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이 없어서 아쉬웠다면, 그 불안정한 감정을 채워내듯 독자는 죽음에 대한 타인의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에피타이져와 디저트가 훌륭하다 못해 그 의도가 완벽하려는 노력으로 돋보여 나는 순간적으로 픽션이라는 장르를 되새길 수밖에 없었다. 입체적인 것은 여주인공 한 명일 뿐, 그녀를 뒷받침하는 주변인물들이 너무 조각처럼 납작하게 널려있다. 들쑥날쑥한 인간들의 조합과 긴장된 호흡이 서로 얽혀있어 순간을 책 넘김으로 치환시켰던 내 기억속의 작가는 어디로 갔을까?서점의 주간소설 베스트로 디피되어있는 열한권의 책들 중에 네 권이 히가시노의 소설이다. 대중들의 기대는 대단했다. 다만, 기대만큼 아쉬움이 남은 나의 독서시간은 답변이 되지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