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 & 브레드 - 특별한 레시피를 원하는 홈베이커들을 위한 럭셔리 홈베이킹 1
이수정 (영재맘) 지음 / 시대인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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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식빵과 건강빵 만드는 걸 무척 좋아해요. 사실 먹는 것보다 만드는 걸 좋아해서 잘 먹지 않지만 가족들이 담백한 빵을 좋아해서 즐겨 만들고 있어요. 무엇보다 재료도 간단하고 만드는 재미도 쏠쏠하죠. 독특한 레시피로 가득한 재밌는 책이 나와서 소개해 봅니다!!!!
굉장히 다양한 빵이 나와요. 여타의 제빵 책들처럼 시작은 베이킹 재료와 도구, 가정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발효방법들이 소개 되어 있어요. 책의 주요 독자인 홈베이커들을 위한 책 다운 자세한 팁이 가득합니다.
쫌 특이한 챕터가 있어서 신기했어요. 책에 나오는 부재료를 만드는 법이 따로 실려 있는데 다른 책에서 본 적 없는 레시피들이 많더라고요. 이렇게 따로 있으니 어울리는 다른 빵에도 응용할 때 쉽게 찾을 수 있어 좋겠더라고요.
오자마자 초코마블 식빵을 구웠는데 비용적 계산을 잘못해서 거대빵이 나왔습니다;;; 특이하게 필링을 제과제빵용 초콜릿이 아닌 코코아가루로 만들더라고요. 견과류를 넣으면 더 고소할 듯 하여 호두 분태를 섞어 만들었어요. 필링의 농도는 조금 되게 하는 게 성형할 때 좋겠더라고요.
이렇게 보통 빵들과는 다른 특이한 성형과 자주 접하지만 생소한 조합의 재료로 가득찬 레시피가 많이 실렸있어요.
앞서 초코마블 식빵을 실패해서 감자 베이컨 식빵을 만들었어요. 틀의 사이즈가 기재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원형 1호, 이런 식으로 쓰여 있으니 따로 검색해서 사이즈를 찾아봐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더라고요.
탈지분유는 다 떨어져서 못 넣었고 레시피에 활성글루텐은 쓰지 않는 재료라서 생략했어요. 없으면 빼고 빵을 만들어도 무방합니다. 이스트가 평소 만든 빵보다 많은 듯 하여 3그램을 줄였습니다. 물의 반을 우유로 대체하고 물을 50그램 추가했습니다.
이것은 책에 나온 성형법대로 만들었어요. 파슬리 가루가 있음 더 예쁠 것 같아서 뿌렸는데 근사했어요. 발효가 생각보다 빨라서 오븐예열시간 때문에 조금 오버된 듯 하지만 맛있게 나왔어요.

다른 빵에도 응용할수 있는 레시피와 신기한 조합의 빵이 많아요. 가정에서 즐겁게 만들어 건강하게 즐길 수 있겠습니다. 알차게 나온 책이에요. 다만 한가지, 요즘은 책의 편집이나 디자인이 중요한 부분인데 마치 국가고시 제빵시험서적 같이 살짝 뒤떨어지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하지만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열심히 만들어 결과물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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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와 빵 - 지친 영혼을 위한 소울푸드
히야미즈 기미코 지음, 이소영 옮김 / 윌스타일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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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를 좋아한다. 내가 소화가 너무 안 될 때 먹을 수 있었던 건 죽과 스프였다. 스프와 죽은 의외로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다. 음식이라는 게 정성을 다할라치면 끝이 없지만 스프나 죽은 육수를 내고 재료를 다지거나 곱게 갈고 불 조절에 신경을 써서 계속해서 타지않게 저어주어야 한다. 이렇게 정성들여 주로 아픈 사람들이 먹기 때문에 치유의 음식이라고 불리우나보다. 굳이 아프지 않아도 따끈한 스프 한 접시면 추운 겨울에 꽁꽁 언 몸과 마음이 노곤노곤하게 풀리고 속도 든든해지겠지.
나는 빵 만들기를 좋아한다. 나의 몇 안되는 취미 생활이고 그 과정에서 나는 똑같은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경험을 한다. 이 책은 빵 만드는 법이 나오지 않지만 스프에 어울리게 빵을 몽타주하는 법이 나온다. 스프를 먼저 만들어 먹어 보고 어떤 빵이 어울릴지 상상해서 만드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되겠다. 일견 살펴보니 깡파뉴, 바게트, 사워도우 등 주로 하드계열 빵이 스프와 잘 어울릴 듯 하였다. 하드계열 빵은 단순한 재료에서 최대한의 맛을 내야 되기 때문에 만들기 참 까다로운 빵이다. 담백하고 깊은 맛이 감칠맛 나는 스프와 참 잘 어울리겠다. 딱딱한 빵이 싫다면 살짝 구워 스프에 찍어먹으면 부드럽게 먹을수 있다.
굳이 육수를 내지 않아도 제철 채소와 재료를 사용하면 감칠맛이 난다는 게 책의 말이다. 특히 소금의 역할이 중요하다. 소금에도 맛이 있다. 올리브유도 각각 맛과 향이 다르듯이(좋은 올리브유는 상큼한 풀내음이 난다) 어떤 소금은 군내가 나고 어떤 소금은 갖가지 맛이 난다. 상당히 적은 양이라 맛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나 경험해 본 바로는 좋은 소금을 쓰는게 당연히 좋다. 또 스프를 만들 땐 타지 않도록 밑바닥이 두꺼운 냄비를 써야 한다. 그런 냄비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책에서 말해준다.
책은 재료가 나오는 계절에 따라 챕터가 나뉘어졌다. 풍부한 재료가 나오는 가을로 시작해서 스프가 잘 어울리는 겨울을 지나 입맛을 돋우아주는 봄을 거쳐 시원한 스프가 가득한 여름으로 마무리 된다.
책은 정말 다양한 스프와 빵에 올리는 토핑이 나온다. 익숙하고 낯설은 재료가  뒤섞여 있다.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지만 구하기 힘든 재료도 분명 있다. 걱정하지 말고 맛을 상상하여 내가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대체해 보면 또다른 맛의 재밌는 스프와 빵이 나올 것이다. 
요리를 좋아하는 나로서도 생소한 이름의 스프가 많더라. 이런 책을 읽는 경험은 스스로 울타리 친 맛의 한계를 산산히 부숴준다. 그리고 새로운 요리명을 깨우치고 다른 요리에도 응용되어 삶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스프와 빵이라면 굉장히 단순해 보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매우 풍부한 재료가 쓰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맛들이 어떠한 하모니를 만들지 정말 궁금해진다. 전날 스프를 끓여 놓고 아침에 빵을 토핑해서 먹으면 근사하고 훌륭하지만 시간은 많이 절약되는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 아침에 밥이 부담스러워 다른 음식을 먹고 싶더나 아침을 거르는 아이들이 걱정되는 부모, 재밌는 요리책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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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 땐, 나베 요리 - 쉽고 빠르고 건강한 나베 요리 레시피!
이와사키 게이코 지음, 이소영 옮김 / 윌스타일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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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날이 쌀쌀할 때는 뜨끈한 국물이 간절하다. 가정에서 국물요리를 맛있게 하려면 우선 육수를 따로 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바쁜 사람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런 분들에게 초스피드로 영양을 꽉 채운 나베요리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나와 소개해 본다.
이번에 처음 안 사실인데 나베는 냄비라는 뜻으로 나베요리는 냄비요리를 뜻한다고 한다. 나는 나베요리라면 응당 국물이 들어있어야 한다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책을 둘러보니 국물이 없는 냄비요리도 들어 있다. 하나의 선입견이 깨졌다.
냄비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요리만 보고 있어도 차가운 겨울에게 받은 상처가 치유가 될 듯 하다. 따뜻한 요리가 소화 되면서 훈훈함이 온몸에 퍼친다. 독감이 극성으로 유행하고 있는데 이런 치유 음식은 우리 일상에 꼭 필요하다!!!!! 몸과 마음이 아플수록 더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
챕터 1은 초스피로 5분 안에 만들수 있는 나베요리, 챕터 2는 버리는 재료 없이 알뜰하게 만드는 나베요리, 챕터 3은 밤늦게 먹어도 살찌지 않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칼로리 낮은 나베요리, 챕터 4는 특별한 날에 멋있고 근사하게 만드는 나베요리를 소개해 주고 있다.
본격적으로 요리에 들어가기 앞서 여타의 요리책과 같이 재료 손질법을 알려준다. 재료를 다듬어 냉동해 놓으면 조리 시간을 단축 할 수 있어 좋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맞벌이 부부에게는 참 좋겠다. 요리에서 재료 손질 시간이 만만치 않게 들기 때문이다.
냄비요리에 쓰이는 다양한 조미료와 향신료를 소개해준다. 조미료와 향신료는 국물 맛을 낼 때 쓰고 소스는 찍어 먹을 때 주로 쓰인다. 시판 소스뿐 아니라 뒷장을 넘기면 수제 양념 만드는 법고 나온다. 번거로운 게 싫고 시간이 없다면 시판 소스를 편하게 사용하고 나만의 소스를 만들고 싶다면 소개해주는 레시피를 이용해 보면 좋겠다. 
국물요리에는 다양한 사리를 넣어 먹을 수 있다. 나베요리를 다양하게 즐기는 팁을 알려준다. 다만, 살이 찌는 게 걱정이라면 이 팁은 마음 속으로만 간직하는게 좋겠다.
요즘 혼밥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외로운 시절이다. 그 추세에 발 맞춰 책의 모든 레시피는 1인분 기준이다. 두명이 먹을 때는 두배로 만들어 먹으면 되니 고민할 필요가 없다. 
챕터 1에서는 냉동재료와 통조림으로 간단히 만드는 나베요리가 소개되어 있다. 대부분의 나베요리에는 채소가 풍부하게 들어간다. 때문에 따로 육수를 내지 않고 제철 채소를 끓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국물이 나온다는 게 책의 말이다. 일견 일리있는 말이나 요리를 더욱 풍부하게 즐기고 싶다면 채소 육수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나는 만두전골을 좋아하는데 만두나베가 있어 반가웠다. 인스턴트 만두도 맛있지만 손만두를 만들어 냉동한 후 틈틈이 나베요리를 해 먹으면 정말 맛있겠다.
챕터 2에서는 알뜰하게 나베요리를 즐기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1인 레시피고 혼자 먹는 걸 전제로 하기 때문에 재료가 많이 남을 수 있다. 이런 면때문에 1인 가구는 재료를 사는 걸 꺼려한다. 이 챕터에서는 구입한 재료에 따라 다양한 나베요리를 소개해준다. 예를 들면 닭다리를 샀다면 닭다리가 들어가는 요리를 서너개 소개한다. 1인 레시피니 한끼를 깔끔하게 뚝딱 비우고 다음날에는 같은 재료로 다른 요리를 해 먹으면 음식물쓰레기가 나오지 않겠다. 
챕터 3에서는 밤에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건강한 나베을 소개한다. 책의 모든 요리에는 칼로리가 기재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칼로리는 면이나 밥이 포함되지 않는다. 탄수화물을 같이 먹으면 칼로리가 급격히 올라가는 건 상식이니 살 찌는게 걱정 된다면 면과 밥은 같이 먹지 않는 게 좋겠다. 이 챕터에서는 주로 맑은 국물의 담백한 요리가 실려있는데 놀랍게 닭갈비가 포함되어 있었다. 채소가 많이 들어가고 닭고기라 칼로리가 낮은 듯 하다. 이 챕터의 요리를 목적에 맞게 제대로 즐기려면 앞서 말했듯이 탄수화물은 금지다. 개의치 않다면 남은 국물에 밥이나 면을 볶아 먹어도 좋겠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특이한 냄비요리를 소개한다. 개중 퐁듀요리가 독특해서 사진을 찍어봤다. 
모든 요리는 혼자 먹어도 좋지만 손님맞이에도 손색이 없다. 일본에서 온 책이라서 그런지 생소한 재료가 눈에 보인다. 대체할 수 있는 재료를 같이 소개했다면 더 좋았을 듯 쉽다. 간단한 레시피라서인지 과정 사진이 없어서 요리초보에게는 자칫 어렵게 다가 올 수도 있는게 아쉬운 점이다. 요리는 어떻게 응용하는 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책의 레시피를 기본으로 하고 나만의 나베을 완성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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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스케치 - 당신의 25일을 함께 할 가볍고 즐거운 드로잉 노트
박진우 지음 / 책밥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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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미술학도를 꿈꿨는데 이번에 다시 연필을 잡으며 돌이켜보니 그만두길 잘한 듯 싶다. 이런 실력으로 언감생심이다. 연필을 놓은지 20여년이 되어가니 손은 한참 굳었겠지. 지금은 글쓰기, 베이킹, 요리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예전 솜씨를 발휘해서 내가 만든 요리를 그리고 싶었지만 이거, 하루이틀에 되지는 않겠다. 덜컥, 겁이 나지만 25일만 투자해 보면 조금은 나아질까. 모든 일은 역시 꾸준함이 답이다. 진득함은 방탕한 천재를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다 . 25일을 함께 즐기는 가벼운 드로잉 노트. 【1일 1스케치】를 소개한다.
시작은 스케치도구와 묘사의 차이가 있을 때 연필 쥐는 법이 자세하 나온다. 이렇게 자세히 가르쳐 주는 책은 처음이다. 기본적인 선긋기를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연습한다. 선긋기 연습 후 형태와 음영을 배우고 원근법을 알아본 다음에 복잡한 스케치에 다다른다.
요즘 색칠공부로 힐링하는 어른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컬러링 북에 빠지만 비싼 색연필에 욕심이 생긴다고 한다. 어떤 취미든 파고들면 들수록 장비 욕심이 생겨 지출이 커진다. 여기서 드로잉의 여러 장점을 꼽자면 종이와 연필이라는 간단한 도구로 취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다는 말이다. 또한 사물을 보고 그리려면 관찰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좋은 취미가 될 수 있겠다.
선긋기와 명암 넣기는 초등학교 때 배웠던 건데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그때 나는 미술에 정말 무지했는데 다정한 미술선생님이 자세하게 알려 주셨다. 부모님은 내가 미술하는 걸 반대 하셨는데 그 때 왜 미술학원에 다녔었는지, 왜 그만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물을 주구장창 그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허나 지금 명암을 넣으려니 너무 어렵다. 미술은 빛과 어둠의(음영)예술인 듯 하다. 어떻게 조명을 받는 지에 따라 사물의 생동과 모습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림을 기술적으로 잘 그린다는 건 이 명암을 숙련되게 다룬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음영조차 없는 형태잡기도 어렵다. 책에서 꽤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어 그리면서 내가 어떤 점이 부족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단계를 밟으며 이렇게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드로잉 책은 처음이었다. 책 설명대로 나처럼 그림에 관심은 있으나 어떻게 그려야 할지 감이 안오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친한 언니의 부군이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데도 드로잉을 기가막히게 잘했다. 나는 항상 부러웠다. 욕심만 앞서고 배우려고 하지 않았는데 책을 보고 한장한장 즐기면서 천천히 연습하면 될 성 싶기도 하다. 세상에 재밌는 취미가 참 많지만 제대로 배우기 어렵다. 드로잉의 기본기를 취미지만 탄탄하게 배우고 싶은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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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 위대한 여성들의 일러스트 전기 라이프 포트레이트
제나 알카야트 지음, 니나 코스포드 그림, 채아인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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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프리다

글의 시작을 어디서부터 해야 될 지 모르겠습니다. 글을 지웠다 썼다 반복하면서 기억을 더듬으려 먼 곳을 응시해 봅니다. 오래 전, 건강하지 못한 나는 꿈을 잃고 방황했어요. 아무 것도 하기 싫은 권태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나락에 떨어트렸죠. 항상 여기가, 내 마음이 지옥이 아닌가 절망했습니다. 이로부터 탈출하는 길은 죽음 뿐이라 믿는 우울이란 덫은 애써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내 걸음걸음 마다 놓여 있었어요. 구원을 바랐습니다. 사랑에서 의미를 찾아볼까, 종교가 삶을 지탱해 줄까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렸지만 헛되고 부질없는 인연은 나를 더욱 더 염세적으로 만들었어요. 나는 계속해서 작아졌고 언젠간 스스로를 좀먹는 자괴감마저 느끼지 못하도록 모르는 사이 의식이 멈추기를 기도했어요.
그 때 할 수 있는 거라곤 글을 읽고 쓰는 것 뿐이었습니다. 내가 아무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건 그것뿐이었어요. 그렇게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빌리다가 우연히 당신을 만나게 되었어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요. 하나로 이어진 듯한 진한 눈썹과 여자치곤 많은 입술 위의 수염. 사진 밖의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강렬한 시선에서 나는 생명의 힘을 느꼈습니다. 어릴 적 읽었던 멕시코 동화가 스치듯 떠올랐습니다. 당신의 얼굴에서 사막 위에 눈이 부시게 떠 있는 태양과 그 아래에서 꿋꿋하게 살아있는 선인장, 불타오르는 빨강, 강인한 수탉이 보인 건 당신이 조국을 영혼에 담아 사랑했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당신의 그림에서는 내가 본 눈부신 생명력 뿐 아니라 삶의 절망과 슬픔이 담겨 있었어요. 그래서 당신을 더욱 더 알고 싶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 다 담기에는 너무 참혹한 일들이 당신에게 자주 벌어졌던 걸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 인생을 두가지 큰 사건을 들추자면 첫번째는 골반이 부숴지는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고 두번째는 디에고 리베라와의 만남이 아닐까 싶어요. 하나는 육체를, 다른 하나는 영혼을 앗아갔으니까요. 
그림의 주제는 대부분 육체와 사랑의 상실이 아니었나 싶어요. 꼿꼿하고 아름답게 묘사된 자화상도 물론 있었지만 척추에 못이 박혀있는 체 울고있는 【부러진 척추】나 사랑에 상처받은 마음을 표현한 【단지 몇번 찔렀을 뿐: 몇개의 작은 상처】 같은 작품에서 묘한 동질감과 위로를 얻었어요. 몇달 전에 당신의 전시회에서 울면서 봤던 그림은 【헨리포드병원】이었어요. 남들은 쉽게 갖는 건강, 사랑, 아이를 어떤 사람은 평생 포기하며 살아가야만 할까요. 내가 당신이었다면 이 모든 걸 버틸 수 있었을까요. 당신처럼 상처를 그대로 응시하지 못하고 도망쳤을 거예요. 되고 싶지만 될 수 없는 나와 마주친 듯 하여 먹먹했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디에고를 나는 좋아할 수 없어요. 그는 당신의 동생하고도 바람을 피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 그림 곳곳에 그가 남아 있어 얼마나 그를 사랑했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모르겠어요. 어떤 매력이 있길래 온생을 다 바쳐도 지울 수 없는 각인을 남긴 건지. 불안과 우울로 덮힌 사랑은 예술의 영감이 되기도 하지만 개인의 삶에는 큰 어둠만 안겨주는 듯 해요.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팠을 지, 같은 여자로서 나는 그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괴로웠던 시간을 지나 나는 조금은 편안해졌어요. 나는 여전히 연약하지만 당신의 작품과 당신이 남긴 삶에 대한 통찰이 가득한 말 한마디들이 나를 좀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는 걸 알아요. 고통 안에서도 자신만의 특별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던 당신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외출이 행복했기를, 당신의 바람대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를 나 역시 바라며.

추신. 도서출판 <이종>에서 당신의 일대기를 담은 감성적이고 사랑스러운 책을 출간했어요. 당신의 팬이라면 응당 소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핑크와 당신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지만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하는 당신의 얼굴을 그린 일러스트에 묘하게 걸맞더군요. 이종의 이번 시리즈 중 버지니아 울프와 제인 오스틴을 소장하고 있는데 모두 아이들 읽기에도 좋은 듯 해요. 이렇게 다시 당신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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