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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와 세상을 풍미한 사기꾼들
이윤호 지음 / 박영스토리 / 2019년 7월
평점 :

사기꾼에 관한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희대의 사기꾼을 다룬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나 드라마가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영화를 재미있게 볼때마다 불편한 마음 한켠도 있었다.
머리도 좋고 외모도 훤칠한 주인공의 활약이 유쾌하게 전개되는 모습에 사기를 당한 사람들의 모습이 외면되고 있지는 않나란 생각과 범죄자를 너무 미화하고 있는건 아닌지란 생각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사건사고를 다루는 리얼리티 드라마나 뉴스를 통해 봐왔던 범죄자인 사기꾼의 모습이 훨씬 더 생생하게 느껴지지않았나싶다. 갈수록 사기수법이 교묘해지고 치밀해지는 사기꾼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피해자들의 모습. 누군가는 아직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것이다. 사기꾼은 분명 없어져야 할 사회악이다.

[세기와 세상을 풍미한 사기꾼들]은 세상을 뒤흔들었던 유명했던 실제 사기꾼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중엔 우리가 알고있던 이야기도 있지만 대체로 생소한 이야기가 더 많은듯 하다.
비운의 공주나 재벌가의 혼외자식으로 신분을 사칭한 사기꾼들의 이야기나 에펠탑,브루클린,타지마할묘를 팔아먹은 사기꾼들의 이야기, 립싱크로 그래미상을 받은 밀리 바닐리, 명화인 모나리자의 행방에 대한 미스터리를 다룬 이야기, 종교를 이용해 간절하고 절박한 사람들의 마음을 악용해 사기를 치는 이야기까지. 뛰어난 외모와 능력을 가지고 독특하고 때론 허무맹랑한 방법으로 사람을 속이는 다양한 사기꾼들의 모습을 담았다.
무엇보다 다단계 금융사기라 칭하는 폰지사기의 대명사가 된 찰스 폰지의 이야기를 제일 재미있게 읽은듯하다. 2000년대 초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피라미드 사기사건인 조희팔사건이 생각나서다. 찰스폰지와 비슷한 사기방식이던 이사건은 피해금액이 어마어마하고 중국으로 도피한 조희팔로 인해 자살한 다수의 피해자까지 있었던 사건으로 이후 영화까지 제작되었었다.

맥그레거의 약속에는 매우 불확실하고 의뭉스러운 구석이 많았는데도 숱한 은행원, 의사, 군인들까지 그의 비상식적인 허풍에 속아 넘어갔다. 과연 그 까닭은 대체 무엇일까? 재정 사기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바로 피해자들의 속성, 기질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피해자들은 지나치게 사람을 잘 믿고, 위험이나 모험을 기꺼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높으며, 특히 교육을 많이 받은 피해자들일수록 자기들만이 배타적이고 특별한 집단의 일부라는 소속감을 강렬히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255p)
가까운 지인역시 다단계사기로 피해를 본적이 있고 또한 보이스피싱이나 중고거래사이트에서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을 보며 어떻게 그리 쉽게 당할수 있는지 늘 이해하지 못했었다.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고 뛰어난 언변과 용모로 신뢰를 쌓고 계획적으로 접근하는 사기꾼들. 세기와 세상을 풍미한 사기꾼들의 저자의 말대로 인간의 탐욕과 지나친 욕망이 존재하는 한 피해가기 힘든 사회악이 아닐까싶다.
세기와 세상을 풍미한 희대의 사기꾼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