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가방
김성라 지음 / 사계절 / 2018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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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사리 가방'이란 제목을 봤을 때 저는 저희 엄마께서 봄철마다 고사리를 뜯으러 다니시던 게 생각이 났습니다. 어느 해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고사리와 쑥을 뜯어와서 냉동실엔 고사리와 쑥이 한 자리 잡고 있어 '고사리', '쑥' 하면 친정엄마가 생각납니다.

겉표지 그림을 보니, 누군가와 함께 고사리 뜯으러 갈 준비를 하고 나서는 길 아닌가 생각해 봤습니다.


만화로 되어 있어 오랫만에 그림도 보면서 읽으니 좋으네요.

 책 안을 넘겨보니 엄마라는 글을 보고 웃었습니다. 역시나 엄마구나.....

우리 엄마도 봄마다 바람이 난 건데, 나는 엄마의 바람길에 친구한 번 되어 주지 못했네요.

제주도 방언은 대충 알 것 같기도 하면서 전혀 다르게 쓰는 말들이 있어 아랫부분의 해석(?)을 읽고 이해했습니다. 제주도의 풍경을 느낄 수 있어 저는 좋습니다.

제주도 여행 갔다온 지도 어느 새 4년이 되어가니 또 가고 싶어지는 마음도 생기고요.

고사리를 뜯으러 가려면 준비를 해야겠지요... 준비해서 엄마랑 같이 버스 타고 나가는 과정.

 '고잘 고잘 잘도 핫저이.' 전혀 알지 못했던 방언. 제주도 말도 배우게 되네요^^

엄마가 고사리 뜯으러 갈 때 난 왜 한 번도 가지 않았을까,
엄마랑 갔었더라면 이런 추억 나도 가지고 있을텐데. 병상에 누운 지 7년이 다 되어 고사리고 쑥이고 옛말만 되어 버렸습니다.
이 책을 보는 동안 그냥 단순한 만화가 아니라 왠지 모르게 제 마음에 동요가 일게 하는 부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엄마가 과거에 했던 일들이라 그런지, 아니면 엄마하고 같이 할 수 있었던 일을 못해서(?)일지. 안해서(?)일지.


 타국으로 향할 땐 왜그리 바리바리 싸주시는지 무겁고 귀찮다고 했지만,
막상 가지고 있으면 좋으면서 가져올 땐 왜그리 싫었던지,,,,,

얇은 책이지만, 책들 사이에 껴 있을 이 가슴 따뜻한 책은 두고두고 엄마가 생각날 때
언젠가 영원히 헤어졌을 때 보고싶을 때마다 꺼내보지 않을까 합니다.


열심이라 빠른 사람들.
하나 하나 달라 재미있는 사람들.
화려한 것 사이에 작은 것들.
나는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어딘가로 씩씩하게 걸으면서
그길에서 찾은,
좋아하는 것들을 담은
불룩한 고사리 가방을 메고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 확확 걷지 말고 발 조꼬띠도 잘 살피면서.
그러다 보면
만나게 될 것이다.
만개해 있는 산벚나무라든가
나와 닮은 불룩한 고사리 가방을 멘
누군가를.
<고사리 가방> 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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