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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네 생각만 할게
나태주 지음 / 시공사 / 2024년 4월
평점 :

50권의 창작 시집과 30여 권의 산문집을 펴내 우리에게는 풀꽃으로 유명하신 나태주 시인의 <그래, 네 생각만 할게> 시집이 출간되었다. 이 시집에는 나태주 시인의 삶의 깊은 성찰과 따뜻한 시적 서정이 담긴 그리운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나태주 시인은 아직도 좋은 사람을 보면 가슴이 뛰고, 가끔은 보고 싶기도 하고, 무어라 말할 것 없이 사소한 일을 하소연하고 싶고 그렇단다. 바로 이러한 사소함과 철없음이 아직도 시를 쓸 수 밖에 없게 만든다고 말한다.
시집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고, 나는 처음부터 천천히 읽어보았다. 하지만 어느 부분부터 읽더라도 상관은 없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의 트랙을 찾아 듣듯, 이 시집도 그렇게 읽으면 될 것이다.
나는 이제 깜깜한 밤하늘도/무섭지 않고/안내판 없는 인생도 /두렵지 않다/
너만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는 일이니까/앞으로 가자/내일을 믿는다/내게는 네가 있으니까/너라는 별이 있으니까/나에게는 네가 소망이고/아직 살지 않은 내일이란다. 「너라는 별」 중
좋다 참 좋다/그 자리/다시 와서 보니/여전히 좋다/그 자리/좋다 더 좋다/그 자리에서 만난 사람/오늘 더 좋다. 「그 자리」 중
당신이 있어 나는 생기가 있고 사랑이 있음을 확인하는 모습이 드러난 시이다. 전에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나 안부를 묻기도 하고 아직 사랑할 시간이 남아 있음을 깨닫고 그 시간을 사랑으로 채운 표현이다.
이제 조금은 가볍게, 적당히 무심하게/스치며 살 필요가 있다/언제 서로 헤어져도 힘들지 않게/마음 아프지 않게/마음에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가볍게 가볍게 살 필요가 있다/친구여, 모처럼 우연히 만나는 사이/너무도 깊숙이 정색하고 진지하게 /묻지 말아다오 「가볍게」 중
아들아, 네 지난날을 자르고/앞으로 나아가거라/ 앞만 보고 가기에도/ 인생은 너무도 빠르고/살아야 할 일들은/산같이 큰 것이란다. 「울면서 말한다」 중
시인의 솔직한 마음과 빨리 흘러가는 시간 속에 주저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이 편의 시들은 시련을 이겨내고 더 큰 기쁨이 찾아올 기쁨도 당신과 나의 사랑이 하나가 될 때의 온전함을 전해준다.
어떻게 살아도 인생은/고달프고/어떻게 늙어도 인생은/쓸쓸하고/어떻게 떠나도 인생은/섭섭한 것/좋은 일만 있으려니/꿈꿀 것이 아니다. 「인생」 중
너도 네 힘만 믿고 억지로 외곯으로/살려 하지 말아라/사람 또한 혼자의 힘만으로는/살 수 없는 거란다/다른 사람의 도움과 숨결을 받아/ 내가 살고 내가 싱싱해진다는 걸/부디 잊지 말아라/너 또한 누군가의 숲과 바다에/바람이 되어줄 때가 있다는 걸/꼭 기억해다오. 「아들에게 2」 중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인생, 자신이 꿈꾸는 자신의 모습을 가슴에 풀고 끝까지 가보라 한다. 그러다 보면 인생의 끝부분에서 자기가 바라는 또 하나의 자기가 웃으면서 맞아줄 날을 기대해 보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