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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맨십 - 행복한 교육 속에서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세 가지 원칙
김연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3월
평점 :

오늘날 교육 현장에서는 세 주체가 모두 불안을 공유한다. 아이들은 경쟁 속에서 자아를 잃고, 부모는 자녀의 성공에 삶을 투사하며, 교사는 관계의 갈등 속에서 사명감을 소진당한다. 서로의 불안이 얽히며 학교는 점점 모두를 고갈시키는 공간이 되어간다. 《에듀맨십》은 교육의 위기가 제도의 실패가 아니라 학생·교사·부모라는 ‘교육의 삼각형’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답은 입시 전략이 아니다. 그는 교육의 본질을 ‘지(知)·정(情)·의(意)’라는 오래된 철학의 원리로 다시 불러낸다. 능동적 배움을 통한 깨달음(知), 감각과 관계 속에서의 몰입과 공감(情), 배움을 삶으로 옮기는 실천(意). 이 세 가지 삼각대가 단단히 맞물릴 때 비로소 교육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힘을 되찾는다.

▮ 어원이 일깨우는 망각된 본질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철학적 깊이를 현실의 문맥으로 풀어내기 때문이다. 저자는 학생(Student)의 어원을 라틴어 studēre(열정을 갖다)에서 찾아낸다. 단순히 지식을 주입받는 존재가 아니라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교사의 권위(Authority) 또한 강압적 힘이 아니라 ‘창조하는 자(Auctor)’라는 의미에서 다시 정의된다. 교권 회복 역시 통제와 법적 권한의 문제가 아니다. 교사 스스로 자신만의 언어로 배움의 서사를 써 내려가는 창조적 주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본질임을 일깨운다.
▮ 지·정·의(知·情·意), 세 주체의 삶을 깨우는 본질의 원리
책은 학생, 교사, 부모가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지·정·의를 회복하고 본질에 도달할 수 있는지 정교하게 보여준다.
학생에게는 공부를 타인의 요구가 아닌 자기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주체적 전환(知)’을 이야기하며, 지루함을 견디고 실패를 해석하는 태도를 길러준다.
교사 편은 매년 교실에서 소진을 경험하는 나에게 가장 아프게 와닿았다. 가르침의 권위는 직위가 아닌 학생의 가능성을 깨우는 데서 나오며, 이를 위해 “교사도 먼저 자기 자신을 돌봐야 한다(情)”는 메시지는 메마른 의무감에 갇혀있던 나를 흔들었다.
부모 편은 더욱 과감하다. 자녀의 성공에 존재 이유를 걸어버린 부모들에게 저자는 “당신 자신의 성장표를 먼저 쓰라(意)”고 말한다. 부모 역시 한 인간으로서 실천하고 성장하는 뒷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조언은 삶 전체를 향한 다독임이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형식이 아니라 마음에 가닿는 ‘이해되는 언어’이며, 그 언어는 세 주체가 지·정·의의 균형을 잡을 때 비로소 터져 나온다.


▮ 불안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실존적 선택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교육을 기술이 아니라 ‘존재의 문제’로 바라본다는 데 있다.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가르칠 것인가보다, 우리는 어떤 어른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먼저 묻는다.
이 책이 거대한 입시 현실을 단번에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트렌디한 기술이나 이벤트로 아이들을 붙잡아둘 수도 없다. 하지만 구조적 모순 뒤에 숨어 방관하는 대신, 내일 아침 교실의 문을 열며 아이들을 '성적'이 아닌 본연의 '열정자'로 바라보는 작은 실천은 당장 시작할 수 있다.
배움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관계 속에서 성장하며, 깨달음을 삶으로 옮기는 것. 그 작고 느린 변화가 결국 교육을 다시 희망으로 바꾼다. 《에듀맨십》은 단순한 지침서가 아니다. 무너진 교육 공동체를 다시 세우기 위해, 우리가 어떤 주체로 존재할 것인가를 묻는 가장 따뜻하고도 단단한 철학적 선언문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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