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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쓴 마루야마 겐지는 1943년 나가노 현 이야마 시에서 태어나 도쿄의 한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다 1966년 <여름의 흐름>으로 《문학계》 신인상을 받고, 이 작품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제목부터 반감적인 느낌, 강렬한 느낌이었는데, 처음 읽는 1장부터 읽는데 속시원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 주위엔 부모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그렇다고 모시는 것도 아닌 그런 자에게 이 책을 건네고픈 생각이 듭니다.
부모의 존재부터 자식을 왜 낳았는지 말하지만, 자식은 언젠가는 부모를 떠나지 않으면 안 된다 라고 말한다. 당연히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자식의 삶을 대신 살 수 없으며, 살아줄 수도 없으니 당연히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부모란 울고 매달리는 데 명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말도 맞다고 생각한다. 부모는 자식을 집에 묶어 두기 위해서라면 어떤 말이든 하고 그 어떤 수치스러운 짓도 태연하게 한다고 한다. 이 말도 공감이 됩니다.
집을 떠난다는 것은 제2의 탄생을 뜻한다.
제1의 탄생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부모 의지에 따른 것이지만,
제2의 탄생은 그 전권을 자식이 쥔다.
집을 떠나는 것이 성인식인 셈이다. 맞다.
집을 떠남으로써 저자는 부모를 버리라고 말한 것이다.
부모를 버리냐, 기댈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하며 유의 비난과 애원과 정에 이끌려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하는 때는 이 때라고 한다.
이 때에 부모를 버리지 못하고 같이 있다면 자식의 노예가 되는 것이고, 그것은 잘못 키운 벌을 받는 것이다.
자식의 노예가 되어 벌벌 떨면서 하루하루를 사는 부모가 얼마나 늘고 있기에 저자는 이런 책을 썼을까.......
집을 떠나는 행위는 탈피와 흡사해서 고통이 따른다고 한다. 그래서 모진 결심이 필요하다고, 이런 결심을 할 수 없으면 어떤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못하니까 부모곁에서 전전긍긍하고 있겠지.
이렇게 고함지르면 신기하게도 결심이 굳어진다고.
1장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내 아이가 자라서 집을 나간다고 할 때 나는 그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지 못한다면 내가 내 아이를 망치는 꼴 밖에 안된다는 건 내 주변을 보고도 알 수 있는 일.
언제까지나 내 품에만 안겨있게 할 수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부모는 자식을 바깥으로 내몰지 못한다. 책에서 이런 말이 나온 걸 보여주면 뭐가 맞냐는 듯 책을 집어던질지도 모르겠다.
부모를 버리라고 말하듯 인생을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직장인이 되지 말라고 한다.
직장인 세계의 명암을 충분히 알고 선택한다면 몰라도 대부분의 젊은이는 제대로 생각하거나 사전조사조차 하지 않고, 널리 알려진 기업이라, 공무원은 쫓겨날 일 없으니까, 아버지와 친척들, 선배들이 걸어온 길이니까, 어중간하고 이유도 아닌 이유로 직장인이 된다고 한다.
8시간 일한다고 하지만 24시간 직장에 얽매여 노예라고 표현한다.
부모, 직장 뿐 아니라 국가, 신, 종교단체, 사랑, 연애에 대한 이런 쓴소리들이 나는 시원한 느낌이 든다.
한마디로 인간답게 살라는 것 같다.
도서관에서 대출했는데, 이런 책은 정신못차리고 있는 인간에게 주고 싶지만, 읽어도 이해할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