다가 뭐하려고, 팔다리를 휘둘러 사람을 상하게 하나?  거기다가 정작 쌈질하겠다고 하는 놈들은 뒤에서 조정만 하고 나가서 상하고 죽는 사람들은 평민에다가, 또 그 딸린 가족들이 갖는 고통과 점령지에 이유없이 죽어가야하는 아이와 여인들, 그리고 노인들.. 살아 남았다고 해도 구구절절 말할 수 없는 만행들.. 으... 난 전쟁이 정말 싫다. 

참 어이없는 일이다. 빨리 2권이 나와야 하는데, 말이지. 요즘 인권과 전쟁으로 피해입은 나라들의 이야기에 관한 책을 읽는 중이다. 물론 이 책의 참고서적인데, 두고두고 하나씩 올릴테니 다 같이 생각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서로 추천해 가면서 읽어도 좋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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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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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무슨 선정도서 그러면 선입견이 드는거야. 이건 순전히 비뚤어진 성격 때문일테지만 느낌표 선정도서는 마구 피해다니면서 읽었지. 그런데, 그냥 메일을 둘러보다가, 링크를 몇번 넘어가다 보니까 딱 야생초 편지에 걸리는 거야.  숲과 나무랑 풀에 순간순간 광분하는 나로써는 그냥 넘어갈 수가 없지.  그래서 리뷰를 읽어봤는데, 촉촉하게 끌리는 느낌이 드는거지.

전문가도 아니면서 갖힌 공간에서 야생초를 키워, 즐기고 먹고 마시는 사람이 만들어낸 책. 감옥에서는 글을 갖고 나올 수가 없기 때문에 일일히 편지로 적어 내보낸 글이라는게 무척 땡겼어.  거기다가 동생에게 편지로 써보낸 글에 있는 그림들도 좋더라구. 머리 좋은 사람은 손끝도 야문가봐. 

개미를 읽고 발 끝을 조심했었던 것 처럼 야초를 보고 함부로 대할 수가 없을 것 같아. 야채 먹자가 야초 먹자로 바뀌어야 할 듯한 기분도 들고. 이번 휴가에는 꼭 '꽃무지 풀무지'라는 수목원(맞나? 수목원)에 가보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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