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문화체육관광부
 
 
 
한겨레 김창금 기자
 








 

»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타임아웃 /

문화체육관광부가 2008 베이징올림픽 연예인 응원단 파견비용으로 2억원을 썼다고 한다. 21명의 연예인과 이들이 데리고 간 수행원까지 합쳐 모두 42명이 8월9일부터 19일까지 5성급 호텔에 묵으면서 호텔비로만 1억1600만원을 썼다. 1인당 숙박비만 283만원이다. 돈은 모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개인적으로 판단해 쓸 수 있는 스포츠토토 수익금에서 나왔다고 한다.

대표선수를 응원하는 것을 싫어할 시민은 없다. 그런데 정작 대표선수를 관리하고 육성하는 스포츠 단체들은 못내 씁쓸한 표정이다.

연예인을 동원해 응원하는 방식도 구태의연하지만, 쓸 수 있다고 돈을 마구 쓰는 장관의 행태가 황당하다는 것이다.

한 비인기종목 협회의 임원은 “돈 많이 버는 연예인들이 자기 돈을 쓰면서 좋은 데서 자고 먹고 하는 것은 뭐라할 수 없지만, 국가가 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면서 응원을 해야 하느냐”며 힐난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올림픽에 나가는 대표선수들이 받는 수당은 하루 3만원에 불과하다. 이것도 최근에 급격히 오른 것이다. 2002년 이전에는 하루 5천원을 받고 뛰었다. 일부 재정적 여유가 있는 협회는 수당 이외에 격려금을 주지만 미미한 액수다. 이런 상황에서 연예인 한 명당 하루 50만원 가량을 들이면서 응원을 하려고 했다는 발상에 혀를 차고 있다.

비인기 종목이 느끼는 허탈감은 특히 더하다. 각종 국제대회에 나가기 위해 정부에 재정지원을 요청하면, 승인이 떨어지는 것은 10~20%에 불과하다. 그것도 선수단 전체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일부에 대한 부분지원이 대부분이어서 협회가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 그런데 일회성 반짝행사인 연예인 응원단에 퍼주듯 돈을 쓴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한배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국제대회 출전 대표선수들에게는 정부가 지원하는 일일수당 3만원과 협회 격려금 170달러가 전부”라고 말했다.




만약 11일간 대회에 출전하면 60만원 정도를 받는 셈이다. 이 액수는 연예인 응원단 1명 체류비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연예인 출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런 사실을 알기나 할까?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