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 - 인생의 이야기
나쓰메 소세키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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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전의 인물과 대화를 나눈다. 백년전이든 몇 십년전이든 삶을 대하는 곧은 자세와 자신의 뚜렷한 철학은 시간을 관통하여 깊은 울림을 던진다. 작가의 소설에서 엿보이던 인간에대한 인상과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어디서 출발했는지 짐작이 가능해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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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밀라논나 이야기
장명숙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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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을 받고 활짝웃는 작가의 표정이 담긴 책커버처럼 한 권이 따스하고 열정적으로 독자를 격려한다. 작가는 대중에게 유튜버로 유명하기에 나 또한 익히 알고 있었지만, 부담되는 유명세 탓으로 작가의 책을 가까이 하지는 않았다. 최근 문득 눈에 띈 작가의 익숙하면서도 낯선 제목을 나는 더이상 미루기에 변명이 부족했고, 동시에 이제는 읽어도 될거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

인생을 살아간다는것은 무엇일까. 해를 더해가면서 인간은 살아가면서 환경에 많은 해를 끼치고, 주변을 어지럽게 함을 느낀다. 존재로 인간이 인간됨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는 개인 탓에 달려있어 오늘의 마음가짐과 행동거지에 매번 시험을 받는다. 많은 경험을 하고 세대를 앞서간 어른의 이야기가 필요했다. 얄팍하게나마 작가의 생각을 닮고도 싶었는지 모른다.
존재로서 오늘의 나를 다시 돌아보자. 그리고 오늘에 나에게 충실해보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앞에 놓여진 시간에 대해 모든 통제로 스스로를 밀어 붙이지 말자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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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정세랑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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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사랑한다는 주장과 다르게 지구를 탐험하는 여행을 작가는 싫어한다고 당돌하게 말한다. 그렇다. 이 책은 여행을 싫어하는 작가가 특별한 계기로(반 강제적으로) 방문하게 된 몇 곳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도시에 지인이 머물러 있어, 책은 작가의 사람과 그 사람의 도시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추억들로 채워진다. 삽화처럼 들어간 사진들은 현대 미술을 애호한다는 작가의 취향을 반영한 듯 조금은 감각적이면서도 열려있는 의도 탓에 (작가는 후기에서 자신의 사진 촬영기술을 폄하하였으나) 헤아릴 길 없는 작가의 여행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에피소드는 사진으로 남겼다고 생각했지만, 사진이 아닌 분명하게 시각적으로 각인된 기억 탓으로 오해할 만큼 작가의 추억과 이야기는 과거보다 더 선명했고, 그 속에 담긴 작가의 따뜻한 마음씨가 더해져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진다. 삶을 긍정하고 주변을 살펴보는 작가의 자세는 나에게 그 어떤 여행기 보다 편안하고 쉬이 동행할 수 있는 휴식을 선사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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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이 사나운 곳에서도 - 배 만드는 곳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11인의 일과 삶에 관한 이야기
김그루 외 지음,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기획 / 코난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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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당연한 것은 자연스레 잊힌다. 당연하지 않을 때 마주하는 것들은 특별하고 한 번쯤 다시 눈여겨보게 되지만, 늘 마주하고 있어 가까이에 존재하는 것들은 애써서 그 의미를 다시 되새길 필요가 없어진다. 애석하게도 인간은 자신 가까이에 자연스럽게 있는 소중한 누군가의 존재를 잊도록 설정된 것처럼 그렇게 주변을 지워버린다. 이처럼 누군가의 노동을 우리는 많은 방식으로 묵인하며 그들의 노고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받들어지고 신성하게 여겨온 특별한 노동은 학습된 의미로 가치를 빛낼 뿐인데, 철저하게 규격화된 관념의 시스템 속에서 처단되고 분류된 직업은 별 볼 일 없는 노동과 인간 스스로가 우상화시킨 업무로 나누며 소외된 특정 집단을 가치 없음으로 처분하였다. 필수 불가결한 존재들이 당연시되고 가치 없음을 획득했다는 사실은 인간이 쌓아온 사회구성의 존재를 의심할 정도로 의아한 결과이지만, 대중은 오랜 시간 길들여지고 익숙한 학습 탓으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의문을 제기하는 대상이 오히려 의심을 받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니 이 책과 같이 사회에 불순한 반기를 든다면 사람들은 철저히 외면하거나, 신기한 관심으로 그들의 행태를 들여다볼지 모르겠다. 
책에서 소개된 각각의 노동자들이 겪어온 그리고 지금도 나아가고 있는 환경을 내가 감히 겨우 이 책을 읽었다는 이유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까. 말을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정도로 나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보통은 ‘역지사지‘라는 네 음절로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강조해 보기도 하지만 인간은 서로의 상황에 동일하게 처해 있지 않는다면, 결코 서로의 환경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조금이나마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려 많은 사고와 학습으로 묵인되고 가려진 누군가의 의미를 의식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최소한의 변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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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여름방학 에디션)
박상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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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행을 주제로 작가가 경험한 일상을 엮었다. 사실 여행은 책의 컨셉에 지나지 않고, 작가, 그리고 작가 주변인들의 근황과 인간관계가 주 인것처럼 보인다. 때문에 프롤로그에서 작가가 던진 충분한 휴식이 무엇일까 하고 궁금증이 생겼다면, 책을 덮는 순간 목적지를 잃어버린 네비게이션 처럼 기대는 당혹감을 동반할 것이다.

에세이는 작가의 유쾌하고 호탕한 글 재주로 시종일관 빠른 흐름으로 전개된다. 내용이 어려운 주제를 다룬것도 아니기에 나는 SNS에 게시된 인플루언서의 계정을 흘겨보듯이 작가와 작가를 둘러싼 주변인들의 무용한 잡답을 지켜본다. 관심이 경제가 되는 사회에서 관찰예능의 CCTV처럼 유명인을 감시하는것이 어색하지 않은 뉴노멀이 되었지만, 나는 에세이로까지 그 영역이 확장된 지금 상황이 당연하게 느껴지지않아 헛헛한 웃음만 나왔다.
적어도 독자는 챕터 중간중간 위트를 이끄는 장면에서 웃음이 나며, 어이없는 과장된 전개에 박장대소를 내보였어야 했다. 아무튼 오락거리로써 독서를 즐겨야하는 자세가 나한테는 매우 부족했다.
친구의 고민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는 와중, 각자의 입속에 구강 유산균을 넣어주며 다음 주 방송에 활용하는 제품을 테스트한다는 친구의 에피소드에 감탄하는 작가의 반응을 보며 나는 이 책의 본질을 엿본듯 했다. 친구가 상황을 업무로 치환하듯, 작가는 특별한 일상과 에피소드를 자신의 에세이로 보란듯이 남기며 이렇게 한 권으로 책을 남기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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