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2 - 하루 5분 국민 영어과외 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2
김영철.타일러 라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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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힛 김영철 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1권을 프리패스 하고 2권부터 공부하는 센스, 물론 2권도 지난 달 부터 시작했어야 하는데 zhàngfu (중국어로 신랑의 의미함) 2주하고도 1주 더해 3주 아프고 계속 아파, 출근도 안하고 잠을 자고 병원을 가니까 불도 못 켜고 덩달아 조용히 있어야 하는 바람에 공부는 커녕 학습지도 한 장을 못했다. 근데 교재는 정말 좋다. 하나하나 팟캐스터와 연동을 해놓아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건 물론이고 하루에 5분 한 문장 공부를 하는거니까 어렵지도 않고, 이상하게 이해가 잘된다. 왜 잘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정말 잘 된다.

 

라고 말했는데 공부한지 일주일이 되어보니까 잘 되는 이유가 있어요, 팟캐스트에서 5분강의로 짧게 정말 요점만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 것도 있고, 문장을 쪼개서 어떤 부분별로 기억을 해야 나중에 대화를 할 때 하나의 문장이 완성이 되는지 제대로 이해가 되더라구요, 지금 2권부터 보고 있는데 2권 다 보고 나면 1권 보고, 3권도 공부할 예정 (토익은 이렇게 버리나요? 싶지만 이렇게 공부하고 토익책을 보는게 좀 더 문장이 눈에 잘 들어오긴 하더라구요, 물론 단어가 다르다는 차이가 있긴하죠?)

 

김영철, 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1권이 파란색, 2권이 노락색, 3권이 빨간색으로 디자인 되어 있고, 2권을 받아보니까 부록으로 영어회화 문장이 담겨져 있는 벽보 포스터도 받았는데 어디다 붙여 놔야 잘 볼지 대략 난감 오리무중 '-'? 도서 자체가 좀 두껍죠? 하루에 한 문장씩 공부한다고 해도 약 150문장 정도 되는데

앞에는 라디오에서 영어로 대화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는 사연을 가지고 김영철과 타일러쌤이 문장을 만들어 보며 이렇게 하는게 맞을까요? 대화를 주고 받는다면

 

뒷 장에는 올바른 문장과 문장을 끊어서 암기할 수 있도록 정리를 해놓고, 팟캐스트를 함께 들으면 숙어를 활용해서 실제 미국에서 대화를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화법을 공부할 수가 있더라구요. 보통 우리는 문법 위주, 단어 위주로 공부를 하니까 현지에 가면 막상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있잖아요? 김영철, 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는 레알 현지 #영어회화 공부를 하기에 좋아요

 

외국어를 배우면 말만 배우는 것은 아니예요. '글도 배운다?' 이 얘기도 아니죠. 다른 나라의 말을 배우면 그 나라의 문화를 넘어, 그 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통해서 세상을 다시 보게 됩니다. 저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그런 경험이었어요. 언어를 배우긴 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사고방식을 접하게 되면서, 저의 그릇이 전보다 조금씩 커지고 넓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이제 반대로 그 경험을, <진짜 미국식 영어>를 통해 한국분들과 나눌 수 있게 됐다는 게 저에게 정말 뜻깊은 일입니다.

 

실제로 김영철씨도 타일러와의 대화를 통해서 영어 실력이 부쩍 늘었다고 해요, 그리고 언어를 배우면서 현지의 문화를 배우다 보니까 그 문화를 통해 언어를 좀 더 자연스럽게 익히는 스킬이 늘어나게 된 거죠, 저만의 #영어공부독학 팁이라면 저는 총 3가지 방법을 통해서 공부하는 중이랍니다.

 

1. 진미영 QR코드를 통한 팟캐스트 + 하루 한 장 문장 씹어먹기

2. 아이작 꿀영어 (리드톡) 전화영어 ( 3 10분씩 수업 중 : 아직 못알아 듣는게 많은데 공통점이 많아 친구먹음)

3. 구몬 영어 : 펜으로 찍어가며 소설(현재 레벨이 소설읽는 범위임) 듣고 녹음해서 듣는 발음 연습 중

 

영어공부를 하다보니까 문법, 단어암기 이게 정말 제 취향하고는 거리가 멀었던거죠, 사실 이런 공부법이 싫어서 검정고시를 보았으면서 영어공부하는 법을 몰라서 그 길을 가고 있었다는게 조금 한심스럽기도 함 '-' 무튼 저는 이제 저만의 방법을 찾아서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고 있어요, 대신 진미영은 하루 한 문장씩이라 영어회화를 공부하기에는 좋은데 영어발음을 공부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어서 이왕이면 발음을 교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을 하나씩 같이 두고 공부하심을 추천드리고 파요.

 

진짜 미국식 영어 2권의 차례를 볼까요? 151부터 300까지 약 150문장을 공부할 수 있겠네요, 참고로 알려드리자면 1권 파랑이는 기본에 충실한 여행영어(고급버전), 2권 노랑이는 복습x실천 고급진 가요 영어편, 3권 꿀팁x꿀팁 영화 영어편으로 꼭 1권부터 봐야한다 그런 건 없어요, 저는 2권부터 보는데 문장이 어렵다 생각되지도 않고, 오히려 제가 알고 싶었던 것들을 접하기에는 좀 더 안성맞춤인 느낌적인 느낌

 

그래도 150문장을 공부하는데 책이 좀 두껍다 생각이 드시죠?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여기에는 복습이 필수로 들어가요 15문장을 공부하고 나면 복습 한 번, 15문장 공부하고 나면 복습 이렇게 과정이 순환된다고 보시면 될듯, 목차를 보면 놓고 가는 거 없는지 잘 확인해 보세요, 엄마 되는 게 쉽지 안하요, sorry에 대한 다양한 대답방법, 마음이 갈팡질팡해요, 나도 같은 마음이예요 등... 진짜 현실 영어회화 내용이죠? 마음 같아서는 4권으로는 팝송을 문장 하나하나 뜯어먹는 진미영 시리즈가 나와도 좋을 것 같아요, 팝송 참 좋아하는데 가사를 이해하면서 듣자니 어렵고, 가사빼고 멜로디만 듣자니 가사가 궁금하고...최신 유행하는 팝송부터 올드팝송까지 150개만 선정해서 한 권 만들어 주시면 제가 사겠습니다!

 

김영철 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2권 어떤 구성인지 한 번 훑어볼게요~ 개인적으로는 하루에 짧게 짧게 공부할 수 있어서 영어공부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어서 좋아요, 그러면서 한 번 배운 문장은 팟캐스트와 설명으로 기억에 쏙 쏙

151번째 문장. 놓고 가는 거 없는지 잘 확인하세요. 팟캐스트를 들어보니까 어떤 분의 사연으로 이 문장을 영어로 말하려면 어떤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김영철과 타일러쌤이 고민하고 있는 내용이 나와요, 주로 김영철씨가 맞는듯 맞지 않는 (주로 사전용 단어를 사용해서 현지 영어회화에 어울리는 숙어로 변경해주는 경우가 많은듯) 이야기를 하면 표현을 만들어 볼까요? 하면서 뒷페이지로 쑉~

 

Make sure you didn't leave anything behind.

 

생각보다 문장이 어렵지 않죠? 여기서 기억해야 할 두가지는 Make sure / To leave behind 인데 그 중에서도 make sure ~~은 일상대화에서 정말 자주 사용되는 단어라고 해요, 정시인지 확인하세요, 우산 챙겼는지 확인하세요, 꼭 오세요, 등 확실한 의미를 전달할 때 사용한다는데 정말 정말 자주 사용한다고 하니까 별 ★ x 100

 

저는 책에 있는 내용하고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은 이야기를 정리해서 중요한게 무엇인지 노트정리를 해놓고 (사실 맘에 안들어서 사진 찍고 찢은 다음 다시 썼어요 ㅋㅋ ) QR코드 찍어서 듣는데 진미영 5분정도 진행이 되는데 타일러쌤이 워낙 한쿡어를 잘하시기도 하고, 초반에는 왜 이 주제를 다루게 되었는지 사연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많아서 실제 영어 문장이나 문법을 이야기하는건 5분 중 반정도?

 

어떻게 이야기 하는지 들려드리기 위해서 제가 녹음해 보았어요, 하루에 5분 정말 5분만 투자해서 영어회화를 공부해보고 싶으시다면 저는 김영철, 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시리즈 추천, 대신 발음은 교정할 수 있는 교재 추천드리구요 (제 블로그에도 공부했던 교재 찾을 수 있어요) 갠적으로 방송에서 나왔던 나의 영어 *** 도 구매해서 봤는데 직접 공부해보기 시작하니까 진미영 시리즈가 저는 딱 맞는게 맴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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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기대선 여자 빙허각
곽미경 지음 / 자연경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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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인의 몸으로써 할 수 있었던 것이 적었던 조선시대에 남편의 사랑과 시댁의 지지로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을만큼 똑똑하고 현명했던 여자 빙허각의 일대기를 그린 <허공에 기대선 여자>

 

빙허각은 아름다운 외모로 남자들의 관심을 이끌었지만 남자보다 총명하고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지식으로 결혼적령기가 지나감에도 결혼하지 못하고 (안한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선택한다 했으니 말이다)

 

<허공에 기대선 여자 빙허각>은 수어사댁 막내딸 이선정으로 영조시대에 태어나 순조 대에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빙허각이 살던 시대는 가부장적인 조선시대와 청의 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던 정도로 시집간 언니가 죽고큰어머니가 자신의 남편이 죽자 뒤를 따라가 가문의 만세를 빛내겠다는 말에 회의감을 가지게 되며아버지에게 자신의 스승이 되어줄 것연경을 가게 해줄 것자신의 남편감은 아버지가 골라줄 것을 요청하였다결국 자신의 삶은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고 싶다는 것을 둘러 표현한 것이다.

 

빙허각이 뛰어난 사람이었다는 것을 더불어 수어사댁 딸로 태어나 아버지에게 아들처럼 배움을 배울 수 있었던은 또 다른 행운이었다이선정의 아버지는 영조 말 예조판서와 수어사를 지낸 이창수로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장원급제 하였고무도도 뛰어나 사냥도 잘했다고 한다선정은 이런 아버지를 쏙 빼닮아 오라버니 병정의 질투를 받을 정도였고아버지는 이런 선정을 무척이나 아꼈다머리만 좋은 것이 아니라 겸손하고 지인들을 기쁘게 만다는 딸의 재주는 훗날 시어머니와의 갈등도 쉽게 풀어갈 수 있게 되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허공에 기대선 여자에서 빙허각은 아버지의 도움을 받기 위해 비밀인척 비밀이 아닌척 흘려가며 사역원에서 왕대통에게 청어를 배웠고시댁식구가 될 세손의 스승인 서명응의 도움으로 청나라(연경)에 가게 되었는데 이 때의 경험이 훗날 <규합총서라는 실학서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많은 사료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인지라 설명이 섬세하고 내용이 꼼꼼한 작품이라 독서를 하는동안 책 속에 빠져 그 시대에 살고 있는 기분이 들어 최근 읽은 역사소설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서씨 집안의 며느리가 되기 전 연경을 떠나기 위해 세손이었던 이산을 만나 마음을 나누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실화일지는 모르겠지만 (실화였어도 재밌었을 것 같다책 속에서 선정이 스스로를 빙허각이라 부르는 이유를 이산이 묻는 장면이 있는데 몹시도 더웠던 여름날 열한살 난 소년 이산의 아비인 이선이 스물여덟 살의 나이로 뒤주에 갇혀 죽은 날선정은 아들을 죽일 수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그리고 언니를 죽음으로 밀어 넣었던 형부를 통해 세상은 허공에 기대어 선 듯 나를 믿고 살아야 하는 것이라 깨닫고 스스로를 빙허각이라 칭하였다 한다세손의 질문에 그 날의 생각을 말하지 못했지만 만약 선정이 이 날 세손의 질문에 이 대답을 했다면 둘의 사이는 좀 더 가까워져 결혼하게 되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세손은 연경에 가겠다는 빙허각에 대해 단단한 돌 같은 소녀라 상상하고 있었지만 청순하고 아리따운 용모와 겨울 밤하늘의 별빛처럼 빛나는 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다아름다운 것은 많지만 거기에 총명함과 당당함이 묘하게 어우러진 기세와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옆에 두었던 궁녀아니 자신만큼이나 많은 것을 알고 책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에 빠져들게 된다연경 역시 마음이 갔지만 빈이 있고 후궁이 있는 남자를 다른 사람들과 나눠 가질만큼의 자비가 없다는 것을 미리 알고는 서호수 집안의 서유본과 결혼해 신랑의 내조를 받으며 살아간다.

 

소녀가 읽은 청나라의 책들에는 놀랍고 신기한 내용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어찌 같은 사람의 머리로 쓰임이 많은 물건과 편한 도구를 만들 생각을 했는지소녀는 연경의 경이로움에 가슴이 뛰어 잠을 설치곤 합니다청나라는 서역의 문물을 잘 이용하여 백성들의 삶을 이롭게 한다고 합니다연경에 직접 가서 궁금함으로 터질 듯한 소녀의 가슴을 달래고 싶습니다.

제가 여자라 과거는 포기했지만연경에 여자가 가면 안 된다는 법은 조선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유본과 결혼해 살아가는 여인 빙허각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소설을 읽는 독자들의 재미를 위해서 이부분은 슬쩍 감춰놓기로 한다약간의 MSG도 있지만 사실에 기반한 역사소설특히 흔하게 볼 수 없는 여인의 내용은 같은 여자로서 현재의 시대에서도 할 수 없는 것들을 실현한 모습에 존경심이 마구 샘솟기 때문이다.

 

빙허각이 연경으로 갈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조선에서 정기적으로 북경을 방문했었기 때문이었다특히나 추운 겨울에 출발하는 연행길에서는 병이 들어 죽는 사람이 나오기도 하고밥을 먹기 위해 준비하는 것 조차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빙허각은 그런 와중에도 겸손하고 솔선수범하며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존재가 되었다.

 

특히한양을 따넌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레를 끄는 노비가 복통을 일으키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비상약을 나누어주거나 동상에 걸린 노비를 치료 받게 하며 짐수레를 청나라 사람이 끌 수 있도록 비용을 충당하겠다 말하는 장면에서 여장부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는데 훗날 시아버지가 될 서호수 역시 이런 빙허각의 마음씀씀이를 기특하게 여기며 자신이 가진 지식을 나눠주며 현명한 사람이 소녀라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연경에서 건륭제를 바라보며 1:1로 대화를 하고 청나라의 글로 시를 지어 읽으며 선정은 사랑스러운 조카가 되어 건륭제를 대하고건륭제는 다정한 백부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모든 사람들이 빙허각을 처음 본 순간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빙허각이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은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특히나 이산과 혼인할 뻔 하였지만 누군가를 나눠 가져야 한다는 것에 자신이 없었던 그녀는 서유본과 결혼하게 되는데 그녀의 인생 중 초반은 아버지 이창수의 지지가 있었다면 후반부에서는 서씨 가문의 지지가 지금의 빙허각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빙허각의 오빠를 비롯해 서씨 가문의 사람들 모두 실학자로 이름을 날린 실존인물들도 결혼 후 서유본의 아랫동생인 서준평과 함께 공부도 하고모르는 것을 가르쳐주기도 하였는데 이 서준평은 <임원경제지>를 쓴 서유구로 형수가 죽을 때까지 곁에서 챙기며 존경하였던 것으로 설명된다.

 

<허공에 기대선 여자빙허각은 정말 허공에 기대어 선 듯 스스로만 믿고 살았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주체적으로 살려고 노력했다는 것만큼은 인정할 수 있다남편을 이끌고시집을 와 시댁을 꾸려나가는 모습 뿐만 아니라 시누이의 잘못을 덮어주고 좀 더 편히 살 수 있도록 발명을 하는 모습에서 지금의 우리도 쉽게 할 수 없는 것들을 감히 아녀자로써 나서기 힘든 시대에 실천하였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물론 많은 아들딸을 낳고 먼저 죽음의 길로 보낸 어미로써 자신이 책만 보느냐 자식을 돌보지 못한 것이라는 자책을 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절망의 순간마다 그녀는 일어서 지켜야 할 것을 지키고누군가의 아내일 때는 아녀자로써 최선을누군가의 자식을 때는 딸로써 최선을장사꾼일 때는 장사치로서의 최선을 다했다 말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뜻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 함께 의지하며 살았기에 허공에 살았던 삶은 아니라 생각한다다만 스스로를 칭하는 빙허각이라는 이름이 좌절할 순간에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주었던 것은 아닐까그녀가 시어머니에게 구박받지 않기를 바라며 노력하는 남편조금이라도 많은 것을 보고가진 지식을 머릿 속에만 두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남편그녀만을 사랑하며 의지하는 남편 서유본이 없었다면 그녀의 인생 후반부에 책을 쓰는 일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산과 결혼했다면 너무 총명해 다른 사람들의 두려워하는 존재가 되거나 한 남자를 나눠가져야 함에 총명함을 잃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정치싸움에 밀려 지식을 널리 알리기 보다 자식을 지켜야 함에 두려움이 급급했을 수도 있다그녀가 지금까지 알려진 빙허각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똑똑함과 힘이 되준 가족들그리고 일부의 행운이 따르지 않았을까...

 

특히 가부장적인 집안으로 시집을 간 언니큰아버지를 따라가 죽음을 택한 큰어머니를 보며 그런 삶을 살지 말아야지 다짐했던 빙허각이 유본과의 대화에서 당신과 한 날한 시에 죽는 것이 안 된다면 당신과 한 날 한시 에 묻히고 싶다는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그녀는 공부만큼이나 사랑에도 열정적이었다그리고 정말 남편 서유본이 죽자 자살시도를 하고 얼굴을 흰 천으로 가리고 아무 것도 먹지 않고누워만 있다 남편을 따라 죽은 그녀는 앞 서 죽어야만 했던 언니나 큰어머니와 다르게 사랑하는 이의 곁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조선시대 가부장적인 사상 속에서 허공에 기대선 여자 빙허각은 특별한 존재이다하지만 그 특별함은 지식에서만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라 그녀 주변에서 그녀를 지지해주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라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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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이야기에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퍼스트 러브>라는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드는 작품

 

참고로 시마모토 리오는 열일곱살에 데뷔햐 신인상을 수상한 작가로 흡입력 있는 필체로 일본에서 문학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작가와 비교하자면 한강 작가와 약간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하나?

 

<퍼스트 러브>의 표지의 문장은 책 속 이야기를 가장 잘 축약해 표현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가장 가까이 또는 가장 깊이 자신을 아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받아 버린 모든 이들을 위한 소설"

 

화가인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엄마 사이에서 외모와 학력, 부유함 등 모든 것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만 같았던 여대생이 아나운서 시험을 보던 어느날 아버지를 죽이고 길가를 떠돌다 살인범으로 체포되고, 임상심리학자인 마카베가 살인범의 살해동기를 책으로 쓰기 위해 만나게 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그런데 이 관계에는 또 다른 인물들이 연결되어 줄타기를 하는 듯한 아슬아슬함을 글로 보여주고 있다. 젊은이들의 취업과 압박 같은 현실적인 문제 속에 심리적인 섬세한 묘사는 책의 오묘함을 더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임상심리학자인 마카베는 방송국 카메라맨으로 일하는 가몬과 결혼해 사이에 아이를 두고 있는데 그의 동생 가쇼와는 대학동창임에도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편이었다. 그런데 살인범과 마카베가 만나게 되면서 살인범을 변호하고 있는 변호사가 가쇼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 사이 안에도 숨겨져 있는 관계가 서로 줄다리기를 하는 느낌이라 책을 읽는동안 숨막히는 기분이 계속되었다.

 

아버지를 살해하고 구치소에 있는 살인범은 히지리야마 칸나 22살의 아나운서 지망생이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고 그게 살인으로 이어져 버렸지만 스스로가 왜 구치소에 있게 된건지, 아버지를 죽이는 인간으로 되어버린건지 이유를 알지 못한다. 친구와 남자친구도 있고, 미래를 꿈꾸던 평범한 존재였는데 무엇 때문데 이렇게 까지 되어버린 것일까 그 이유를 알고 싶어 재판에서 불리해 질 수 있음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자식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것 자체가 용서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인생은 자신의 것인데 무언가 강요받고 비난받는 다는 것은 부모라 할지라도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칸나와 같은 학생들이 수두룩 하다. 아이들의 꿈을 미리 설계해놓고 그대로 따라와 주기를 바라는 부모, 그 욕심이 아이들을 힘들게 만든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심심치 않게 부모의 욕심으로 자살을 하거나 살인을 하는 일을 뉴스에서 접할 수 있어 더욱 안타까운 소설 속 이야기

 

하지만 이 안에도 뭔가 심상치 않은 복선이 있다. 아버지를 죽인 딸이 원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어머니가 딸의 편이 아닌 검사 편에서 증인을 선다는 것이다. 자식의 선처가 아닌 처벌을 요구하는 입장에 있다는 것 자체가 가족간의 관계에 무엇인가 우리가 생각해보지 못한 평범함과 다른 것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보며 읽게된다.

 

엄마는 자기 스스로는 작품을 창조할 능력이 없는 터라, 옛날부터 재능 있는 남자를 동경했다고 합니다.

미의식이 높았던 아빠에게도 역시 엄마는 이상적인 상대였을 거예요. 대학에서 손에 꼽히는 미인이라고 평판이 자자했다고 하니까요.

엄마는 이런 말을 자주 했어요. 내가 내세울 건 미모밖에 없었고, 그래서 이상한 일을 당하는 일도 많았지만, 그런 상태에서 꺼내 준 사람이 아빠였다고요.

 

<퍼스트러브 P.58 중에서>

 

반면 임상심리학자 마카베에게도 가족은 어려운 관계이다. 남편과의 관계도 좋고 의젓한 아들은 사랑스럽기만 하지만 남편 없이 홀로 딸을 키웠기 때문에 그만큼 보상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한 편으로는 딸을 비난하는 친정엄마, 서로를 용서할 사이가 아니라는 시동생이자 친구였던 가쇼까지

 

그녀는 아기처럼 엉엉 울어 마음 속 고인 감정을 털어 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만큼의 체력도 따라주지 않고, 집 안에서 그럴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남편과 아이가 있어서 였을까,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들어 나는 사실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몸소 실감할 수 있었다. 언론 속에 비춰지는 것은 단편적인 것이라 진실은 당사자만이 알고 있다는 것, 때로는 과한 생각이 현실을 괴물처럼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까지

 

간혹 우리가 뉴스에서 가십을 접하고 상대편을 비난하는 것 조차도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연약하고 당연히 피해자라고 보이는 사람도 누군가에게 가해자가 될 수 있고, 그 연약함이라는 가면으로 진실을 숨길 수 있다는 것까지

 

필력이 좋아서 두시간정도 만에 <퍼스트 러브>를 완독할 수 있었는데 장면 장면 하나가 묘사가 섬세하고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는 것들이 많다.

 

특히 일본소설은 끝이 허무하거나 로맨스 or 추리로 장르가 확연히 구분되기도 하는데 이 안에는 그 감정들이 모두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어 또 새로운 느낌이 드는 소설이라 기회가 된다면 시마모토 리오의 다른 일본소설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하며 다른 분들에게도 <퍼스트 러브>를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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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 레시피 - 맛을 아는 당신을 위한 초록 플레이팅 My Favorite Things
홍서우 지음 / 나무수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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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로 할 수 있는 요리라고 하면 샐러드밖에 생각나지 않는데 <아보카도 레시피> 를 통해 다양한 요리법을 배워 주말에 아보카도 파티를 차려보려고 한다.


나무수 신간도서 <아보카도 레시피>에서는 좋은 #아보카도 고르는 법부터 샐러드, 에피타이저, 토스트, 라이스, 드링크까지 정말 다양하게 아보카도를 활용하고 있다.


요즘 핫뜨한 식재료인 아보카도는 멕시코가 원산지인 열대과일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면서 당분함량이 낮은건 물론 나트륨 배출에도 도움을 줘 미용을 신경쓰는 여성들이 많이 찾는 과일로도 꼽히는 종류


특히 레몬의 비타민C와 아보카도의 E, B2, B6가 노화방지에 도움이 되는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라고 함


주로 과일 그대로 먹거나 샐러드, 샌드위치에 넣어먹는걸로 유명한 아보카도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사실 아보카도를 구매해서 한 번 요리를 해먹고나면 남는 것들이 굴러다니다가 썩기도해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보면서 한 점 남김 없이 씹고 갈아마실 수 있어 좋다















<아보카도 레시피>를 통해서 응용한 요리의 종류만 해도 소스를 포함한 27가지


- 샐러드 : 아보카도연어샐러드, 아보카도자몽샐러드, 아보카도치킨그릭샐러드,아보카도산딸기샐러드, 베이컨아보카도감자샐러드


- 애피타이저 : 아보카도데빌드에그, 쉬림프아보카도보트, 아보카도튀김, 미트볼 with 아보카도디핑소스, 아보카도베이컨말이, 카프레제아보카도보트


- 토스트& 샌드위치 : 아보카도반숙토스트, 그릴치킨아보카도샌드위치, 프렌치토스트with아보카도&베이컨, 아보카도BLT크루아상샌드위치, 아보카도에그베네딕트


- 라이스&누들 : 아보카도명란덮밥, 아보카도버섯덮밥, 아보카도데리야키치킨덮밥, 아보카도쉬림프라이스, 아보카도페스토파스타, 아보카도비프소파


- 드링크&디저트 : 아보카도블렌디드, 아보카도딸기스무디, 아보카도브라우니, 아보카도아이스크림


- 소스로즐기는아보카도 : 아보카도 랜치 드레싱, 아보카도 마요네즈, 아보카도 페스토, 아보카도 후무스


사진과 글로 아보카도를 요리하는 방법은 간단하고 맛깔나보인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집들이 때 멋져보이는 요리를 빠르게 만들고 싶을 때 아보카도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팁















그럼 좋은 아보카도를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껍질에 상처가 없고 꼭지가 붙어 있으면서 윤기가 흐르는 것을 고르는데 후숙 과일인만큼 껍질색을 통해 익은정도를 확인 후 먹는 것이 좋다고 함


초록빛을 띠는 아보카도는 익지 않은 것이라 일주일 정도 후숙 후 섭취


녹갈색을 띠는 아보카도는 단단하게 익은 상태라 샐러드나 생과로 먹기에 좋음


진갈색의 아보카도는 과육이 부드럽게 후숙된 상태라 냉장보관하며 먹는게 좋다고 한다


일주일 이상 장기보관하다 나처럼 버리지말고 껍질을 벗겨 씨를 제거사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지퍼락에 담아 냉동보관하는 것도 좋겠다.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부드러우면서 커다란 씨앗이 속에 들어있는 아보카도는 둘레에 칼집를 내어서 양손으로 잡아 비틀어 반으로 쪼갠 다음 칼날로 씨만 쏙 꺼내어 슬라이드를 썰어 샐러드에 올리거나 깍둑썰어 큐브모양으로 만들어 수저로 파내는 방법도 있다. 전용도구인 '아보쿠들'도 있다고 하눈데 모양 그대로 아보카도를 스쿱처럼 퍼낼 수 있어 신기한 요리도구이다.
















상큼한 레몬과 잘어울리는 덕분에 연어와 함께 요리해도 비린맛을 잡아주며 맛있는 샐러드이자 보기에도 좋은 요리로 완성 될 수 있는 <아보카도 레시피> 샐러드나 토스트에 넣어 만드는 건 이미 많이 알려져서 생소하지는 않지만


계란 노른자와 마요네즈, 레몬즙, 머스터드 소스, 소금, 후추를 넣어 짤주머니로 예쁘게 짜서 완성시킨 아보카도데빌드에그는 어머니 생신상에 간단하게 만들어 올려도 고급스러워서 칭찬받을듯


특히 건강한 요리를 좋아하시는 어머님이라 올해는 아보카도로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만들어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아보카도의 맛이 입에 맞지 않다는 신랑을 위해서는 튀김옷을 입혀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을 만들어 소스를 곁들여 내는 것도 좋을 둣 특히 디핑소스가 마요네즈에 케첩, 핫소스, 칠리소스가 들어가서 살짝 매콤한게 느끼함을 잡아줄 수 있어서 40대 신랑 입맛에도 잘 어울릴듯


빵 한조각에 수란과 아보카도를 올리고 홀란다이즈 소스를 만들어 부으면 맛있는 브런치 메뉴 완성, 에그베네딕트는 사실 취향이 아니긴 한데 홀란다이즈 소스와 아보카도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아서 기대되는 메뉴이다. 아보카도는 좋아하는데 평소 먹던 방법과 다른 색다른 요리를 해보고 싶거나 간단하면서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디피 요리를 하고 싶을 때 <아보카도 레시피> 속 하나를 선택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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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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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 해피엔딩>은 한국대표작가 29인이 모여 '아름다운 삶에 대한 추구'라는 일관된 문제의식을 보여준 박완서 작가의 정신을 기리자는 취지에서 계획 된 책으로 <나의 아름다운 이웃> 70년대 콩트를 개정판으로 출간한 작품이라면 이건 콩트 오마주 작품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겠네요

엔딩이 어떻든, 언제나 다시 시작된다는 것만 깨달으면 그 다음겐 다 괜찮아져요.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열린 결말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단어가 된다. 철학적이어서 심리를 이야기 하기 때문에 반성하고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삶 속에 내가 던져짐으로써 간접적으로 인생을 경험하고 깨닫는다는게 생각보다 무서운 영향력을 미칠 때가 있다.

그런 점에서 오랜시간 잊혀지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박완서 소설가의 작품을 기억하고, 언제까지나 읽힐 것이라는 한마디는 독자로써 찡한 감동을 한스푼 얹고 시작하게 된다. 무거울 수 있는 시대의 배경이나 사건들, 혹은 어려울 수 있는 문장들이 어렵지 않게 읽히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국 소설가 중 박완서 작가님을 참 사랑한다면 반대편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도 어릴 때부터 함께한 추천소설인데 두 작가의 차이점은 소설의 난이도가 극단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여성작가로써 삶을 묘사하는 문장이 감칠맛 나면서 읽기 쉬운 박완서작가와는 다르게 베르나르의 작품은 어렵고 난해한데 재밌다는 것이다. 그래도 1순위를 정해보라면 허심탄회한 사람 사는 이야기속 현실비판과 모르고 살던 것들의 발견에 있어 박완서 작가의 소설이 우선 '-'b

29, 29개의 콩트 소설 모두가 좋아하던 그 문체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기 다른 개성있는 필력으로 오마주한 맛과 70년대, 80년대를 지나 2019년의 현재와 딱 맞아 떨어지는 말투 등을 <멜랑콜리 해피엔딩>에서 읽을 수 있다. 참고로 멜랑콜리와 해피엔딩은 각기 다른 두 개의 제목을 합쳐놓은 것인데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 사이에 "/" 표시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짐작도 못했는데 센스있는 반전이다.

정말 죄송스럽게도 작가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처음에는 낯설기도 했지만 콩트소설을 보기 전 작가의 이력 소개에서 내가 읽어보았던 소설작품들을 보며 이번 기획에 참가한 작가분들 역시 심상치 않은 분들이라는 것 하나와 책의 제목처럼 끝이 멜랑콜리한데 결과적으로는 열린 결말로 웃음이 나오는 해피엔딩이라 고거 참 제목 한 번 잘지었다 두개의 포인트를 찾아내었다.

참고로 <나의 아름다운 이웃>과 같이 읽으면서 시대별로 다른 느낌과 오마주의 재미를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이런 느낌의 독서는 처음인데 다른 작가와도 기획되어 나온다면 어떨까?
















"꿈엔들 잊힐리야"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방안의 물건은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했지만 할머니가 전해준 이야기만큼은 남아 있는 이 작품은 사람이 죽고 사라지고, 흔적이 사라진들 추억만큼은 잊혀지지 않는다는 의미를 남기고 있다.

은행 직원이었던 외할머니와 손님이었던 외할아버지가 만나 결혼을 했는데 검소하지만 한 번씩 한달치 월급을 써가며 가방을 사기도 했던 멋쟁이 그녀와 미남이고, 다정하며, 손재주가 좋았던 그는 만나서 밥을 먹고 산책을 하다 결혼을 했다. 전쟁 후 7년을 넘긴 시점에서 연애란 결혼을 의미한다니 지금과 다른 모습일 수 밖에 없다. 수년을 만나다 결혼을 해도 모르는게 남편인데 짧게 만나다 좋아서 결혼한 부부가 얼마나 좋아죽을 수 있을까 (결혼해보니 그렇더라)

물론 좋아죽어 결혼했지만 손재주가 좋지만 돈을 버는 재주는 없던 무능력한 남편과 더이상 한번씩 가방조차 살 수 없던 알뚤하고 생활력이 강하지만 늘 화가 매우, 많이 나있던 아내는 아이들이 모르게 싸움은 일본어로 했다고 한다. 기회를 노리는 남편, 현실에 정착하지 못한다고 힘들어하는 아내

그런 그들에게도 기회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 남편의 고모가 세상을 떠나면서 유산이 생겼고 부부는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도시가 들어서는 곳에 아파트를 사자는 그녀 (현명한 생각이었지만 생각에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전셋집을 구하고 나머지 돈은 사업을 하겠다는 남편, 결국 사업은 1년만에 실패했고 이혼은 하지 않았지만 두 부부는 더이상 일본말로 싸울 일도 없었다. 그렇게 몇 년 후 그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나서는 집안에서도 암묵적 침묵의 존재였던 그에 대해 어느날 손녀가 "외할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어요?" 물었을 때 외할머니는 그의 나쁜점, 성격을 이야기하지 않고 첫만남을 야기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계속 일본어로 이야기했다고

사실 손녀가 궁금했던 것은 가족들을 힘들게 한 그의 존재였지만 외할머니에게 남은 추억은 퇴근하기를 기다리던 그 남자, 오래 된 카페에서 일본어로 계속 대화하던 남자만이 기억에 남은 듯하다. 애증 속에 남은 애정이었을까?

만약에 결혼하기 전에 이 글을 읽었더라면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무엇이지? 손녀는 무엇듯 알 것 같다 한 것이지? 뒤적거리다 넘겨버렸을 것이다. 그런데 지지고 볶고 5년차 부부가 되어보니까 뭐라 답하기는 어려운데 그런 기억이 남는다.

글로도 말로도 잘 설명되지 않는 그런거...
















"등신, 안심" 은 또 다른 부부의 이야기이다.

인생의 절반을 아이처럼 살아오면서 나머지 절반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결혼이라는 실수를 한 그녀는 사랑만으로 결혼이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다. 사랑에 눈이 멀어 현실을 보지 못해 신혼이 가시기도 전에 싸우기 시작했고, 사랑보다 증오가, 그 사이에 태어난 아이가 자라는 속도가 더 빨랐다.

싸움이 계속될 수록 몸도 정신도 지치기 마련이라 회피하기 위해 다른 것에 정신을 몰두하려고 하고, 또 그러다 싸우게 되면 핵폭탄보다 무서운 언어로 서로를 너덜너덜하게 만든다. 좀 더 보수적인 시대에서는 여자가 의견을 말하지 못했다고도 하는데 요즘은 늦게 결혼하거나 극단적으로 빠르게 만나 빠르게 후루룩 해치워버리는 경향이 있어서 이런 부부싸움이 심심치 않게 하소연하는 글로 올라오는 걸 볼 수 있다.

언어폭탄을 맞고 피흘리는 그녀에게 지혈제는 필사적으로 철학적인 책을 읽고 개념을 종이에 적고 쇼핑을 하는 것이다. 일종의 회피, 이런 회피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상처가 조금 아물고 남편에게 휴전을 신청하게 된다.

미안해/나도

정말 미안하고 미안한지는 모르겠지만 싸움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싸움이 빈번해질 수록 이 짧은 단어들로 상황을 무마하려는 경황이 있다. 무튼 아침의 부부싸움이 끝나고 남편에게서 전화가 온다.

아파트 장터에서 만 원에 일곱 장 든 돈가스를 등심과 안심으로만 사오라는 거. 전화를 받으며 메모 밑에 등심과 안심이라 적는데 펜 뚜껑을 닫지 않은 탓인지 획 하나를 제대고 긋지 못한 탓인지 '등심, 안심' '등신, 안심'이라 적혀있다. 전쟁같이 싸우는 우리는 둘도 없는 상등신들이고 우리는 화해가 이루어져 안심하고 있구나

만 원에 일곱 장 하는 돈가스가 가져다 준 평화와 저녁식사, 딸을 생각해서라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 등심도 안심도 질겅질겅 씹으면서 시트콤 같은 인생을 생각하고, 우스꽝스러움과 유치함과 통속의 세계를 용서한다.

멜랑콜리하다가 해피엔딩하는 삶은 생각보다 별거 없다는게 70년대에도 현재에도 느껴진다. 물론 이야기 속에 부부들의 사연만 있는게 아니지만 어린시절 나에게는 여성으로써의 삶을 책 속에서 찾았다면 이십대 중반의 나에게는 싸우고 화해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부부의 모습 속에서 ''에서 조금 진화한 '우리'를 찾고 있는 듯 싶다. 그때에는 없던 SNS가 생기고 정글의법칙을 책에서 찾을 수 있지만 인생사는 희노애락은 시간이 지나도 비슷비슷하다. 다만 책을 읽는 독자가 얼마나 살았냐, 지금 기분이 어떤가에 따라서 집중하는 주제가 조금씩 달라질뿐

그래서 <나의 아름다운 이웃> <멜랑콜리 해피엔딩> 10년 후에 사람사는 세상 속에서 찾게 되는 책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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