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흔들릴 때마다 자란다
박현주 지음 / SISO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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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는 흔들릴 때마다 자란다> 제목을 본 순간 저는 도종환의 시<흔들리며 피는 꽃>이 생각나더라고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비슷한 내용이라 생각듭니다.

 

 <나무는 흔들릴 때마다 자란다>의 작가 박현주는 수도자의 꿈을 꾸며 열아홉 살에 수도원에 입회하여 6년을 보내고 소외된 사람들의 친구가 되고 싶어수도원을 떠나 세탁공장 일, 아파트 청소, 일당 잡부까지 일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1,000km되는 순례길을 걷기도 하고 걷는 동안 깨달음을 얻어 5년 동안 이탈리아의 예술학교를 다니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면서 삶을 새롭게 배웠다고 합니다.

 

꽃이 피는 시기가 제각각이듯 사람들에게도 저마다의 때가 있다.

때가 조금 빨리 찾아오는 사람도 있고 늦게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일찍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인정받고 계속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p16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러기나 음악을 하거나 춤을 추는 등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꽃을 피워내는 자신만의 때를 쉽게 포기하지 말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p17

 

작가는 어떤 일이든 늦게 시작했다며 걱정하는 이들에게 미국의 화가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할머니는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모든 일에 있어 늦은 것도 빠른 것도 없다는 이야기에 참 위로가 됩니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꾼다면

다만 시작한 일과 시작하지 않은 일이 있을 뿐이다.  p77

 

음악이 아닌 다른 분야에 너무 관심이 없는 거 같아 관심을 가지고 새롭게 배울 때는 어릴 때처럼 빠릿빠릿하게 잘 안되었지만 살아온 시간만큼의 이해력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 배운 다는 건 경쟁 없이 나 자신의 의지와 뜻이 더 분명해 즐거움이 큰 거 같습니다.

내가 살아 숨쉬는 동안엔 뭔가 시작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 가장 늦은 출발은 시도해 보지 않고 포기하는 마음이라는 작가의 말의 공감이 됩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위로를 얻고 치유가 된다면 과거와 현재를 통합하여 이해하는 마음을 통해서일 것이다.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이 사람이지만 또한 그런 마음의 흔적들을 지워줄 수 있는 것 역시 사람이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다 보면 삶이 풍성해진다. p51

 

내게 있어 가장 어려운 일이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아닌가 합니다.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우리 친정아버지. 나이드신 분이 앞으로 얼마나 살으실지, 이미 고착된 관념을 깨뜨리고 바꾸세요, 말할 수도 없고, 바꾸실 수도 없다는 거 알기에 내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하지만, 어렵습니다. 이것도 내 중심에서의 사고일 수 있어 이제는 한 발 물러서서 다시 보고자 노력하지만, 잘 안되지만,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중간중간에 작가님이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완벽한 일치와 아름다움이 있어서라기보다 오히려 서로가 불완전함에도 이해와 고마움을 바탕으로 세월을 이어가는 데 그 귀함이 있다.  p116

 

외적으로라도 나를 들여다보기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역시 외면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다. p158

 

완벽하게 무언가를 이뤄내는 것보다 더 위대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p193

 

공감되는 문구입니다.

 

이야기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마음에 와 닿는 글들이 많아 위로가 되기도 하고, 공감이 되는 부분들도 많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 포용할 수 있는 마음으로 풍요롭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과 창의적활동에 있어 못하면 어쩌지 라는 걱정은 좀 접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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