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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라이징
토머스 해리스 지음, 박슬라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9월
평점 :

<양들의 침묵>이라는 영화속 한니발 렉터는 작가가 미국에서 실존했던 연쇄살인마를 모티브로 만들어낸 인물이라한다.
정신과의사이자 식인습관이 있는 한니발 렉터는 영화속 앤소니 홉킨스의 연기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이었다. 일말의 죄책감도 없는 냉혈한 살인마에다 살해한 사람의 인육을 먹는 한니발 렉터. 무엇이 그를 광기어린 살인마로 만들었는지 프리퀄소설인 <한니발 라이징>을 통해 이야기한다.
토머스 해리스의 3대 스릴러 걸작중 하나인 <한니발 라이징>은 연쇄살인마 한니발 렉터의 어릴적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살인마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지방의 유서깊은 렉터가문에 태어난 한니발은 어려서부터 천재적인 두뇌와 재능으로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그러나 2차세계대전에 의해 부모와 자신이 존경하던 가정교사인 자코브을 잃고 하나뿐인 어린 여동생 미샤만이 남게된다. 그후 독일 나치에 협력하며 약탈을 일삼던 그루타스일행에게 잡힌 한니발과 미샤. 배고픔을 참지못해 결국 인육까지 먹던 그루타스일행은 어린 미샤마저 잡아먹게 되고 그 장면을 목격한 한니발은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전쟁의 폐허속에서 살아남았던 어린 한니발을 괴물로 만든것은 무엇일까?
"작은 소년 한니발은 1945년에 어린 여동생을 구하려고 했던 그 겨울에 죽어버렸어. 미샤와 함께 그 애의 마음도 죽어버린 거지.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인간일까? 지금으로서는 뭐라 적절히 표현할 말이 없군. 더 나은 단어가 없으니, 괴물이라고 불러야겠지."(405p)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한니발의 성장이 정상적일수 없다는건 당연했다.
기억을 닫아버린 한니발이 삼촌인 로버트 렉터와 그의 부인인 레이디 무라사키의 보살핌으로 뛰어난 의학도가 되어 정상적인 삶을 살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날의 약탈자중 한명과 우연히 마주치며 기억이 되살아난 한니발의 살인폭주는 우아하고 지능적이어서 더 소름끼치며 공포스럽게 느껴진다.
소설은 유년시절 끔찍한 사건을 겪는 한니발의 모습을 담은 1부와 약탈자들을 찾아가 복수를 하는 의대생 한니발의 이야기인 2부, 3부에서는 살인을 즐기는 한니발의 모습을 담아냈다.
읽을수록 관찰과 분석만으로 상대를 파악하던 영화속 한니발 렉터의 뛰어난 감각과 통찰력이 떠오르고 사람을 죽이고 요리를 해먹는 기괴함까지 생각나 그의 유년시절이 마냥 안타깝지만은 않았다.
전쟁이 잔인한건 인간의 악한본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전쟁중 살기위함이라는 미명아래 행해지는 잔인하고 무자비한 행위들. 소설 <한니발 라이징>은 그런 인간의 잔인함을 보여준 소설이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