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일본에서 권위있는 문학상을 받았다고 했다. 처음보는 작가이름이었지만 망설임 없이 장바구니에 책을 옮겨담았던 이유는 문학상이라는 거대한 이름에 기댄 나의 맹목적인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상작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은 결코 마케팅의 한낱 수단이 아니었다.사회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기준점에서 옳고 그름이 나누어지고, 이를 따르는 대중들에 의해 질서가 유지되고 규칙이 만들어진다. 다만 그 누군가를 차지할 불완전한 존재는 비이상적인 신념으로 대중을 좌지우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에, 사회는 늘 누군가의 기준과 기준이 대립되어 소멸하고 갱신되며 업데이트 되는 소프트웨어 마냥 이상을 꿈꾸고자 하는 듯이 보인다.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힌 개인의 감정과 사회의 기준에 빗댄 판단의 불명확함은 소설처럼 명료하지도 판사의 분명한 선고와 같이 뚜렷하지도 못하다. 실재는 유지되고 있는 현실에 조금이나마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찰나의 노력일뿐, 불완전함의 상태를 마주하지 못하는 위태로운 몸짓에 불과하다. 소설 속 가상의 사건은 표면적으로 드러났기에 사건이며 이슈가 되었을 뿐이지, 그 이면에 특정한 이름으로 확보해내지 못한 상처와 아픔들이 떠도는 사회에 나는 이미 내재화되어 있음을 알게된다. 결국 나는 상황에 깊이 스며들어 어찌하지 못하고, 경계의 구분없이 상황을 안고사는 그대로의 삶을 반추할 수 밖에 없다. 어찌되었든 나는 차근히 마련된 작가의 단서를 모아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다고는 할지언정 현실인지 가상인지 모를 모호한 씁쓸함이 머릿속을 남돌아, 지나친 나의 상처들이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보지않을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추구하고자 하는 사고는 입력된것인가 자생한 것인가. 목소리를 내고있는지 단순히 기록되고 있었던건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기에 나는 오히려 진실이 당혹스러울 뿐이었다.고민하고 있는 자아를 안고있는 분들께 권하면, 더없는 흔들림과 생각의 여지를 제공할 한 권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