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우리가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울 때는 교재만 보고 언어만 배우는 것이 아닌 언어를 통해 그 나라의 문화, 역사 등을 함께 공부하는 것이기에 언어를 배움으로써 세계를 알 수 있게 되는 것 보면 언어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한국과 미국에서 살았었고, 독일에 살면서 여러 문화를 접하면서 보는 시야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이 책은 독일어 단어에 대한 책으로 인문학 서적보다 더 많은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다. 16개의 독일어 단어를 주제로 독일 문화의 정서, 삶, 사회에 대해 이야기해 주듯 설명해 주며 저자는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는 중년 여성으로서의 관점에서 삐딱하게 또는 반전으로 드러나는 말에 웃음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이레네 슈바인훈트에서처럼 '내 안의 돼지 개'를 주제로 우리 내면의 인간의 어쩔 수 없는 게으름과 타락의 기질 이야기에서 나는 얼마나 부지런한가 생각해 보았다. 나는 게으르기도 하면서 부지런한 양면성이 있어 어쩌면 빈틈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부모이다 보니 교육을 먼저 생각하는 나는 아이 교육에 있어서도 엄마의 빈틈이 있어야 아이가 숨을 쉰다 하니 내 일에 있어서도 틈이나 사이 없이 꽉 차 있는 것보다 헐거움이 있어야 나를 살아가게 한다고 생각한다.

독일어를 조금 알고 있는 내가 알고 있는 단어도 있어 반가웠지만 한 단어로 인한 이야기와 깊은 사유를 느끼며 우리 교육 환경과 전혀 다른 독일 아이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는 킨더가르텐, 라우스부어프, 공동생활의 규칙인 멜덴을 읽을 땐 내 아이도 학교에서 얼마나 발표를 많이 하는지 퍼포먼스로 생각했는데 골고루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공평한 기회를 주고 자신감이 아닌 미덕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걸 보면서 부모로서 생각하게 만들었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는 독일어 단어 속에 깃든 독일의 사회상, 감각과 독일 사람들의 기저에 깔려있는 생각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단어 속에 깃든 이야기는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해 독일 사회에 대해 이해가 되도록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