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늦가을
산을 태우던 단풍잎들도 모두 떨어지고
낙엽송만이 군데군데 노란 꽃 무더기
저 건너 성호네 밭의 옥수수 가리
햇살 아래 점점 맑아져 가는 공기를
대추나무 위 까치는 어떻게 느낄가.
염소들 푸른 기 남아 있는 풀들 보면
목 늘이며 쫓아가려는 이 늦가을.
해쑥
동생하고
쑥을 뜯으러 간다
언덕배기 쩔레 덤불 밑
자잘한 아카시아나무 가지 사이
조심스레 손을 뻗어
덤불 속 옷자란
해쑥을 뜯는다.
검부러기 골라 가며
한 개씩 한 개씩 뜯을 적마다
보드라운 해쑥을 건네주면
옆에서 기다리는 동생은
두 손으로 받으며
화 하고 웃는다
바구니에 담는다.
재혁이에時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