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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하나뿐인 밥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김재열 옮김 / 다른 / 2020년 7월
평점 :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으로 뉴베리 수상작에 이어 8년만에 <세상에 단 하나뿐인 밥>이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겉표지에 보이듯 뉴욕타임스 아마존 베스트셀러라고 합니다.
그림에서 보이듯 '아이반'은 '고릴라'이고, '밥'은 '개'.
밥이 들려주는 새로운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책 페이지 수는 상당하지만, 자간이 넓고, 어느 부분은 반도 채워지지 않아 부담없어 보여서인지 저의 아이도 읽어보고 싶다해 제가 먼저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형제들과 함께 태어난 밥은 상자에 담긴 채 고속도로에 내버려져 떠돌아 다니다 인간에게 길들여지지 않으려고 하지만 결국엔 줄리아라는 여자아이의 집으로 들어가 살면서도 길들여지지 않으려고 하지요.
밥이 아이반과 텔레비전을 보다가 이런 말을 듣지요.
"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 "
인간에게 버림 받았었던 밥은 이 말을 비웃지요.
그리고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내다가 겪게 되는 건
칠흑 같은 고속도로.
빈 상자.
그리고 세상 천지에 아무도 없이 혼자 남게 되는 거야."(31)
라고 말하면서요.
밥은 버림 받았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인간을 좋아하지 않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인간에게서 더욱 더 길들여지고 싶지 않은 것인지, 길들여지지 않겠다고 용쓰는 모습들을 읽으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어느 날 동물 보호소에 살고 있는 친구 고릴라 아이반과 코끼리 루비를 만나러 갔다가 허리케인을 만나게 됩니다. 강렬한 폭퐁우로 보호소는 무너졌고, 흩어져버린 동물 친구들을 찾기 위해 밥이 나섭니다.
밥은 보호소 근처에 가면 기분이 엉망이 된다며 보호소를 싫어합니다. 아마도 동물들이 동물 보호소에 갇혀 있음을 도와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일까요?
밥이 형제들과 고속도로에 버려졌을 때 누나 보스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구하러 갈 용기가 나지 않아 도망쳤던 것 - 아이반과 절친이지만 아이반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비밀. 밥은 죄책감으로 남아 있었는데 보스를 만나고 보스의 새끼 쌈쟁이를 구하기까지 위험하고 도망칠 기회도 있었는데, 용기 내는 모습들.
밥의 그런 미안한 마음을 누나 보스가 알았을까.
보스는
" 밥, 그때 우리는 진짜 어린 강아지였을 뿐이잖아. 웃기는 소리 하지마. 아무것도 모르는 꼬물이가 그 상황에서 뭘 어째야 했다는 거야?"
"몰라. 그래도 뭐라도 했어야 했어."
"우린 모두 각자 해야 할 일을 했던 거야. 밥, 네 생각은 말도 안 돼." 누나가 나를 다정하게 쿡 찔렀어.
"난 다만 내가 ····· 용서가 안 돼." 내가 속삭이듯 말했어. 그래도 누나 귀에는 들렸을 거야.
물 밑에서 누나가 지긋이 내 발을 밟았어.
" 내가 널 용서할게. 됐지? 용서고 뭐고 필요도 없지만 말이야. 대신 조건이 하나 있어." 내가 고개를 끄덕인 뒤 누나 말을 기다렸어.
"너도 너 자신을 용서해."
나는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어. 그러자 따스하고 기분 좋은 뭔가가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내 가슴을 채우기 시작했어.(291~292)
그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용서라는 걸
나도 한번 해보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어.
보스가 내게 일깨워주고 싶었던 게 이런 거 아닐까?
나 자신을 용서하는 법을 먼저 배우고 나면
남을 용서하기도 쉬워진다는 것.
그래서 지금 노력하는 중이야. 용서는 뼈 같아.
오랫동안 씹어야 해. 뭐라도 얻어 내려면. p356
강한 메시지를 전달받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 책을 통해 용기와 용서를 배우면서 '나는 용서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뒷걸음만 치고 있는 내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배운 용기와 용서, 저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