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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시커 2 - 별을 쫓는 아이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다산북스)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팀 보울러 저/김은경 역| 다산책방| 원서 : starseeker| 244쪽| 440g| 2008년02월18일| 정가 :각권 8,000원
두 권의 책이지만 쉽게 읽히고 흡입력이 있다보니 누운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주인공 루크는 2년 전에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고 그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친구들과 어울렸지만, 친구라고 어울렸던 그 아이들은 성향이 나쁜 아이들이었다. 늘 그렇지만 그런 친구들과 맺은 인연은 쉽게 청산되지 않고 발목을 잡는다. 이 소설은 이도저도 아닌 생활을 하고 있어서 '피아노를 잘 치는 아이'에서 '전에는 괜찮았지만 지금은 형편없어진 아이'가 되어버린 루크의 성장 이야기다.
루크의 아버지는 병으로 세상을 떠난지 2년, 엄마는 다른 인연을 조심스럽게 만난다. 아빠 이외에 다른 인연을 갖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은 루크다. 루크에게도 마음에 드는 여자 아이가 있고, 그 여자아이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자신의 마음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그리고 잘못 사귄 친구들은 시험이라는 명목 하에 루크를 무서운 리틀 부인 혼자서 사는 집으로 밀어 넣는다. 보석함을 훔치기 위해 나무를 잘타는 루크가 필요한 것이었다. 혼자만 사는 리틀 부인의 집에 들어선 루크는 언젠가부터 들렸던 소녀의 울음 소리가 이 집에서 더욱 크게 들린다는 것을 예민한 청각으로 그 집에 리틀 부인 이외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 인연에 어쩔 수 없이 관여하게된다.
열네살짜리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나머지 남겨진 것을 다 뒤로하고 그 감정에만 매달리게 되는 것일까? 한번도 큰 감정에 오래 휘둘려 본적이 없는 터라 2년 동안의 방황이 좀 낯설다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인공보다 두배는 더 살아서 그런지 슬픔으로 몰입하는 감정은 자꾸 나쁜 상황을 만들어 내고, 그 감정에 몰입하다보면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낸 나쁜 상황들은 또 다시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마련이다. 그런 느낌과 감정을 소년 루크를 통해서 체험하게 되는 듯 했다. 루크에게는 피아노가 있고 사랑해주는 이가 있지만 잘못 사귄 친구들의 압박은 안착을 가로 막는다. 결국 슬프게 우는 소녀 때문에 다시 리틀 부인집에 들어가 리틀 부인에게 발각된 루크는 리틀 부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게되고, 그렇게 맺은 관계 때문에 잘못 사귄 친구들이 원하는 보석함-물론 보석은 전혀 들어 있지 않은-을 내어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만다. 읽다보면 상처는 루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남편을 잃은 루크의 엄마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리틀 부인에게, 가족을 잃은 나탈리에게, 그리고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삶 자체가 상처이니까.
우연하게 아버지와 자신의 새로운 공통점을 알게되고, 리틀 부인의 보석함 안에서 비밀을 찾아내면서 소설은 더욱 숨가빠진다. 그리고 이야기는 끝으로 달려가 루크는 자신의 둥지 같은 나무에서 큰 위기를 맞이하고 새롭게 태어난다.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착하지만 루크를 위험에 빠트린 아이들에 대해서 매정한 소설을 보면서 사람이 좋은 쪽으로 발전해야 제대로 성장했다고 말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봤다. 사악하다고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재밌게 읽었다. 책 상태는 오히려 깔끔했으면 더 좋았겠다 싶다. 동화책 같은 표지가 책을 저렴하게 보이가 만드는 듯 하다. 편집만 잘 하면 한권의 책으로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두 권으로 나올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