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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첫사랑의 애틋함으로 제일 먼저 매화 끝에 피어나는 나의 봄 눈 속에 묻어두었던 이별의 슬픔도 문득 새가 되어 날아오네
꽃나무 앞에 서면 갈 곳 없는 바람도 따스하여라 - 이해인 님의 [매화앞에서] 중에서 -
세종때의 문신 강희안은
白放天寒暮 (백방천한모)
黃肥雨細時(황비우세시)
看兄一生事 (간형일생사)
太早亦遲遲(태조적지지)라며 매화를 노래했다.
추운날 저녁무렵 흰 꽃이 벌고 가랑비 내릴 때
열매 노랗게 살찌내 매화의 일생을 지켜보건대
너무 이르고 또한 너무 더디누나란 뜻이다.
벚꽃을 닮기는 했으나 벚꽃처럼 야단스럽지 않고,
배꽃과 비슷해도 배꽃처럼 청상(靑孀)스럽지가않다.
군자의 그윽한 자태를 연상시키는 그야말로 격조 있는 꽃이 바로 매화다.
그래서 옛날에 장원급제하면 머리에 매화를......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이라 하지 않던가.
매화는 한평생을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뜻이다.
청빈한 선비라면 결코가난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올곧은 선비는 지조를 자신의 생명처럼 소중히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