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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헤어살롱 ㅣ 사계절 1318 문고 154
남예은 지음 / 사계절 / 2026년 8월
평점 :

귀신이나 악귀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평소 선호하지 않는다. 합리성과 이성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편이라 ‘말이 안 되는 이야기’로 분류하고 거리를 뒀다. 사계절 교사서평단 활동이 아니었다면 이 책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기준을 내려놓고 작가의 세계로 들어가 보니 스릴과 흥미, 그리고 뜻밖의 감동이 차례로 찾아왔다.
밤에만 문을 여는 미용실 ‘굿나잇 헤어살롱’. 부적 대신 샴푸와 트리트먼트 젤, 가위를 사용하는 퇴귀사들의 공간이다. 퇴귀 커트, 천도 파마, 해탈 집중 관리라는 미용 서비스와 퇴귀 스토리를 결합한 발상이 참신하다. 진언을 섞은 힙합 음악과 춤까지 더해지는 퇴귀 장면은 진지하면서도 유쾌하다. 악몽과 불면으로 찾아온 손님들이 후련해진 몸과 마음으로 나서는 장면에서는 독자 역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야기는 숨 가쁘게 전개된다. 악귀의 습격과 동료의 희생, 그리고 이어진 청소년들의 추락 사건 등 악귀들이 유독 상처 입은 청소년들을 타깃으로 삼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한다. 곳곳에 숨겨진 복선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는 와중에, 인물들은 “아무도 이 끝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것이 자신들 손에 달려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느꼈다”며 용기를 모은다.
특히 기억을 잃은 채 굿나잇 헤어살롱에 찾아온 주인공 '홍해'라는 존재가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과거에 어떤 존재였는지조차 알 수 없지만 누군가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만큼은 분명한 존재다. 홍해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진짜 성장은 모든 것을 알고 출발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흔들리고, 의심하고, 자신의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도 지키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것. 그런 선택이 결국 한 존재를 성장하게 만든다. 그래서 홍해의 이야기는 악귀와 싸우는 퇴귀사의 이야기를 넘어 ‘나는 어떤 존재로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성장의 이야기로 읽힌다.
작가는 오래된 한국의 토속 신앙과 현대적인 미용실, 힙합과 오컬트 판타지를 결합해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사람을 지키는 가장 강한 힘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악귀보다 강한 것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서로를 지키려는 마음, 그리고 사랑일지도 모른다.


매일 현실에서 마음의 상처와 방황을 겪는 아이들을 만나는 교사로서 이 책이 참 반갑다. 청소년 독자들이 스릴과 재미에 이끌려 책장을 넘기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상처와 성장, 그리고 지키고 싶은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좋은 청소년 문학이 할 수 있는 가장 다정한 일이라고 믿는다.
굿나잇 헤어살롱의 노란 간판이 오늘 밤도 켜진다. 그 따뜻한 불빛 아래에서 우리 아이들의 오래된 상처와 마음 속 악귀가 조용히 떠나가기를 바라면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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