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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인구론 - 세계적인 인류학자 폴 몰런드의 사라지는 인류에 대한 마지막 경고
폴 몰런드 지음, 이재득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1월
평점 :

중학교로 내려가 처음 연구 수업을 했을 때 주제가 인구 구조였다. 당시 조영태 교수의 《정해진 미래》를 읽으며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처음 실감했다. 그런데 그 이후 합계출산율은 1.0 아래로 떨어졌고 0.7명 수준까지 내려갔다. 《최후의 인구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내가 한국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인구 감소가 사실은 전 세계가 함께 맞닥뜨린 거대한 구조적 변화라는 사실을 똑똑히 보여준다.
세계 인구는 아직 80억 명을 넘어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인구 감소를 걱정해야 할까. 저자는 인구의 ‘크기’보다 ‘증가의 속도’를 보라고 말한다. 1970년대 이후 세계 인구 증가율은 크게 둔화했고, 현재의 인구 증가는 출산보다 수명 연장에 힘입은 바가 크다. 죽음을 영원히 늦출 수 없는 이상, 인구 증가의 끝에는 감소가 기다리고 있다. 인구 폭발을 걱정하던 시대에서 인구 소멸을 걱정하는 시대로 완전히 넘어간 것이다.

저출산은 단순히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개인의 가치관이나 선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여성의 교육과 경제활동, 도시화, 주거비와 양육 부담, 경쟁적인 교육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한국은 고도 도시화와 높은 교육열, 치열한 경쟁이 결합된 대표적인 전형으로 제시된다. 한 아이에게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자녀 수를 줄이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이 되어버린 사회 구조가 문제인 것이다.
책의 2부는 더욱 흥미롭다. 저자는 출산율을 높이자는 주장에 제기되는 여성의 자유, 환경 문제, 이민과 차별에 대한 반론을 피하지 않는다. 출산과 여성의 권리, 환경이 반드시 충돌하는 것인지 구체적인 데이터로 따져 묻는다. 그리고 문제를 '개인의 의지'가 아닌 '설계와 정책'의 영역으로 끌어올린다. 보육 지원, 주거비 부담 완화, 일과 삶의 균형 같은 현실적 조건들이 실제 출산 선택을 바꾸는 강력한 시스템이 될 수음을 증명한다.


34년 교직 생활 동안 나는 교실에서 학생 수가 줄어드는 모습을 피부로 경험해왔다. 그동안 그것을 학교와 지역의 작은 변화로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나니 교실에서 만나는 한 명 한 명의 학생이 거대한 인구 구조 변화의 한 장면처럼 다가온다. 인구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노동과 경제, 돌봄과 교육, 복지와 사회를 유지하는 유기적인 토대이기 때문이다.
《정해진 미래》를 통해 한국의 인구 문제를 보았다면, 《최후의 인구론》은 그 시선을 전 세계로 넓혀준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아이를 낳아야 하는가”가 아니다. 인구 감소가 현실이 된 시대에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인구 폭발의 시대가 끝나가는 지금, 그 질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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