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 서울대 공대생들이 말하는 ‘우리가 공대에 간 이유’ ㅣ 가고 싶어졌습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우수학생센터 ‘공우’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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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34년을 교단에서 보냈다. 진로 지도를 하며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하는 곳이 공대였지만, 정작 나는 실제 교육과정이나 졸업 후의 삶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늘 안고 있었다. 대학 안내 책자가 제공하는 것이 앙상한 뼈대(커리큘럼)라면, 이 책이 담아낸 것은 그 속에서 숨 쉬고 고뇌하는 핏기 어린 청춘의 고백이었다. 《공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는 서울대 공대 재학생과 졸업생 34명이 바로 그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로 교사인 나의 빈자리를 채워준 고마운 책이다.

 

공대생에 대한 통념은 꽤 단순하다. 의대에 갈 성적이 안 돼 진학한 학생들, 취업을 위해 적성을 접어둔 이들, 혹은 수학과 과학만 잘하는 ‘공부 기계’라는 식이다. 하지만 책에서 만난 이들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난해한 전공 공부 앞에서 방황하고, 학점과 과제 폭탄에 좌절하며, 취업과 대학원 사이에서 밤을 지새웠다. 가짜 꿈이 진짜 꿈으로 바뀌기도 하고, 무모하게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부 잘한다는 서울대 공대생들 역시 끊임없이 흔들리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청춘이었다.

 

“지금 정하는 꿈은 나중에 바뀌어도 된다. 꿈이 바뀌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문장이 특히 가슴에 깊이 남았다. ‘꿈은 일찍 정할수록 좋다’고 조급함을 부추기는 교육 현실에서, 꿈의 변화를 경험의 축적이자 자신을 깊이 알아가는 당연한 과정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진로란 한 번의 단칼 같은 선택이 아니라, 공부하고 경험하고 실패하면서 조금씩 단단해지는 길이다.

 

서울대 공대생들이 말하는 ‘우리가 공대에 간 이유’

 

책은 기계·컴퓨터·전기정보·화생공 등 각 학과에서 다루는 AI, 반도체, 로봇, 자율주행 같은 첨단 학문의 실제는 물론, 팀 프로젝트와 창업, 연구실 인턴십에 이르기까지 안내 책자에서는 만날 수 없던 삶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그 속에서 빛나는 것은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아이들의 치열한 열정이었다.


책을 덮으며 내가 내린 공대의 정의는 ‘세상을 바꾸는 힘을 키우는 곳’이다. 그리고 그 힘은 완성된 천재가 아니라, 방황하고 실패하면서도 끝내 다시 일어서는 열정에서 나온다.

그렇기에 이 책은 공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단순한 입시 정보 이상의 위로와 용기를 준다. 흔들리는 것은 길을 잃어서가 아니라, 나만의 진짜 길을 찾아가고 있다는 가장 아름다운 증거다. 교단에서 마주할 나의 제자들에게, 흔들려도 괜찮으니 마음껏 꿈꾸라며 이 책을 다정하게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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