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서울>을 탐독하듯이 <대한매일신보>를 읽었다. 반세기 이전의 신문과 잡지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심장이 고동친다. 뭉개져서 알 수 없는 글자를 판독할 때면 뭔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은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당시의 신문을 볼 때도 1면의 논설과 사설보다는 3면의 잡보, 즉 사회면 기사에 더 마음이 갔다. 3면의 기사들을 읽어가다 보면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이 보인다. 살인, 치정, 도박, 풍기문란 등의 사건사고를 비롯하여 다양한 미담이 즐비한 3면이야말로 우리네 삶의 한 부분이자 맨얼굴이다. 3면의 기사 속에서 나는 정제되지 않은 개개인들의 욕망들이 때론 제도와 부딪쳐 파열하기도 하고, 때론 길들여지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현재의 내 삶과 우리네 일상을 반추한다. 아직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반세기 이전의 신문과 잡지는 내 공부의 텃밭이자 놀이터다. 오늘도 ‘사라진 직업의 역사’를 위해 옛날 자료를 읽고 또 읽고 있다. 그동안 <세계로 떠난 조선의 지식인들>, <학교의 탄생>, <소리가 만들어낸 근대의 풍경>과 같은 책을 썼으며, 동학들과 함께 <국민국가의 정치적 상상력>, <인천근현대문화예술사연구>, <기억과 전쟁> 등을 썼다.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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