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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 - 홍콩, 영화처럼 여행하기
주성철 지음 / 달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주성철 저 | 달 | 432쪽 | 404g | 130*190mm | 2010년 09월 13일 | 정가 : 14,000원
2005년에 홍콩여행을 다녀왔었다. 얼마 전의 일 같은데, 6년이나 지났다. TV에서 홍콩에서 찍은 영상이 나오면 홍콩 여행을 되새김질 하며 반색을 했었고, 남아있는 850홍콩달러를 언제 즈음이면 쓰려나 행복한 고민도 해봤었는데, 그런 생각을 현실화 시킬 책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첫 여행이 론니플레닛 홍콩판 하나에 의존해 무계획으로 사람들이 3일이면 다 본다는 말에 현혹되어 다녀온 여행이었다면, 두번째는 조금 더 흥미롭고 재밌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으니, 이 책은 제목부터 마음에 쏙 든 책이었다.
책 제목에서 처럼 이 책은 홍콩을 처음가는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친절한 가이드 북이 아니고 그렇다고 느낌만 잔뜩 늘어놓은 간지러운 에세이도 아니다. 이 책은 '홍콩=영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보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다. 장국영, 양조위, 유덕화, 주윤발, 주성치, 장만옥, 매염방, 성룡 등 이름만 들어도 얼굴이 번뜩번뜩 떠오르는 배우들과 [스크린]과 [로드쇼]를 구해 읽고 정기구독의 사치를 언젠가 한번 누려볼까 꿈꿔봤던 기억과 괜히 임청하가 썼던 금발 가발 쓰고 썬글라스 레인코트를 입고 돌아다녀 보고 싶다거나, 100달러 짜리 지폐로 폼나게-절대로 움찔하면 안된다- 담배불 한번 붙여 보고 싶고 그들의 흔적을 찾아 돌아다녀보고 싶다면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만우절날 느닷없이 세상을 떠난 장국영 때문에 4월 1일이 되면 괜히 가슴 한쪽이 저리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읽어야 할 홍콩 여행에 관한 책이다.

어찌 손도장 하나 안남기셨습니까!!
영화 장소의 이야기와 현실의 배우가 좋아했던 장소의 이야기가 엃기면서 그 장소에 괜히 나의 추억도 하나 박아두고 싶은 마음이 불끈 든다. 물론 저자가 이야기하는 모든 영화를 다 본-대부분을 안봤다고 보아야 할 듯- 것도, 그렇다고 많은 장면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나 책 속 사진의 느낌과 홍콩의 분위기에 괜히 취해 볼 수 있는 그런 책다. 읽다보면 홍콩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하지만 6월에 대만에 갖다온 카드비용도 아직 내고 있고, 추간판탈출증 환자로 판명되었으니 당분간은 좀 참아볼란다.
책 상태는 훌륭하다. 표지도 마음에 들고 전혀 쓸데 없지 않은 띠지도 마음에 든다. 띠지 안쪽을 본 후 살짝 미소지을 수 밖에 없었다. 나의 두번째 홍콩여행을 기대하며 여행서가 모여있는 책꽂이에 곱게 모셔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