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 - 박완서 산문집
박완서 지음, 호원숙 그림 / 열림원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읽을 책을 다 읽고,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 도서관에서 박완서선생님의 호미를 집었다. 박완서선생님의 책을 처음 읽을 적에 편안했던 마음이 있어서인지, 박완서선생님의 책을 찾게 된다.



호미는 산문집으로 그 전에 읽었던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와 모래알만한 진실이라도에서 읽었던 내용들이 있기도 하다.



이 책은 70대에 쓰신 책이라고 한다.

전문에 요즈음 들어 나도 모르게 어질고 따뜻하고 위안이 되는 글을 소망하게 되었다는 걸 보니 이 책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 근교에서 살며 마당의 꽃을 가꾸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꽃과 나무를 가꾸며 봄을 꿈꾸는 이야기를 통해 자연이 하는 일은 옳다고 말한다.

꽃을 일궈내며 자연과 나누는 대화를 보면, 나혼자 상상을 하며 다가가기 어렵지 않은, 시골 동네의 이웃 아주머니로 생각이 다가간다.



엄마의 말뚝을 읽고 식민지 시대에 살던 상황을 알 수 있었는데, 이 호미 책에서 식민지시대와 6.25로 대학교를 한 달 다니고 다닐 수 없게 되었는데 학위를 받게 되는 이야기와 엄마의 이야기가 있다.

뒷부분에 박수근화백, 김상옥선생님, 이문구선생님과의 진정으로 아름다운 인연이었던 이 분들과의 추억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딸에게 보내는 편지 부분에서는 큰딸에게 전하는 이야기가 마치 우리 엄마도 내게 이런 말들을 하고 싶어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선 몰랐지만, 나도 이렇게 살고보니 이제 엄마의 마음 알겠지만, 엄마가 없는 세상에서 이제 알면 어쩌누....




그 물소리는 마치 다 지나간다.

모든 건 다 지나가게 돼 있다,

라고 속삭이는 것처럼 들린다.

그 무심한 듯 명랑한 속삭임은 

어떤 종교의 경전이나 성직자의 설교보다도

 더 깊은 위안과 평화를 준다.

호미 p31




나 아니라도 누가 하겠지 하는 마음이

사랑하는 것을 잃게 만들었다.

관심 소홀로 잃어버린 게 어찌 책방뿐일까.

추억어린 장소나 건물, 심지어는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늘 거기 있겠거니 믿은 무관심 때문에 놓치게 되는 게 아닐까.

호미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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