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덕분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는 집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온라인상에 부유하듯 유영하고있는데, 그걸 아날로그 방식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니. 저자가 인터뷰를 하며 사람들의 거절과 이야기를 모으며 겪어온 시간들이 단순하게 신기했다. 나도 서울을 걷다보면 누군가가 말을 걸어올까? 저기 혹시 도를 믿으세요..? 말고.
문학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기획의 말을 꺼내놓는 작가는 치열하게 쓰겠다는 각오를 내비친다. 사실이 진실이 되지않고 진실이 가공되는 현실에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인간의 삶에 그럼에도 본질은 존재해야 한다는 작은 파장이 나는 결코 소멸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그 믿음으로 삶을 붙잡을 수있는 사람도 있기에.
미술을 읽는 극히 개인적인 사소한 활동이 오히려 가끔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은 장이 되었을 때 훌륭한 답이 될 것 같은 글이다. 작품은 잘 모르지만 삶에서 시작된 어떤 단서가 작품으로 이어진 아주 작은 디테일을 모아 선사하는 작가의 세심한 관찰력에 눈길을 사로잡혔다. 그리고 그 작은 촘촘한 사사로운 조각들이 모여 삶을 바라보는 또다른 관점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놀란다.
불교에서는 덕을 쌓으면 다음 생에 태어나지 않는 복이 있다던데, 삶은 그만큼 고단하고 힘든 고행임에 분명하다. 각자의 시간과 어려움이 있을 터인데, 가공된 무언가에 이끌려 깊이와 가치를 쉽게 잊어버린 내가 문득문득 애처롭고 안타깝다. 작가의 책은 앞서 세월을 보낸 인생 선배가 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었다. 그의 삶에는 어리숙한 모습에 후회도 담겨 있고, 때로는 만족감에 뿌듯하거나 걱정, 슬픔 그리고 기쁨이 어지럽게 놓여 있는 삶을 살아오고 있다고 했다. 적어도 작가는 직업의 귀천이 무엇인지, 스스로가 경험한 막노동의 직업에서 그는 다른 인생을 살아가며 그렇게 자신에게 마주한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듯했다. 삶은 누구의 것도, 비교의 대상도 아닌 나의 모습일 텐데, 나는 빗대어 바라본 내 인생에 철저하게 마주하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