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 -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애니메이션총서 18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애니메이션총서 18
변병준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뚱~하다. 


그의 만화를 보다보면 그런 느낌이다.

뭔가 모르게 뚱~한 기분. 

 
그게 근데 참 묘한 여운을 남긴다.

역시 뚱~하게.

 

<달려라 봉구야>와 <안나 프린세스> 등의 작품으로 국내는 물론, 일본을 포함한 해외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만화작가, 변병준의 만화 단편집이다. 

 
변병준. 그는 지금은 영화를 찍고 있다고 한다.

그의 뚱~한 느낌이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다.

그의 사실적 배경묘사와 다분히 홍상수와 김기덕을 떠올리게 하는 배우들의 캐릭터.

수채톤의 맑은 이미지는 물론, 번잡하고 어지러운 거친 선들.

(음, 내가 그의 만화에 대해서 사실 이상 아는척을 하고 있군. 오바다 ㅡㅡ;)

 

아무튼 처음엔 잘 몰랐다.

그래서 자꾸 자꾸 이리저리 들쳐보다가... 어느새...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7개의 단편 중, '신일맨션 202호'와 '내 남자친구의 이야기'가 특히 좋았다.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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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선물 받지 않았다면 외면했을 책이었다. 그냥 뻔한 여행잡기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펼쳐드니, 나의 짧고 편협한 선입견에 일격을 가하며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다. 

여행을 떠났다는 것, 그것도 장기여행을 떠났다는 점만 빼면 우리주변에서 늘 찾아 볼 수 있는 참 평범한 사람들의 참 진솔한 글들로 가득하다. 삶도 여행과 다르지 않다는 걸... 몸소 실현하고 깨닫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말이다. 

 지현은 행복하면서도 외로웠을지 모른다. 외롭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그녀는 여행이 그런 것이고, 삶도 여행과 다르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본문 68

 
살아가는 데,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여행을 떠나는 것에도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사람들은 참 겁이 많다.

 

항상 무엇인가를 바라거나 소유하지 않고도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야. 본문 104

 

이루지 못할까 불안한 목표라는 것, 계획이라는 것, 결국 행복하고 싶어서인데... 그런 것이 행복한 삶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갖고 싶은 걸 다 정해놓고 갖지 못했을 때 실망하고 싶지 않아. 109

 

나와 다른 너를, 우리와 다른 그들을, 다 받아들이고 이해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오만이고 자만이다. 그냥 그들을 있는 그대로 보는 법 부터 배워야 한다. 

 
다른 문화를 내가 받아들이건 받아들이지 않건,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냐.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지. 세상에는 다 이유가 있어. 본문 264

 

다른 나라 사람들이 나와 다른 건 당연한 거잖아. 나와 다르다고 해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어. 사람들을 나와 구별하려고 하면, 정작 힘들어지는 건 자기 자신이거든. 나와 다르다는 걸 발견하면 그냥 안아주는 거야. 본문 268

 
여행을 통해서 혼란한 마음에 질서가 잡히고, 어지럽던 사념이 정리된다고 한다. 그러나 내 경험으로는 순 뻥이다.  오히려 더 혼란스럽고, 어지럽게 되기 일쑤다. 

 
여행은 몸만 가는 게 아니라, 자기도 모르는 곳에 내놓고 지내던 마음까지 추스려 함께 가야 한다는 게 스님이 일러준 여행의 의미였다. 여행을 나섰다고 해서 바깥에 버려두었던 마음이 단숨에 되돌아오지는 않는다. 몸이 떠나온 곳에 마음은 머물러 있거나 몸이 갈 곳에 마음이 횡하니 먼저 가버리기도 한다. 본문 281 

 
그럼에도 우리는 한 번은 떠나보아야 한다. 

 내 앞에 문이 놓여있다. 문은 열리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내가 과연 열수 있을까 의심이 든다. 한번도 열어보지 않은 문이기에 벽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문을 열어보기 전에는 문을 연다는 게 어려울지 쉬울지 알 수 없다. 혼자 여행을 떠나는 건 내 앞에 놓인 문을 열고 나가는 일이다. 문을 열려고 부딛쳐본 사람은 문을 열려는 시도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항상 불완전한 상태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 여행이라면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길을 걸어가는 여정은 인생과 같다.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여행을 떠난다. 배낭을 꾸린다는 것은 언제나 새로운 출발이자 도전이며,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자신이 변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여행을 통해 세상은 내가 스스로 책임지고 살아야 하는 곳임을 배우게 된다. 본문 311

 
물론 떠나지 않아도 좋다. 삶과 여행은 다르지 않으니...
여행하듯 살면 그만이다. 살아 가듯 여행하면 그만이다. 

 
여행이 늘 도피로 느껴지는 건, 도피 한번 해보지 못한 자들의 시기심을 의심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도피하라. 우리는 가끔 그렇게 도망쳐봐야만 도망치는 대상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여행이 참을 수 없는 유혹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행이 중독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중독은 겸손을 배운다는 여행의 의미에 어긋난다. 여행을 다녀와서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현실과 여행은 구별되어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떠난다고 영원히 현실로 돌아오지 않을 게 아니기 때문이다. 도피라는 것을 알고 도피한다면 그것도 괜찮다. 두려움은 호주머니 속에 잠시 넣어두라.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을 위한 부정일 뿐이다. 본문 315 

 
여행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한 것이다. 다만 여행 후 나의 일상은 전보다 훨씬 아름답고 벅찬 것이 되어 있다.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버리는 건 일상이 아니라 욕심일지도 모른다. 본문 316 

 
당장 배낭을 싸고 싶었다. 물론 배낭 대신 50키로의 짐을 싸서 스위스로 날아오긴 했다. 나는 일상과 일상을 통과하는 그 모든 것이 하나의 길고 짧은 여행이길 바란다.

 

잊지 말자.

꼭 어딘가 멀리 떠나지 않아도 내 여행은 끝난 것이 아니며

꼭 일상 생활에 머무르지 않아도 내 일상은 계속 되고 있다는 것.

 

 

2006년 9월, 에미레이트를 타고 지구 반을 돌아 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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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스톤 2
제임스 리어단 지음, 이순호 옮김 / 컬처라인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그는 광인인가, 천재인가? 

 
나는 올리버 스톤이 그 무엇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저...고통을 겪었고, 많은 경험을 했고, 생각이 많았던,  한 고민하는 그러나 방탕한 지성인일 뿐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가끔 만날 수 있는 그런 독단적이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지닌 그런 평범한(?) 사람 말이다. 물론 그의 영화들이, 그의 시나리오들은 범상하진 않다. 아름답고도 충격적인, 진실과 환상을 오가는 그의 영상과 스토리는 분명히 독보적이며 대단한 것들이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그를 천재니 뭐니 하는 것엔 손을 들어 주고 싶지 않다.

그는 ..그저 올리버 스톤일 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바로 그 올리버 스톤이란 인물이 누구인가를 조금은 알게 된다. 그리고 그의 영화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그가 작업해온 모든 영화와 시나리오 들의 뒷이야기와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듣게 되는 것이 무척 흥미롭고 감동적(?)일 것이다.

물론 나도 그 중의 하나였다.
영화는 장난이 아니다.......인생이 장난이 아니듯이...

하지만 어색한 번역으로 인해서 앞뒤 문맥이 혼란스럽고 말의 전후가 맞지 않는 곳이 한 두 군대가 아니다. 늘 제기되는 번역 문제지만... 말은 그럴 듯하지만 무슨 말인지 모를 문장이 한 둘이 아니다. 물론 올리버스톤이 모를 인간이긴 하지만, 많은 오해와 착각을 가지게 하는 번역이 아닐까 걱정된다.

또한, 이 책은 올리버를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바라보고 해석하고 그의 작품을 냉험하게 비평하기 보다는 올리버를 좋아하고 이해한 어느 팬의 글 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주관적인 글이라는 것은 아니다. 많은 객관적 자료와 인터뷰를 인용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 내용물들이 올리버를 두둔하고 편들며, 또 변명하는 글들로 가득찼다고 보인다. 

올리버 스톤의 영화를 참 좋아하는 나이지만 올리버 스톤과 그의 영화를 동일시 하고 싶진 않다.  물론 여전히 그의 영화들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그의 영화에 대한 막연히 감정적으로 반응하던 것과는 조금 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내게 있어 그는 정말...매력적이면서도... 위험한 인물처럼 보인다...ㅋㅋ 그의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나를 불편하게 했던 많은 부분들이 바로 그 점 때문이다.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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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스톤 1
제임스 리어단 지음, 이순호 옮김 / 컬처라인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그는 광인인가, 천재인가? 

 
나는 올리버 스톤이 그 무엇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저...고통을 겪었고, 많은 경험을 했고, 생각이 많았던,  한 고민하는 그러나 방탕한 지성인일 뿐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가끔 만날 수 있는 그런 독단적이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지닌 그런 평범한(?) 사람 말이다. 물론 그의 영화들이, 그의 시나리오들은 범상하진 않다. 아름답고도 충격적인, 진실과 환상을 오가는 그의 영상과 스토리는 분명히 독보적이며 대단한 것들이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그를 천재니 뭐니 하는 것엔 손을 들어 주고 싶지 않다.

그는 ..그저 올리버 스톤일 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바로 그 올리버 스톤이란 인물이 누구인가를 조금은 알게 된다. 그리고 그의 영화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그가 작업해온 모든 영화와 시나리오 들의 뒷이야기와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듣게 되는 것이 무척 흥미롭고 감동적(?)일 것이다.

물론 나도 그 중의 하나였다.
영화는 장난이 아니다.......인생이 장난이 아니듯이...

하지만 어색한 번역으로 인해서 앞뒤 문맥이 혼란스럽고 말의 전후가 맞지 않는 곳이 한 두 군대가 아니다. 늘 제기되는 번역 문제지만... 말은 그럴 듯하지만 무슨 말인지 모를 문장이 한 둘이 아니다. 물론 올리버스톤이 모를 인간이긴 하지만, 많은 오해와 착각을 가지게 하는 번역이 아닐까 걱정된다.

또한, 이 책은 올리버를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바라보고 해석하고 그의 작품을 냉험하게 비평하기 보다는 올리버를 좋아하고 이해한 어느 팬의 글 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주관적인 글이라는 것은 아니다. 많은 객관적 자료와 인터뷰를 인용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 내용물들이 올리버를 두둔하고 편들며, 또 변명하는 글들로 가득찼다고 보인다. 

올리버 스톤의 영화를 참 좋아하는 나이지만 올리버 스톤과 그의 영화를 동일시 하고 싶진 않다.  물론 여전히 그의 영화들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그의 영화에 대한 막연히 감정적으로 반응하던 것과는 조금 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내게 있어 그는 정말...매력적이면서도... 위험한 인물처럼 보인다...ㅋㅋ 그의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나를 불편하게 했던 많은 부분들이 바로 그 점 때문이다.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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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dust (Paperback, Reissue)
닐 게이먼 지음 / Harper Collins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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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Neil Gaiman의 원작 소설인데... 2003년에 내가 읽은 버전은 Charles Vess가 삽화를 그린 특별제작된 '동화'책이다. 한국에 소개된 원서나 번역서는 보지 못했다.

어른을 위한 동화...또는 판타지...(그게 그건가?) 외국인 친구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사놓은 책이었다. 영국 작가인데... 자기가 너무 아끼는 슬프고도 사랑스런 러브스토리라나?? ㅡㅡ; 

재밌었다. 스릴이나 긴장감이나 그런 건 없었지만...
그리고 뭐...동화가 그렇듯, 권선징악, 해피앤딩의 전형적 구도를 갖고 있어 조금은 시시했지만... 짧은 내용안에 나름대로 탄탄한 플롯과 복선을 깔고 있다. (내가 너무 눈치가 빨라 미리 다 알아 버렸지만 ㅋㅋ 어차피 동화라니까...ㅡㅡ;)

때로는 에로틱하고... 생각외로 끔찍하고 잔인한 장면들이 나와서, 어린 아이들이 보기엔 적절하지 않다. (그나마 이건 성인용이지만... 아동용 동화의 끔찍함도 사실 상상 이상이지. 자기보다 이쁘다고 수양딸을 죽이려는 계모나 아이들을 냄비에 넣고 끓여 먹는 마녀를 상상해 봐)


암튼 무언가 '콕'하고 찌르는 데가 있기도 하고... 결국엔 나도 좋아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책이었다.

이 글을 읽다가 우리가 너무 미국 중심의 문화에만 익숙해져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영어권이라지만 영국 문학만 접해도  미국문학과는 참 다르다.
음악...책...만화....그림... 문화.....모든게 참 다르다는 것...
어쩔 땐 전혀 새롭고 신선해서 깜짝 깜짝 놀랄 정도거덩...
'그런 게 있어?', '그런게 인기야?' '이런 것도 있네..' 머...그런거.. 

어떻게 표현할 진 모르겠지만...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하다고.......표현하면 조금 비슷할까? ㅡㅡㅋ 그리고 조금 더 낯설다고, 그래서 사실...더 매력적이라고....


사실 우린 아직 그 유럽적인 것에 낯설어 하고 무지한데, '서양문화'란 이름으로 모든 것을 '미국적'인 것으로 치환해버리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 끔찍하지 않은가?

암튼, 기회가 된다면 직접 번역해보고 싶었던 책인데, 차일피일하던 차에 영화가 제작되고 그 틈을 타서 번역서도 나와버렸다. 번역서를 읽진 않았지만, 원서도 그다지 어렵지 않으니 원문으로 읽어볼 것도 추천할만하다.  

참, 후에 영화도 봤는데, 원작에 충실해서 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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