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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 것도...
결국 돌고도는 느낌이 든다....
공지영 씨의 "괜찮다 다 괜찮다"를 읽으며....
다시 한 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읽고 싶어졌다...
사실 분명.. 20살때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 기회에 구입해서 읽어보면서...
20살이 읽기는 아니 이해하기는 너무 어려운 책이 아니었나 싶었다...
나는 그냥 공지영씨가 좋아서..
아님 이런 페미니즘 문화에 막연한 동경이 있지는 않았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결혼이라는 것에 환상을 가진 여성들에게...
환상을 쨍그랑 깨어버리는.... 과연.. 여성은 어떤 존재로 사회에서 인식되고 살아가야 하는가에 의문을 갖게 하는 책이다....
책은 경혜, 혜완, 영선의 3명의 여성의 이야기로 결혼이라는.... 결국 여성들이 찾아야할 자아상에 대해 그리고 있다...
어쩌면 정이현 씨의 <달콤한 나의 도시>와 조금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에선 은수, 유희, 재인의 30대에 사랑을 하고 결혼에 대해 신선하게 접근하는 느낌이 강했다면...
이 책은 <달콤한 나의 도시>보다는 결혼 생활을 조금 더 어둡게 그리고 있는 것 같다....
경혜는 결혼을 했으나... 그냥 조건에 맞는 남자를 골라... 자기 남편이 바람을 피더라도 눈감아주며...
현실에 맞춰 살아가는 평범한 주부이다....
겉으로 보기엔 가장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내실 없는 결혼 생활을 보여준다..
혜완은 투쟁적인 여성상이다... 자신의 책임으로 아이가 죽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아슬아슬한 결혼 생활을 마감하기로 결정하고 이혼을 한다.... 그녀는 그녀가 하고싶은 대로 한다는 느낌은 주지만...결국 홀로 서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주체할 수 없는 고독감을 느끼게 해준다.
영선은... 감독인 남편을 열심히 뒷바라지 하며... 결혼 생활을 유지했지만.. 결국 자살을 시도할 만큼...
나약한 사람으로 변하게 된다...
분명 셋은... 대학 때부터...
많은 것을 꿈꾸고...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여성들이었는데....
10년 후의 그녀들의 모습은 한없이 초라하게 보인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로 봐야하는지 모를만큼...
많은 여성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
모든 결혼생활이 이렇다는 것이 아니라...
여성 스스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만들어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말해주는 책이다...
지금 읽으니.. 조금 더 이해가 되는데..
10년 후 아니 5년 후에 읽으면 더 느낌이 오려나??
20살에 이 책을 읽었던 나의 모습을 그려보며... 그냥 웃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