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노코와 마들렌 여사
마키메 마나부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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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메 마나부 저/권영주 역| 문학동네| 210쪽| 308g| 133*196mm| 2011년 04월 25일| 정가 : 11,000원


추간판 탈출증이라는 외우기도 힘든 병명으로 병원에 꼼짝 없이 누워있을 때 블로그 친구한테서 우편으로 선물 받은 책이다. 병실이라는 공간이 의외로 독서가 잘 되는 공간이기도 했지만, 입원한 상태로 심각한 이야기를 읽으면 더욱 심각해지는 문제가 있어서 마음으로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리워했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받고 무심히 읽다가 잡은 참에 끝까지 읽어버렸다.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몸이 다 나으면 선물한 사람과 만나서 맥주 한잔 마시면서 '코나부나부' 정도는 해줘야 예의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표지부터 아주 따뜻한 이 책은 착한 문장들 속에 고양이들의 집회로 시작한다. 그 집회에는 외국어-개의 말-를 할줄 아는 우아한 고양이 마들렌 여사가 있다.  그 집회는 모여 있지만 고양이스럽게도 모여있지 않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새침하지만 묘하게 다정한 분위기다. 그리고 마들렌 여사가 사는 집의 여자아이 가노코가 있다. 우연히 '코나부나부'를 하는 스즈를 발견한 후, 스즈와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커지기만 하나 스즈와 가노코는 영 친해질 기회를 얻지 못한다. 그러던 둘은 뜻밖의 기회로 친구가 되고 정말 대단한 이유-*기둥 사건!!!-로 멀어지기도 한다. 외국어를 하는 마들렌 여사는 13살의 시바견 겐자부로의 부인이다. 비 오는 어느날 서로는 서로의 말을 알아듣고 그 후로 부부가 되었다. 겐자부와 마들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배려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마들렌 여사는 겐자부로와 대화할 수 있는 까닭에 고양이들의 소원을 이루어주기도 한다. 마들렌 여사에게 찾아온 뜻밖의 기회로 마들렌의 보답하기가 펼쳐진다.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아름답고 따뜻하다.

고양이의 세계와 가노코의 세계가 따로 또는 같이 움직이며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가네코의 성장동화와 마들렌 여사와 겐자부로의 이야기는 따뜻함과 감동과 슬픔의 복합적인 감정으로 풀려나간다. 정말 짧은 소설책이면서도 읽기 쉽고 마음도 말랑말랑하게 하는 좋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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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좋은 사람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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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파 라히리 저/박상미 역 | 마음산책 | 원서 : Unaccustomed Earth (2008) | 416쪽 | 581g | 140*225mm | 2009년 09월 05일


작가의 단편집 [축복받은 집]을 읽은 적이 있다. 뭔가 재밌게 읽었으면서도 뭔가 찜찜함이 남았던 소설이기에 이 책을 권하는 지인의 메시지를 보고 사실은 살짝 망설였었다. 하지만, 지난 번 [축복받은 집]을 읽고 별을 네 개나 준 것도 이유가 있을 것이고 지인이 권할 때도 이유는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자마자 또 다시 단편집이라는 걸 알고 실망하긴 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마지막장을 덮으며 좀 슬프긴 하지만 읽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미국에서 자리 잡고 사는 벵골인들의 이야기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미국식으로 자라고 있더라고 하더라도 외형적으로 이방인 티가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발 디디고 사는 땅과 머나먼 고향의 이질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정체성을 고민하는 이민자들에 관한 작품이다. 이 책도 여덟편의 단편으로 다섯편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나머지 세편은 '헤마와 코쉭'의 연결된 이야기로 진행된다.
읽으면서 문득 문화가 완전히 다른 나라에서 원래 살던 곳의 전통을 고수하길 고집하는는 어른과 살면서 현지의 삶에도 적응해내야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는 말도 달라 부모는 벵골어를 쓰고 밖에서는 영어를 해야하는 삶이다. 물론, 그런 삶을 극복해서 성공한 이민자들도 있지만 성공한 이들 사이에서 그저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되었을 때는 자괴감은 끔찍하리라. 그리고 현지인과 짝을 이뤘을 때의 삶의 모양과 구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꼭 미국의 벵골인이 아니라도 어떤 사회의 이민자든 느끼고 경험하고 주변에서 보게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전체 이야기가 꼭 이민자의 삶에만 한정지어서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만는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느끼게 되는 소통의 부재와 단절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에서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소통의 부재와 단절은 꼭 현지인과 이방인 사이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고, 세대와 성별 등의 다양한 성격의 경계들 사이에서 일어나니 말이다. 그리고, 이방인이었던 사람이 현지인과 어울리고 적응해 나아가며, 상대방과 소통을 하는데 필요한 연결고리에 관해 이야기라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나 '헤마와 코쉭'의 세편의 단편이 마음에 남는다. 글이 과하게 많거나 빽빽한 것도 아니고 지루한 느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책장이 쉽게 넘어 나가질 않는다. 무척 흔하디 흔한 이야기 일 수 있는 이야기에 왠지 몰입하게되고 그 이야기가 남 이야기 같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참으로 묘한 느낌이다.
 
책은 소설스럽게 만들어져 있다. 큰 특징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하지 않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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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 - 홍콩, 영화처럼 여행하기
주성철 지음 / 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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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 저 | 달 | 432쪽 | 404g | 130*190mm | 2010년 09월 13일 | 정가 : 14,000원


2005년에 홍콩여행을 다녀왔었다. 얼마 전의 일 같은데, 6년이나 지났다. TV에서 홍콩에서 찍은 영상이 나오면 홍콩 여행을 되새김질 하며 반색을 했었고, 남아있는 850홍콩달러를 언제 즈음이면 쓰려나 행복한 고민도 해봤었는데, 그런 생각을 현실화 시킬 책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첫 여행이 론니플레닛 홍콩판 하나에 의존해 무계획으로 사람들이 3일이면 다 본다는 말에 현혹되어 다녀온 여행이었다면, 두번째는 조금 더 흥미롭고 재밌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으니, 이 책은 제목부터 마음에 쏙 든 책이었다.

책 제목에서 처럼 이 책은 홍콩을 처음가는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친절한 가이드 북이 아니고 그렇다고 느낌만 잔뜩 늘어놓은 간지러운 에세이도 아니다. 이 책은 '홍콩=영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보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다. 장국영, 양조위, 유덕화, 주윤발, 주성치, 장만옥, 매염방, 성룡 등 이름만 들어도 얼굴이 번뜩번뜩 떠오르는 배우들과 [스크린]과 [로드쇼]를 구해 읽고 정기구독의 사치를 언젠가 한번 누려볼까 꿈꿔봤던 기억과 괜히 임청하가 썼던 금발 가발 쓰고 썬글라스 레인코트를 입고 돌아다녀 보고 싶다거나, 100달러 짜리 지폐로 폼나게-절대로 움찔하면 안된다- 담배불 한번 붙여 보고 싶고 그들의 흔적을 찾아 돌아다녀보고 싶다면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만우절날 느닷없이 세상을 떠난 장국영 때문에 4월 1일이 되면 괜히 가슴 한쪽이 저리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읽어야 할 홍콩 여행에 관한 책이다.

 

어찌 손도장 하나 안남기셨습니까!!

 

영화 장소의 이야기와 현실의 배우가 좋아했던 장소의 이야기가 엃기면서 그 장소에 괜히 나의 추억도 하나 박아두고 싶은 마음이 불끈 든다. 물론 저자가 이야기하는 모든 영화를 다 본-대부분을 안봤다고 보아야 할 듯- 것도, 그렇다고 많은 장면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나 책 속 사진의 느낌과 홍콩의 분위기에 괜히 취해 볼 수 있는 그런 책다. 읽다보면 홍콩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하지만 6월에 대만에 갖다온 카드비용도 아직 내고 있고, 추간판탈출증 환자로 판명되었으니 당분간은 좀 참아볼란다.

책 상태는 훌륭하다. 표지도 마음에 들고 전혀 쓸데 없지 않은 띠지도 마음에 든다. 띠지 안쪽을 본 후 살짝 미소지을 수 밖에 없었다. 나의 두번째 홍콩여행을 기대하며 여행서가 모여있는 책꽂이에 곱게 모셔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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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시커 2 - 별을 쫓는 아이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다산북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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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울러 저/김은경 역| 다산책방| 원서 : starseeker| 244쪽| 440g| 2008년02월18일| 정가 :각권 8,000원


두 권의 책이지만 쉽게 읽히고 흡입력이 있다보니 누운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주인공 루크는 2년 전에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고 그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친구들과 어울렸지만, 친구라고 어울렸던 그 아이들은 성향이 나쁜 아이들이었다. 늘 그렇지만 그런 친구들과 맺은 인연은 쉽게 청산되지 않고 발목을 잡는다. 이 소설은 이도저도 아닌 생활을 하고 있어서 '피아노를 잘 치는 아이'에서 '전에는 괜찮았지만 지금은 형편없어진 아이'가 되어버린 루크의 성장 이야기다.

루크의 아버지는 병으로 세상을 떠난지 2년, 엄마는 다른 인연을 조심스럽게 만난다. 아빠 이외에 다른 인연을 갖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은 루크다. 루크에게도 마음에 드는 여자 아이가 있고, 그 여자아이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자신의 마음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그리고 잘못 사귄 친구들은 시험이라는 명목 하에 루크를 무서운 리틀 부인 혼자서 사는 집으로 밀어 넣는다. 보석함을 훔치기 위해 나무를 잘타는 루크가 필요한 것이었다. 혼자만 사는 리틀 부인의 집에 들어선 루크는 언젠가부터 들렸던 소녀의 울음 소리가 이 집에서 더욱 크게 들린다는 것을 예민한 청각으로 그 집에 리틀 부인 이외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 인연에 어쩔 수 없이 관여하게된다.

 

열네살짜리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나머지 남겨진 것을 다 뒤로하고 그 감정에만 매달리게 되는 것일까? 한번도 큰 감정에 오래 휘둘려 본적이 없는 터라 2년 동안의 방황이 좀 낯설다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인공보다 두배는 더 살아서 그런지 슬픔으로 몰입하는 감정은 자꾸 나쁜 상황을 만들어 내고, 그 감정에 몰입하다보면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낸 나쁜 상황들은 또 다시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마련이다. 그런 느낌과 감정을 소년 루크를 통해서 체험하게 되는 듯 했다. 루크에게는 피아노가 있고 사랑해주는 이가 있지만 잘못 사귄 친구들의 압박은 안착을 가로 막는다. 결국 슬프게 우는 소녀 때문에 다시 리틀 부인집에 들어가 리틀 부인에게 발각된 루크는 리틀 부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게되고, 그렇게 맺은 관계 때문에 잘못 사귄 친구들이 원하는 보석함-물론 보석은 전혀 들어 있지 않은-을 내어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만다. 읽다보면 상처는 루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남편을 잃은 루크의 엄마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리틀 부인에게, 가족을 잃은 나탈리에게, 그리고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삶 자체가 상처이니까.

우연하게 아버지와 자신의 새로운 공통점을 알게되고, 리틀 부인의 보석함 안에서 비밀을 찾아내면서 소설은 더욱 숨가빠진다. 그리고 이야기는 끝으로 달려가 루크는 자신의 둥지 같은 나무에서 큰 위기를 맞이하고 새롭게 태어난다.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착하지만 루크를 위험에 빠트린 아이들에 대해서 매정한 소설을 보면서 사람이 좋은 쪽으로 발전해야 제대로 성장했다고 말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봤다. 사악하다고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재밌게 읽었다. 책 상태는 오히려 깔끔했으면 더 좋았겠다 싶다. 동화책 같은 표지가 책을 저렴하게 보이가 만드는 듯 하다. 편집만 잘 하면 한권의 책으로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두 권으로 나올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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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타이완 - Season 1, 11'-12' 프렌즈 Friends 6
조현숙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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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숙 저 | 중앙북스(books) |  425쪽 | 650g | 128*210mm | 2009년 06월 05일 | 정가 : 13,000원


여행 안내책에 감동하는 일은 흔하지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어딘지도 분간이 안되는 세상에 떨어져, 가이드 북 안에 있는 수 많은 오류들과 싸우는 경험을 하고 나면 정들었던 여행 안내책이 보기도 싫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여행지의 생명줄이기에 부여잡고 있어야 하는 여행 안내책. 오래 전 "세계를 간다" 시리즈나 "론니 플레닛" 시리즈를 봤을 때 덤덤한 흥분을 경험한 후, 알록달록한 "Just go" 시리즈를 봤을 때의 깜짝 놀라는 경험도 좋았지만, 이 책은 뭔가가 더 있다. 타이베이 책만 잘 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이 정도 수준의 형식과 정성을 유지한다면, 앞으로의 여행에는 이 시리즈의 여행책자와 함께할 듯 싶다. 이번 여행에는 또다른 여행안내책인 [타이완 100배 즐기기]와 [Just go, 대만]이 함께 하였으나, 홀대 받았고 리뷰도 안쓸 예정이다.


내가 본 이 책의 초판은 지도 부분이 부족했다. 그러나 개정판은 그 부분이 개선되어 있었다. 본문에 적혀있는 글로 설명한 안내와 더불어 별지로 나와있는 식당지도와 관광지 집중지도는 들고다니기도 편해서 별책으로 마음에 든다. 빽빽한 양질의 글과 '여행 안내 책자의 수준'을 넘어서는 전반적인 정보, 질리지 않게 많은 사진과 알록달록한 편집은 이동하는 차안에서 읽을꺼리를 충분히 제공해주었다. 어디에서든 책을 펴드는 사람도 별도의 책을 챙길 필요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붙여 이 책의 상세한 설명이 아니었다면 '타이베이228기념관'에 가볼 생각은 못했을 듯 싶다. 물론, 내용이 많은 만큼 책이 무겁기는 하다.

리뷰를 쓰고 다른 사람의 리뷰를 읽어보니, 이 책의 오류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현지 상황은 수시로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행 책자가 있더라도 현지인에게 물어물어가는 편이라 길 문제에 대한 오류는 정확하게 지적하긴 어렵다. 그리고, 힘들게 찾아간 식당이 몇 달 전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버리거나 할 수 도 있으니 꼭 그 곳에 가겠다면 책 하나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다른 정보도 찾아보는 것이 좋다. 가이드 북에만 목숨거는 사람들에게는 권할 수 없는 책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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