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작가의 작품을 읽는다는건 지금의 흐름에 맞춰 누군과와는 다르게 결코 뒤쳐지지 않았다는 증표처럼 보여져, 나는 무언가 의미없는 끄적임이라도 남겨두어야 할 것처럼 이상한 의무감에 사로잡혔다. 나도 모르게 글을 쓰는 화자처럼 끄적이지 않고서는 못배길 정도로 나는 작가가 던진 감정에 이미 충분히 설득되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해리포터의 마법주문도 나오지 않는데, 하수구로 빠져드는 물결마냥 나는 글줄을 무서운 속도로 읽어내려갔다. 한 챕터만 읽으려 서점에서 손에 집어든 한 권은 아예 주저앉아 완독을 제창하는 감성에 지배를 당하게 되었다. 주변의 친구가 주절거렸을 법한 그런 분명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한 권안에 널려서 얽히고 생각을 만들며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책장을 덮으면 단지 실제인지 허구인지 모를법한 애매한 경계가 픽션이라는 장르에 태연하게 기대어있을 뿐임에도 불구하고.시덥지않은 일상위에 툭툭 던져진 작가의 위트는 감칠맛을 더한 조미료 마냥 빠져나올 수 없는 풍미로 가득차있다. 잘난 작가의 연애담이 한편으로는 부럽고, 그런 사랑조차 경험하지 못한 스스로에 무슨 추도라도 해야할지 애석하기 그지없기도 한데, 이렇게 나마 그들의 감정에 조금이라도 들어갈 수있었다는 것 자체가 고마울 따름이다. 작가는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이 있었다고 했다. 미안하지만 나는 작가가 보여줄 앞으로의 작품을 더 많이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자연스레 생각했다. 그게 독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응원이라 생각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