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덴마크 사람은 왜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살까 : 인생을 바꾸는 공간 활용법
오자와 료스케 지음, 박재영 옮김 / 꼼지락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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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1,000km 이상이나 덴마크롤 돌아다녔을 정도로..”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책의 서문을 연다. (나 이정도 되는 사람이니까 너희들은 잠잠히 내가 하는 말이나 들으란 얘기인가) 책이 시작하는 서두부터 작가의 권위적인 관점에 위압감을 느꼈다.

책 제목이나 책띠지에 간략하게 소개된 짧막한 문장은 이 한 권을 과장되게 덮고 있어, 책을 덮는 순간 (완독하신 독자님들 존경합니다) 독자의 머리에는 어이없음이 모든 사고를 지배하고 있을 것이다. 저자의 집이 표본이라도 된다는 듯이 떡하니 매 챕터마다 삽입되어있는 사진과(그래 너희 집은 아름답다고 주장하고 싶겠지) 나(저자)의 관점과는 다른 방향은 그른 행위라며 입버릇 처럼 은근히 강요되는 저자의 논리가 여간 신경이 쓰인다. “어긋난다 생각합니다”, “가구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그것은 잘못된 행위입니다”, “록시땅은~ 품질이 훌륭합니다.”(협찬이라도 받으셨나요?) 본인이 모든이의 삶에 대한 기준이라도 되는 대단한 존재라는 듯이 혼자 재잘거리듯 중얼중얼. 덴마크는 다양성을 지지하는 너그럽고 낙천적인 사회성을 가졌다 하던데, 이 분은 운전하는 동안 네비게이션만 쳐다보고 계셨나?
작가님, 일 분도 소중한 나의 아름다운 시간을 당신의 쓸모없는 글로 가득채워 주신점, 맹렬한 비난의 서평으로 그 보답을 하고자 합니다.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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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혜성이 다가온다 -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1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1
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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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얘들이 읽어도 되는건가요?
예상치 못하게 스펙터클한 전개에 어안이 벙벙한 느낌이 들었다. 무민마마가 첨성대에나 갔다오라고 무민한테 담담하게 얘길하길래 오후시간에 잠깐 나들이겸 소풍이나 다녀오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민 친구들의 이름은 어찌나 비슷하던지 스토크, 스니프, 스토크메이든, 스너프킨 (무민월드에는 “스”로 시작하는 이름이 트렌드?) 나는 독자들에게 혼란을 주기 위한 작가의 사랑스럽게 고약한 계략에 말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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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는 심플하게 살기로 했다 :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40대 기억력 수업
스가와라 요헤이 지음, 하진수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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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기억하고 뇌를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기 위한 팁이 제시된 글. 이게 심플하게 살기라고 하는 명제랑 어떻게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이 남지만, 뇌를 효율적으로 써서 불필요함을 걷어내는 것이 심플한 삶의 목표라 생각하고 이해하기로 했다.

글을 읽기전에는 섭취행동과 뇌의 상관 관계에 대해 크게 관련이 있다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주절주절 리스트로 정리된 항목이 있으나 역시 실천할지 말지는 본인들의 선택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뇌 또한 사람이 가진 장기중의 하나이며, 컨트롤이 불가능한 정보의 흡수가 결코 본인들에게 좋지 못하다는 인식조차 못했다는 작가의 지적은 기억해 둘만 했다. 망각도 선택에 의한 긍정적 효과이며, 과잉정보를 차단하는 행동 또한 블루라이트라는 직접적으로 보이는 부정적인 영향력보다 더 설득적으로 들렸다.

잘 자고, 때에 맞춰 오래 씹어먹고 불필요한 정보를 흘려보내는 일. 그게 그렇게 어려운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었나보다 하고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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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몬드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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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는 공감하는데 문제가 있나보다. 아몬드나 먹어야겠다. 그렇게나 강조되었던 햇살을 머금은 캘리포니아산으로. (하지만 나는 견과류가 싫다)
분명 처음 읽는데 이미 완독한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스멀거렸다. 기시감이 드는 전개방식에 다음 장면이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 (적어도 연상될 장면은 배제되어야 하는건 아닐런지) 내가 나이를 먹을대로 먹어서 이 소년들의 행동에 위화감을 느끼는건지 꼰대마냥 세월탓을 해보려했다.

난 소설을 읽는 묘미가 나도 모르게 미끄러져 들어간 작가의 세계속에 이르러, 어느새 당사자가 되어있는 나를 바라보는 신기한 경험을 하는거라 생각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소설은 정확하게 그 기대를 역행한다. 불완전한 소년의 태생, 비극적인 사건의 피해자, 옹호하지않는 사회, 거리두는 주변사람들(학생들), 극적인 존재의 등장, 러브라인 형성. (사춘기 시절의 대부분은 이렇게 다들 극적인가?; 그래요 이건 픽션이라고요. 뭘 바라는 겁니까!) 각각의 소설속 장치들이 자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나머지 너무 두드러지게 또렷하다. 우리들은 작가를 위한 공무를 수행중이라고 그들은 외친다. 뜬금뜬금 배치되어 불쑥불쑥 등장하는 그들의 존재감이 이건 명백한 픽션이라 자꾸만 상기시키는데, 삽입된 중간광고마냥 거추장스럽기 그지없다. 영리한 의도인가 무의식적인 도전인가, 심히 고민스러웠다.
˝얘들은 이럴 때 이렇게 행동해도 돼요˝라고 그들을 너그러이 이해해주려는 취지가 남용된 나머지, 어른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소년들의 프레임에 감성을 마구잡이로 으깨넣어버린 작가의 감정이 앞섰다. 좀 독특한 소재로 주인공을 구체화하면 주목은 받겠지. 히어로 영화마냥 액션은 못펼쳐도(유체이탈은 아무나하는 것도 아닌데요) 소년기의 고뇌가 반영되는 것처럼 특별하게 보여질테니까. 소설이 읽히는게 아니라 소설을 쓰는 작가의 생각이 먼저 읽혀 여간 곤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도 지나가는 독자 한 명의 감상이니 대중을 거스른다 해도 어찌할 수 없지만, 씁쓸하게도 내게는 귀여운 일러스트표지가 전부였던 한 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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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항구 마을 식당
오쿠다 히데오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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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본인은 아니라 부정하지만, 여정 얘기를 듣다보면 작가는 여행에 꽤나 잘 어울린다. 글을 그만큼 잘 써서 나는 그런 착각을 하게 된걸까.
뜯어보면 이 책은 낯선 지명이 수두룩하고, 여행이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구르메활동이 전부인것 같이보이는 (민망한지 작가본인이 언급할정도니..) 일정인지라 상황이 다소 엉뚱하긴하다. 심지어 본인기획도 아니고 편집자가 계획한 레디메이드 상품. 이유야 어찌되었든 재밌게 읽으면 됐지않은가 싶다. 재능있는 작가의 글솜씨에 담긴 여유가 슬쩍 부럽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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