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등등의 연애
김표고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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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한두번의 연애를 해본 경험은 가지고 있을것이다. 첫번째 만난 사람과 부부의 연을 맺은 이들도 있겠지만 몇번의 만남을 가진 뒤에야 느즈막한 결혼을 한 이들도 있을테고. 나역시도 15년전 자유를 외치던 솔로의 길을 접고 이세상 오롯이 나만을 위해줄 내편을 만났었다. 몇번의 연애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부부의 인연을 맺은 지금의 남편. 흔히들 말하는 연애결혼을 한 것이다.

나와 같이 평범하지만 특별한 연애를 거쳐 부부의 연을 맺은 두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기타등등의 연애]. 카카오 브런치 누적수 88만 인기 연애코믹 에세이다. 작가의 연애경험이 그대로 담긴 책은 서툰연애와 아픈 이별을 겪기도 한 우리들의 이야기와 무척 닮은 모습이다.
무엇보다 공감하며 읽었던 것은 지금이야 피식 웃을수 있는 지나간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혼자만의 설레는 감정속에서 울고 웃던 시간들과 헤어짐에 아프지만 아련한 첫사랑의 순수한 기억들이 책을 읽으며 잠시 떠올랐다.

 

 



다른이의 부탁도 거절하지 못할 정도로 소심하고 100번의 소개팅의 실패에도 자신에게 맞는 사람을 찾고있는 그녀 김표고.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하며 모든걸 해주고싶은 로맨티스트지만 돌아서는 연인을 잡지못하는 남자 최곰.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듣고 공연도 함께 즐길수 있는 연인을 기다리던 그들이 트위터를 통해 만나게 된다. 알콩달콩 그들이 이뤄가는 연애의 일상이 너무도 다정하게 따뜻하게 그려져 부럽기도 하고 소심한 성격탓에 싸우지 않는다는 작가의 말보다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그들의 싸우지 않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를 할수록 스쳐 지나갔을 듯한 순간이 참 많았군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우연인 거 같지만 우리는 너무 닮아있어서 언젠가 만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었을 거라고. 서로 떨어져 있지만 같은 것을 보고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쩌면 같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서로를 그리워했을 거라고요. 그저 스쳐 지나가지 않고 결국엔 만나서 참 다행입니다. (181p)

 

 



캐릭터들조차 따뜻하게 느껴지는 [기타등등의 연애]. 책을 읽으며 우리집 십대의 딸과 아들이 하게될 연애는 어떤 이야기를 그려갈지, 그리고 김표고와 최곰같이 따뜻하고 예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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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일대의 거래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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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나는 중년의 나이가 지나 노년에 이르게 되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지않을까란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던것 같다. 지켜야할 가족이 생기고 소중한 사람들이 하나둘 생기는 중년의 나이가 되니 삶에 대한 집착은 더욱 강해진다. 
그렇기에 프레드릭 배크만의 [일생일대의 거래]를가슴 먹먹하게 읽은듯 하다.
가족의 이야기는 가슴에 잔잔한 진동을 울린다.
배크만의 소설에는 늘 가족이야기가 담겨있다. 화목한 가족, 또는 그렇지못한 가족의 이야기까지 그래서인지 그의 소설을 읽을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질때가 많았다.

[일생일대의 거래]는 한 생명을 구하기위해 자신을 희생한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사업가로 성공해 부를 이루었지만 암을 선고 받은 한남자. 가족과 함께하지 못한 삶을 후회하는 그가 병원에서 만난 한 여자아이로 인해 사신과 일생일대의 거래를 하게된다.

1초는 항상 1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한 가지가 그 1초의 가치다. 모두가 항상 줄기차게 협상을 한다. 날마다 인생을 걸고 거래를 한다. 이게 내 거래 조건이었다.(99p)

 

 



소설을 읽으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란 생각을 했다. 분명 암을 선고받았지만 나의 가족도 아닌 타인을 위해 자신의 존재자체가 지워진다니 나로서는 어려운 선택이 될듯싶다.
100페이지 남짓한 굉장히 짧은 소설이지만 오랜 여운을 남겨주는 꽤나 무거운 소설. 따뜻한 그림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일생일대의 선택].
다만 감정선이 따라가다 멈춰버리게 만든 짧은 분량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배크만의 또다른 소설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이 생각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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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이름 정하기
이랑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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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보편적인 인간의 삶을 그리고 이야기하는 소설을 좋아한다. 가까이 볼수 있는 이웃의 이야기나 어쩌다 소설속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모습을 발견할때는 공감하며 웃기도하고. 

하지만 가끔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소설속 세상은 읽는내내 나의 생각의 깊이를 요하는 경우가 있다. 이랑작가의 [오리이름 정하기]가 그런 소설이 아닐까싶다. 


이랑작가는 페미니즘에 관련된 책을 읽으며 알게된 작가다. 본명일까싶었던 이름부터 특이했지만 무엇보다 만화를 그리며 정규앨범도 발표하고 영화와 뮤직비디오,웹드라마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있는 그녀의 프로필이 눈길을 끈다.

거기다 눈길을 끄는 경력만큼 젠더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만화와 에세이로 담아낸 이랑작가. 그녀의 첫번째 소설인 [오리이름 정하기]는 12편의 다양한 형식의 단편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짧은 문장에 가독성이 좋아 술술 읽히지만 읽고난뒤 한번 더 생각해야 했던 단편들. 

신들의 세계로 직장인들의 삶을 풍자한 [오리이름 정하기].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어버린 단역배우의 삶을 그린 [똥손좀비], 옆집으로 잘못 배달된콘돔택배상자에 얽힌 에피소드를 담은 [이따 오세요]등 작가의 다양한 시선과 엉뚱한 상상력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그중 식인바이러스가 사람들을 공격하는 세상속 자신의 집안에서 일상을 이어가던 두남녀의 이야기인 [하나, 둘, 셋]은 어떻게든 인간으로 살아남길 원하는 사람들의 생존을 그린 좀비영화에 익숙했던 나에겐 무척 흥미로웠다.

 

 


좀비 영화 보면, 주인공이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잖아. 나는 그런 게 이해가 안 됐거든? 만약에 온 세상 인구의 99퍼센트가 좀비가 되어버렸다면, 빨리 좀비가 돼서 편하게 아무 걱정 없이 으어어 하면서 돌아다니는 게 낫지 않아? 계속 사람으로 있으려고 하니까 힘든 거 아니야?(21p)


홀로그램표지부터 제목과 3부로 나뉜 12편의 단편까지 평범한듯 독특했던 이야기들. 참 묘한 맛을 가진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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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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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적도 부근의 나라 캄보디아. 열대기후로 일년내내 더운 나라의 작은 호텔 원더랜드에는 고복희가 살고있다.
중학교 영어선생이었지만 지금은 호텔사장인 반백살의 고복희. 세상을 떠난 남편과의 퇴직하면 남쪽나라에서 살자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원더랜드란 호텔을 운영중이다. 하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뜸한 호텔의 상황은 순탄치 않고 호텔직원인 린의 권유로 한국인에 한해 한달 장기투숙객을 모집하게된다.

문은강작가의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가 만들어낸 고복희란 캐릭터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원칙주의자면서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 무뚝뚝한 고복희의 성격탓에 호텔운영은 쉽지않지만 나름 정당한 논리와 소신대로 삶을 살고있다. 어쩌면 평생 영어교사로 퇴직하고 연금을 받고 살았을지도 모를 그녀를 다른세계로 이끌어낸건 남편 장영수다. 남들과는 다른 그녀를 있는 그대로 사랑했던 장영수.
고복희역시 결혼전 토요일밤마다 함께 디스코텍에 가서 신나게 춤을 추는 장영수와는 달리 꼿꼿이 앉아만 있던건 춤을 좋아하는 연인에 대한 자신만의 사랑하는 방식이 아니었을까싶다.

한국판 [오베라는 남자]라는 호평답게 독특하고 개성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지지만 새만금 사업으로 정부와 주민들의 충돌, 성공을 꿈꾸던 최상민이 낯선땅에 사기를 당하고 빽도 능력도 없이 백수로 지내고 있는 20대의 박지우등 불평등한 사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칙이 지켜지지않는 사회. 어쩌면 고복희가 정한 규칙과 원칙을 지키는 원더랜드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사회가 아닐까.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는 문은강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 하는데 재미와 감동과 따뜻한 위로까지 담긴 소설이다. 

누군가는 남았고 누군가는 버려졌다. 선택받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분명하게 나뉘었다. 사람들은 살아남은 자가 되기 위해 애썼다. 그들을 두렵게 하는 건 실체가 보이지 않는 불안이었다. 어떤 방식으로 공격할 것인지 알려준다면 몸을 숨길 방책을 마련할 텐데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1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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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 - 가짜 약부터 신종 마약까지 세상을 홀린 수상한 약들
박성규 지음 / Mid(엠아이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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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약학을 전공했다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약국에 없는 약이야기>. 
아플때마다 진료받은 병원의 처방전을 내고 약국에서 약을 받기만 했을뿐. 나처럼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자주 접하면서도 잘 알수없는 것이 약이다. 그래서 더더욱 약국에서나 받을수밖에 없었던 약에 관한 이야기라니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다. 의사나 약사나 관련업계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전문용어가 잔뜩 담긴 그런 책이 아니다.
<약국에 없는 약이야기>는 일반적인 약국에서는 절대 볼수 없는 약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영원히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과 가짜약이 약의 시초가 되었다 이야기한다.
의약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고대 이집트의 주술이나 치유의 주문은 인간의 심리와 가짜약에 대한 믿음인 플라시보 효과로 많은 환자들이 위안을 받고. 심리적인 영향을 주는 종교나 신의 대한 믿음이 만든 황당한 치료법이나 합리적인 의학이 싹트기 시작한 고대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와 현자의 돌을 찾기위한 연금술사까지 1부에서는 약의 시초와 역사를 담아냈다.

코카콜라는 1886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되었는데, 당시의 코카콜라는 미국의 모르핀 중독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일상적인 음료수가 아닌 일종의 약품이었다. 1800년대 말, 미국은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였고, 전쟁 중 약으로 사용하던 모르핀에 중독된 환자들이 상당히 많았다. 코카콜라의 '코카'가 암시하듯 처음 출시되었을 당시의 코카콜라에는 코카인이 함유되어 있었다.프라이슐이 아편에 중독되었을 때 중독 치료를 위해 프로이트가 코카인을 권유하였던 것처럼 코카인은 각성효과덕분에 질병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줄 획기적인 신약으로 여겨졌다. (207p)

읽을수록 더욱 재밌어지는 2부에서는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 마약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인류최초의 진통제라 하는 아편에서 부터 만병통치약이자 기발한 신약으로 여겼던 코카인, 전쟁의 대상이 되었던 대마와 한때 20세기초 국민 각성제로 독일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필로폰. 담배는 약이 아닌 기호식품으로 살아남고 아편과 코카인, 대마, 필로폰이 나쁜약인 마약으로 규제되어지는 과정들속 에피소드는 수록된 사진과 그림을 통해 더욱 흥미롭게 읽힌다.

약학을 전공한 필자와는 달리 관련지식이 없는 독자가 읽기에도 가독성이 정말 좋은 책이 아닌가싶다. 사람을 살린 약, 세상을 홀린 약, 그리고 세상을 바꾼 다양한 약의 이야기. 우리가 몰랐던 <약국에 없는 약의 이야기>는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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