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불안하다는 착각 - 경제적 불안을 권하는 사회에서 흔들림 없이 살아가는 법
다우치 마나부 지음, 김정환 옮김 / 부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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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온통 돈 이야기다. 코스피 최고치 경신, 수익 인증, 부동산 반등, 해외 투자 성공담이 끊임없이 쏟아진다. SNS에서는 누군가는 몇 달 만에 수천만 원을 벌었고, 누군가는 경제적 자유를 달성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소득이 있는 사람도, 집을 가진 사람도, 꾸준히 투자하는 사람도 여전히 불안하다. 왜 우리는 돈이 늘어도 안심하지 못할까? 돈 때문에 불안하다는 착각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골드만삭스 출신 트레이더였던 저자 다우치 마나부는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대신 돈에 대한 불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추적하며, 우리가 느끼는 많은 불안이 사실은 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이것이었다. 노후 불안은 개인의 자산 형성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인구 구조라는 국가 전체가 몰두해야 할 과제였다. 그런 것이 언제부터인가 돈에 대한 개인의 불안으로 은근슬쩍 바뀌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했다. 우리는 노후 문제, 저출산, 돌봄 부족 같은 사회적 문제를 개인의 자산 관리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불안의 원인은 사회 구조에 있는데 해결책은 개인에게만 요구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돈을 모아도 불안은 끝나지 않는다. 애초에 잘못된 문제를 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대 사회가 불안을 끊임없이 생산한다고 말한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메시지는 광고와 SNS를 통해 매일 반복되고, 우리는 타인의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며 초조해진다. 금융 엘리트였던 저자조차 소문에 휩쓸려 잘못된 투자 판단을 했다는 고백은 불안이 얼마나 강력한 감정인지 보여준다. 특히 투자와 도박의 차이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으로 구분한 점이 신선하다. “주식을 사서 기업을 응원한다는 말이 증권사의 궤변일 수 있다는 지적은 통념을 뒤집는다. 타인의 지갑을 노리는 도박적 투자에 뛰어드는 순간, 내 지갑 역시 누군가의 표적이 된다는 저자의 서늘한 경고는 최근 코스피 폭등 속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 현상에 흔들리던 우리를 깊이 돌아보게 만든다.

 

책의 후반부는 돈보다 더 중요한 자산으로 공동체와 사람에 대한 신뢰를 이야기한다. 돈이 사회를 떠받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돈의 가치를 떠받치고 있다는 통찰은 인구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한 의미를 던진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일할 사람이 없다면 통장 잔고는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각자도생을 강요하는 취약한 사회안전망 속에서 빚에 시달리는 보통의 개인들에게 사회의 연대와 동료라는 대안은 다소 낭만적인 선언으로 읽힐 여지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돈에 대한 불안의 정체를 해부하고, 무엇을 진짜 걱정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회경제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 책을 덮고 나니 질문이 남는다. 나는 정말 돈이 부족해서 불안한 것일까, 아니면 만들어진 불안에 휩쓸리고 있는 것일까.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돈이 아니라, 무엇이 진짜 가치 있는 것인지를 분별하는 기준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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