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오동꽃
오월이 오면
마당가에 오동꽃이 핍니다.
담 어귀 저 끝에서도
맡을 수 있는 짙은 꽃내.
공장 간 누나는 편지에다
지금쯤 오동꽃이 피었느냐고
몇번이나 물었습니다.
그 누나 떠올리면
누나에게서
오동꽃 내 나는 것만 같습니다.
내 몸 어딘가에도
오동꽃 내 스며들어
이다음 이다음 누군가가
그꽃내 맡을 수 있을까요.
2.가을 까치집
올봄 새끼 한배 키우고
내내 비워 둔가을 까치집
잎 떨군 감나무 가지들
꼬옥 감싸고 있다.
날마다 쓸고 닦지 않아도 되는
나무 꼭대기 까치네 집
바람으 맞아도 그만
비를 맞아도 그만
까치들 어디서 돌아오지 않는데
무슨 보물단지인 듯
잎 떨군 가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