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스케치 - 당신의 25일을 함께 할 가볍고 즐거운 드로잉 노트
박진우 지음 / 책밥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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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때는 미술학도를 꿈꿨는데 이번에 다시 연필을 잡으며 돌이켜보니 그만두길 잘한 듯 싶다. 이런 실력으로 언감생심이다. 연필을 놓은지 20여년이 되어가니 손은 한참 굳었겠지. 지금은 글쓰기, 베이킹, 요리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예전 솜씨를 발휘해서 내가 만든 요리를 그리고 싶었지만 이거, 하루이틀에 되지는 않겠다. 덜컥, 겁이 나지만 25일만 투자해 보면 조금은 나아질까. 모든 일은 역시 꾸준함이 답이다. 진득함은 방탕한 천재를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다 . 25일을 함께 즐기는 가벼운 드로잉 노트. 【1일 1스케치】를 소개한다.
시작은 스케치도구와 묘사의 차이가 있을 때 연필 쥐는 법이 자세하 나온다. 이렇게 자세히 가르쳐 주는 책은 처음이다. 기본적인 선긋기를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연습한다. 선긋기 연습 후 형태와 음영을 배우고 원근법을 알아본 다음에 복잡한 스케치에 다다른다.
요즘 색칠공부로 힐링하는 어른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컬러링 북에 빠지만 비싼 색연필에 욕심이 생긴다고 한다. 어떤 취미든 파고들면 들수록 장비 욕심이 생겨 지출이 커진다. 여기서 드로잉의 여러 장점을 꼽자면 종이와 연필이라는 간단한 도구로 취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다는 말이다. 또한 사물을 보고 그리려면 관찰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좋은 취미가 될 수 있겠다.
선긋기와 명암 넣기는 초등학교 때 배웠던 건데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그때 나는 미술에 정말 무지했는데 다정한 미술선생님이 자세하게 알려 주셨다. 부모님은 내가 미술하는 걸 반대 하셨는데 그 때 왜 미술학원에 다녔었는지, 왜 그만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물을 주구장창 그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허나 지금 명암을 넣으려니 너무 어렵다. 미술은 빛과 어둠의(음영)예술인 듯 하다. 어떻게 조명을 받는 지에 따라 사물의 생동과 모습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림을 기술적으로 잘 그린다는 건 이 명암을 숙련되게 다룬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음영조차 없는 형태잡기도 어렵다. 책에서 꽤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어 그리면서 내가 어떤 점이 부족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단계를 밟으며 이렇게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드로잉 책은 처음이었다. 책 설명대로 나처럼 그림에 관심은 있으나 어떻게 그려야 할지 감이 안오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친한 언니의 부군이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데도 드로잉을 기가막히게 잘했다. 나는 항상 부러웠다. 욕심만 앞서고 배우려고 하지 않았는데 책을 보고 한장한장 즐기면서 천천히 연습하면 될 성 싶기도 하다. 세상에 재밌는 취미가 참 많지만 제대로 배우기 어렵다. 드로잉의 기본기를 취미지만 탄탄하게 배우고 싶은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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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 위대한 여성들의 일러스트 전기 라이프 포트레이트
제나 알카야트 지음, 니나 코스포드 그림, 채아인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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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프리다

글의 시작을 어디서부터 해야 될 지 모르겠습니다. 글을 지웠다 썼다 반복하면서 기억을 더듬으려 먼 곳을 응시해 봅니다. 오래 전, 건강하지 못한 나는 꿈을 잃고 방황했어요. 아무 것도 하기 싫은 권태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나락에 떨어트렸죠. 항상 여기가, 내 마음이 지옥이 아닌가 절망했습니다. 이로부터 탈출하는 길은 죽음 뿐이라 믿는 우울이란 덫은 애써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내 걸음걸음 마다 놓여 있었어요. 구원을 바랐습니다. 사랑에서 의미를 찾아볼까, 종교가 삶을 지탱해 줄까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렸지만 헛되고 부질없는 인연은 나를 더욱 더 염세적으로 만들었어요. 나는 계속해서 작아졌고 언젠간 스스로를 좀먹는 자괴감마저 느끼지 못하도록 모르는 사이 의식이 멈추기를 기도했어요.
그 때 할 수 있는 거라곤 글을 읽고 쓰는 것 뿐이었습니다. 내가 아무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건 그것뿐이었어요. 그렇게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빌리다가 우연히 당신을 만나게 되었어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요. 하나로 이어진 듯한 진한 눈썹과 여자치곤 많은 입술 위의 수염. 사진 밖의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강렬한 시선에서 나는 생명의 힘을 느꼈습니다. 어릴 적 읽었던 멕시코 동화가 스치듯 떠올랐습니다. 당신의 얼굴에서 사막 위에 눈이 부시게 떠 있는 태양과 그 아래에서 꿋꿋하게 살아있는 선인장, 불타오르는 빨강, 강인한 수탉이 보인 건 당신이 조국을 영혼에 담아 사랑했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당신의 그림에서는 내가 본 눈부신 생명력 뿐 아니라 삶의 절망과 슬픔이 담겨 있었어요. 그래서 당신을 더욱 더 알고 싶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 다 담기에는 너무 참혹한 일들이 당신에게 자주 벌어졌던 걸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 인생을 두가지 큰 사건을 들추자면 첫번째는 골반이 부숴지는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고 두번째는 디에고 리베라와의 만남이 아닐까 싶어요. 하나는 육체를, 다른 하나는 영혼을 앗아갔으니까요. 
그림의 주제는 대부분 육체와 사랑의 상실이 아니었나 싶어요. 꼿꼿하고 아름답게 묘사된 자화상도 물론 있었지만 척추에 못이 박혀있는 체 울고있는 【부러진 척추】나 사랑에 상처받은 마음을 표현한 【단지 몇번 찔렀을 뿐: 몇개의 작은 상처】 같은 작품에서 묘한 동질감과 위로를 얻었어요. 몇달 전에 당신의 전시회에서 울면서 봤던 그림은 【헨리포드병원】이었어요. 남들은 쉽게 갖는 건강, 사랑, 아이를 어떤 사람은 평생 포기하며 살아가야만 할까요. 내가 당신이었다면 이 모든 걸 버틸 수 있었을까요. 당신처럼 상처를 그대로 응시하지 못하고 도망쳤을 거예요. 되고 싶지만 될 수 없는 나와 마주친 듯 하여 먹먹했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디에고를 나는 좋아할 수 없어요. 그는 당신의 동생하고도 바람을 피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 그림 곳곳에 그가 남아 있어 얼마나 그를 사랑했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모르겠어요. 어떤 매력이 있길래 온생을 다 바쳐도 지울 수 없는 각인을 남긴 건지. 불안과 우울로 덮힌 사랑은 예술의 영감이 되기도 하지만 개인의 삶에는 큰 어둠만 안겨주는 듯 해요.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팠을 지, 같은 여자로서 나는 그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괴로웠던 시간을 지나 나는 조금은 편안해졌어요. 나는 여전히 연약하지만 당신의 작품과 당신이 남긴 삶에 대한 통찰이 가득한 말 한마디들이 나를 좀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는 걸 알아요. 고통 안에서도 자신만의 특별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던 당신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외출이 행복했기를, 당신의 바람대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를 나 역시 바라며.

추신. 도서출판 <이종>에서 당신의 일대기를 담은 감성적이고 사랑스러운 책을 출간했어요. 당신의 팬이라면 응당 소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핑크와 당신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지만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하는 당신의 얼굴을 그린 일러스트에 묘하게 걸맞더군요. 이종의 이번 시리즈 중 버지니아 울프와 제인 오스틴을 소장하고 있는데 모두 아이들 읽기에도 좋은 듯 해요. 이렇게 다시 당신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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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으로 양식을 - 하나의 재료, 두 가지 요리! 엄마의 담백한 한식, 딸의 맛깔난 퓨전 양식 행복한 삶을 위한 건강한 레시피북 시리즈 4
윤혜신.송지연 지음 / 영진미디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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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재료로 다른 스타일의 두가지 요리를 가르쳐주는 책이 나왔다. 한식요리가인 엄마와 양식을 배운 딸의 콜라보라니 기대가 크다.
우리 엄마는 요리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적에는 엄마가 음식을 잘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요리를 싫어하는 엄마가 그래도 정성을 듬뿍 담아 해주는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나는 요리를 꽤 좋아해서 타고난 손맛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어릴 때부터 단련된 혀와 보면서 배우는 기술은 커서는 따라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내가 부엌에서 일하는 걸 못마땅해 하셔서 요리를 통해 더욱 정을 나눴을 모녀사이가 부러워진다.
한가지 재료로 두가지 재료법이 나온다는 게 책의 장점이다. 식재료를 사다놓고 어떻게 조리해야 하나 고민을 덜어준다. 보통 요리를 하다보면 같은 재료로 계속 똑같은 음식을 만들게 되더라. 또한 하나의 재료로 여러 요리를 만들 수 있으니 재료낭비를 덜 수 있다.
육류, 해물, 채소 등 상위개념으로 나누고 하위로 좀더 세세히 다루고 있는 걸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다. 빨간 글씨는 엄마요리, 초록색 글씨는 딸의 요리로 색으로도 구분해 놓았다.
레시피 설명에 들어가면 음식 제목도 색으로 구분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오른쪽 위를 보면 사용된 식재료가 표기 되어 있다. 이름이 생소한 요리는 작은 팁으로 설명해준다. 개중에 만들고 싶은 요리는 가지요리였다. 가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놀랐었다. 이렇게 선으로 만들면 정갈해 보여 초대음식으로 손색이 없고 치즈롤로 만들면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두가지 조리법을 가르쳐줘 어른과 아이들을 모두 아우를수 있으니 참 좋았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과정이 글로만 묘사가 되어서다. 간단하게라도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은 사진을 넣었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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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샐러드 - 매일 반찬으로 먹어도 맛있는 샐러드
가노 유미코 지음, 조수연 옮김 / 스타일조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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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샐러드가 건강에 좋다는 건 다들 아시죠?? 하지만 겉절이, 나물무침에 익숙한데 비해 샐러드를 매끼 먹는 건 어색하기 그지 없어요. 매번 다른 샐러드 레시피 찾기에도 어려움이 있거나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샐러드를 드시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반찬 샐러드!!!!
기본, 반찬, 안주, 따뜻한, 매콤, 차가운 샐러드로 챕터가 나뉘어져 있습니다. 상당히 다양한 샐러드가 실려 있어요. 일본 책이다 보니 생소한 재료들도 눈에 뜨이더라고요. 요리에 익숙한 분들은 대체 재료를 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 초보들을 위해 대체 재료를 각주로 넣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았답니다.
이렇게 과정이 간단하게 실려있어요. 마카로나를 좋아하는 토끼님을 위해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포인트는 요구르트 입니다!!!
제가 손이 무척 커서 엄청 많이 만들었어요;;; 하지만 토끼님은 며칠내로 후딱 다 먹었어요. 들어가는 재료가 간단한데 포인트만 잘 지키고 채소류는 추가하거나 바꿔도 상관 없을 듯 합니다. 책의 첫장에 감자샐러드가 실려 있는데 두 레시피를 믹스해서 만들어도 재밌을 듯 했어요. 어울릴만한 다른 샐러드도 서로 섞어서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어요. 마카로니도 파스타의 일종이라고 알고 있지만 토마토 파스타를 할때 곁들여 보았습니다.
이렇게 샐러드 드레싱 만드는 법도 자세히 나와 있어요. 기본이 되는 레시피들이니 숙지해두면 손님접대를 할 때 좋을 듯 합니다. 이런 드레싱은 만든 후 냉장보관하면 되니 한두가지는 일주일에 한번 만들어 놓고 꺼냈으면 번거롭지 않아 참 좋아요.
마시는 샐러드는 익숙치 않은데 채소 쉐이크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해요. 해독 주스하고도 비슷하더라고요. 저녁에 식사 대신 한잔 하면 다이어트에 좋겠습니다. 생으로 먹는만큼 재료는 신선한 게 좋다고 해요.
일본 책 답게 소소한 작은 팁들이 가득 차 있는 책입니다. 샐러드를 좋아해서 만들고픈 게 참 많았어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샐러드도 많이 실려있으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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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 WINE 술
김채정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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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좋아하세요? 저는 예전에 술을 무척 좋아했어요. 자주 많이도 마셨고 혼술을 즐기기도 했답니다. 술이 취하는 단계가 있는데 양처럼 순해지다 원숭이처럼 재주부리고 사자처럼 사나워지다 돼지처럼 추해진다 합니다. 아무래도 원숭이 단계까지만 마시는 게 좋겠죠? 요즘처럼 세상살이 어려운 시기에 집에서 한두잔은 시름을 잃고 시간을 즐기기에 좋을 듯 합니다. 특히 집에서 만든 술로요. 담금주는 요리에도 쓰이니 만들어두면 이래저래 요긴하겠습니다.
매우 다양한 술이 소개 되어 있습니다. 책 속 말대로 우리는 사계절 다양한 과일들이 나오니 계절별로 만들어 두면 과일향을 오래두고 즐길 수 있겠습니다. 베이직 가이드에서는 술에 쓰이는 여러 향신료, 감미료, 허브를 소개해주고 있어요. 향신료 등은 외국 제품이 많지만 요즘에는 많은 곳에서 수입되니 문제될 게 없겠어요.
책 내용을 관통하는 과일주 만드는 기본 방법을 가르쳐줍니다. 알기 힘든 술 거르는 시기와 방법, 보관 법 등도 자세히 가르쳐 주고 있어요. 과일마다 거르는 시기가 다 다르더라고요. 시기를 놓치면 술 맛이 변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단맛이 적어 먹기 힘들거나 먹다 남은 과일이 처치 곤란이라면 술을 만들어 두는 것도 좋겠어요.
저는 취미로 베이킹을 하는데 리큐르라거 부르는 술을 많이 써요. 오렌지, 레몬, 코코넛 등으로 만든 술인데 완성품의 풍미를 더욱 돋워 줍니다.
아마레토는 살구씨나 아몬드씨로 만든 술인데 아몬드가루를 이용한 제과에 넣으면 정말 좋습니다. 깔루아는 커피술인데 커피가 들어간 제과 품목에 많이 쓰입니다. 이런 아마레토와 깔루아를 집에서 만들 수 있다니 정말 신기했어요. 이 뿐 아니라 과일주를 만들어 리큐르 대신 쓸 수 있으니 꼭 모두 만들어 볼거예요.
도도 출판사 이지쿡 시리즈 입니다. 저는 거의 다 갖고 있는데 소장가치가 있어요. 한가지 주제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게 마음에 쏙 든답니다. 관심있는 분야의 책을 구매하시면 후회없으실 거예요.

담근 과일주로 세계여러 칵테일을 만드는 법까지 나와있어요. 선물포장법도 소개 되어 있어 손수 만든 술을 예쁘게 포장해서 선물하면 의미가 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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