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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일기 - 나를 위한 가장 작은 성실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5월
평점 :
초등 때부터 학창 시절 동안 쓴 일기가 베란다에 한 박스로 가득하다.
학창 시절 고민, 감정, 분노를 풀 곳이 없어 일기장에 풀어냈던 것 같다.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알아보고 했더라면 나를 좀 잘 알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하지를 못 했던 것 같다.
결혼해서 아이 낳고 수유 일기, 육아 일기 간단히 쓰다가 간단히도 잘 안되어 그만두고 일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싶어 그만두게 되었다.
그런데 일기 쓰기로 자신의 세계를 돌아보며 확장할 수 있다고 이렇게 책을 낸 작가도 있다. 20년 동안 써 오고 있는 일기 장인이라며 18세부터 지금까지 20년 차 써 오고 있다는 김애리 작가다.
내가 무엇을 먹고, 마시고,
생각하고, 원하고,
꿈꾸는지 알지 못합니다.
앎은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산다고 얻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거든요.
일상을 기록하면 특정한 패턴이 보인다고 한다.
내가 잘 지낸다는 것은 일을 잘 한다고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을 써야 하고, 나에 대한 관찰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앞서 어린 시절 일기를 썼다고 했지만 쓰면서도 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볼 줄 몰랐다.
하지만 작가는 일기를 쓰며 내 마음이 어떤지 볼 수 있다고 한다.
감정을 쓰며 나의 그림자를 너그럽게 바라보라고.
삶에 있어 중요한 문제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반복되는 문제들, 나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 곯아 터진 문제들. 잔잔한 일상 속에서 파문을 일으키는 일들은 나도 반복되어 짜증 날 때가 많다. 이런 일들을 일기에 자유롭게 적으라고 한다. 감정을 자유롭게 적는다는 것은 무의식의 영역에 진입하는 것(193)이라고. 이 무의식을 의식의 차원으로 끌어올려 직면하고 의식 속에서 통합해야만 치유와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우리 안에 가장 깊고 어두운 부분을 만나지 못하면 좋은 글을 아무리 오래 적어도 그대로이다(183)라고 한다.
감정 일기 쓰는 법
1. '지금' 내게 찾아온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2. 꼬리표를 붙이지 말고 솔직한 감정을 글로 표현한다.
3. 여기서 말하는 꼬리표란 감정에
나만의 생각과 이야기를 추가하지 말라는 의미다.
4. 중요한 것은 감정과 나 자신을
동일시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는 것이다.
5. 이렇듯 감정을 마주한 뒤에는 그것이 찾아온 것을 인정하고
머물다 갈 것을 허용하겠다고 다짐한다.
내게 찾아온 모든 감정에는 이유와 의미가 있다고 한다.
나는 내 감정을 외면하고 도망쳤던 것 같다. 도망치고 숨어서 해결되는 일은 없었듯 답답하고 두렵더라도 이제 일기 쓰기를 통해 억압된 무의식 속 고통에서 자유로워져 보고 싶다. 행복하고 가치 있는 일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도록 손으로 직접 일기를 다시 써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