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도, 심지어 ‘친구’라 할지라도 우리를 뜯어고칠 수는 없다. 그런데 생의 가장 큰 행복은 완전히 다른 구조, 다른 기질, 다른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언제나 자신의 모습으로 남아, 조금도 우리를 흉내 내지 않고 우리에게 아부하지도(흔히 있는 일!) 않고 자신의 정신세계를 갖고 있어 우리의 심리에, 우리의 혼란에, 우리의 뒤엉킴에 말려들지 않는 그런 사람 말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우리의 튼튼한 벽이 될 것이고 우리 누구에게나 있는 ‘멍청함’과 ‘무분별함’을 물리치는 반격이 될 것이다. 우정은 일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대립에서 나온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