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라 그래 (양장)
양희은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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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슈베르트 평전이 얇지만, 읽는 데 꼬박 일주일이 걸려 다음 읽을 책도 쉽게 읽어내지 않을것 같아 가벼운 책을 중간에 하나 읽어야겠다 했다.



귀염댕이 책을 대출하러 간 김에 뭐가 있나 보다 신간코너에서 『그러라 그래』 책을 보게 되었다. 김영사에서도 신간으로 소개된 걸 봤던 거 같아 가수 양희은님의 에세이를 집었다.



라디오 DJ이고 데뷔 51년차를 맞이한 양희은님은 사람들을 웃기는 걸 좋아해 지금도 코미디언의 꿈을 가지고 계신다고 한다. 챙겨주고 싶은 이들을 불러 갓 지은 밥을 맛나게 먹이는 걸 좋아하고, 세상 흐름에 안 맞을지라도 그러라 그래 하신다고......


제목이 좋은 것 같다.

그러라 그래

그러라 그래 이 말은 맞지 않더라도 나는 내 식대로 하겠다는 느낌이 들어 있는 듯 하다.

지금보다 젊은 시절까진 나도 남들 눈에 맞추고,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 지 나보다 상대방쪽에 먼저, 우선으로 맞추곤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게 나이가 들어가면서(?)와 나를 중심에 두라는 말들을 또한 들으면서 나는 내 식대로 하자 생각한다.


70이 되어 그 동안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살아온 날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세상일에 요령이나 지혜가 쌓이고, 하는 일이 무언지를 

'쬐꼼'알 만한 때, 이미 일은 나를 떠난다.

내가 밀려난다.

그게 요즘 순리다.

그러라 그래 p42





작은 돌부리엔 걸려 넘어져도 태산에 걸려

넘어지는 법은 없다고, 뭐 엄청 대단한 사람이

우리를 위로한다기보다 진심 어린 말고 눈빛이

우리를 일으킨다는 걸 배웠다.

세상천지 기댈 곳 없고 내 편은 어디에도 없구나

싶을 때, 이런 따뜻한 기억들이 나를 위로하며

안 보이는 길을 더듬어 다시 한 발짝 내딛게 해준다.

그러라 그래 p67





이래저래 마음이 복잡할 땐, 어린 날 햇병아리도

못 된 아르바이트 달걀 가수 시절에 뼈에 새긴

결심을 떠올린다.

'내 노래를 들어주는 한 사람의 가슴이 있다면

난 노래할 거야.'

그러라 그래 p96





살면서 뜻하지 않게 겪었던 아픔들을 

수치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대체 어떻게 아무런 흉도 없이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은 제 겪은 만큼'이란 말이 있다.

그러라 그래 p138





사람도 세월을 같이 보내며 더 깊이 알아가게 된다. 

꾸밈없고 기본이 탄탄한 담백한 냉면 같은 사람이 분명 있다. 

자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한 사람, 

어떤 경우에도 음색을 변조하지 않는 사람,

그런 심지 깊은 아름다운 사람.

그러라 그래 p184





나는 소리에 민감하여 사람의 목소리가 귀에 잘 박히는 편이다. 티비에서 보던 가수 양희은님의 목소리가 기억난다. 책을 읽으면서도 문체가 티비에서 볼 적에 하시는 말투가 그대로 들리는 듯 했다. 문장 하나하나가 편안하고 배우고 싶은 부분도 있고,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누구나 살아가는 인생이 쉽지 않지만, 이 책을 읽으며 위로 받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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