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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럴 앰비션 - 이기적 야망의 종말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이정민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6월
평점 :

"여러분에게 남은 시간은 2,500주, 길어야 3,000주입니다." 이 한 문장이 《모럴 앰비션》 전체를 관통한다. 《휴먼카인드》에서 인간 본성의 선함을 증명했던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묻는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재능과 시간을 어디에 쓰고 있는가. 더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저자는 "지금 이대로 괜찮다"는 자기최면을 끝내라고 일갈하며, 기후위기와 극심한 불평등 같은 시대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커리어를 바치겠다는 대담한 목표, 즉 ‘모럴 앰비션(Moral Ambition·선한 야망)’을 새로운 성공의 기준으로 제시한다.

이 책의 백미는 도덕적 순결주의에 갇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는 ‘고결한 패배자’가 되기보다 질서 밖에서 ‘불완전한 승리’를 쟁취하라고 다그치는 냉철한 현실주의에 있다. 저자는 "재능은 수단에 지나지 않고 야망은 날것의 에너지일 뿐이며, 선의에도 효율과 우선순위라는 차가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국 민권운동의 상징 로자 파크스가 우연한 영웅이 아니라 치밀하게 저항 전술을 준비한 활동가였다는 분석은 이를 완벽히 뒷받침한다. 일단 이 선한 야망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나면 평범한 회사 임원도 말라리아를 퇴치하는 혁신가가 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거대한 사업적 야망에는 박수를 보내면서도 사회적 야망에는 냉소적이라는 사실이다. 일론 머스크가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말하면 혁신가라 부르고, 누군가가 빈곤을 줄이는 데 인생을 바치겠다고 말하면 이상주의자라고 평가한다. 크고 대담한 사업 목표(BHAG)는 존중하면서도 대담한 사회적 목표는 비웃는 것이다. 다만, 이 뜨거운 선언의 이면에는 냉혹한 자본 구조를 간과한 서구 엘리트주의적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천재들이 고작 광고 클릭률을 높이는 알고리즘에 재능을 낭비하는 이유는 그것이 당장의 생존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시스템적 대안 없이 물질적 풍요를 버리라는 요구는 구조적 모순의 책임을 개인의 도덕적 결단으로 전가하는 영웅주의적 이상론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33년 넘게 교사로 살아온 나에게 이 책은 외면할 수 없는 벼랑 끝 질문을 던졌다. 지금 내가 가진 경험과 역량은 어디에 쓰이고 있는가. 학생들의 성적을 조금 더 올리는 데 머물 것인가, 아니면 더 나은 시민을 길러내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인가. 《모럴 앰비션》은 성공의 의미를 "무엇을 가질 것인가"에서 "무엇에 기여할 것인가"로 완전히 바꾸는 도덕적 촉진제다. 역사는 언제나 안주하는 다수가 아닌, 역사의 옳은 편에 서서 행동했던 소수의 선한 야망에 의해 전진해왔다. 남은 2,500주, 최고가를 제시하는 입찰자에게 재능을 파는 방관자로 남을 것인가, 내일을 구해낼 행동가가 될 것인가. 가슴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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