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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파워 - 부와 권력을 결정짓는 토지의 힘
마이클 앨버터스 지음, 노승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3월
평점 :

우리는 기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믿는다. 인공지능과 데이터가 권력의 핵심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믿음에 균열을 낸다. 왜 국가는 여전히 국경을 두고 싸우고, 왜 사회는 땅을 둘러싸고 갈등하는가. 그 이유는 단순하다. 권력은 여전히 땅 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마이클 앨버터스의 《랜드 파워》는 '누가 땅을 가졌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토지 소유가 어떻게 사회의 권력 구조와 불평등을 형성해왔는지를 추적한다. 이 책의 핵심은 분명하다. 토지 재분배의 유무가 아니라 그 방식이 사회의 운명을 가른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라틴아메리카 사례는 이 메시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멕시코, 베네수엘라, 브라질은 토지 재분배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불안정과 환경 파괴를 겪었다. 잘못 설계된 소유권 구조와 허술한 제도적 보호 때문이다.
반면 페루는 농민에게 토지를 돌려주는 개혁으로 성장을 앞당겼고, 콜롬비아와 볼리비아에서는 여성의 토지 소유권이 확대되며 사회 변화가 시작되었다. 같은 대륙에서도 설계의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었다.
이는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된다. 한국·일본·대만은 경자유전 원칙으로 산업화의 기반을 마련한 반면, 캐나다는 토지를 남성에게 집중시키며 성 불평등을 고착화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나눴느냐’였다.
이 대목에서 책은 명확한 통찰을 던진다. 불평등은 우연이 아니라 설계된 결과다. 토지 권력이 잘못 조직될 때, 격차와 차별은 구조적으로 반복된다.

그러나 이 책은 비판에 머물지 않는다. 토지는 지배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회복의 가능성이기도 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토지 반환과 칠레의 자연 보전은 권력의 재구성이 사회 변화를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의는 선언이 아니라 구조의 재설계 속에서 실현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부동산, 지역 격차, 환경 문제까지 다르게 보인다. 그 아래에는 언제나 ‘토지’가 있었다.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여전히 땅의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랜드 파워》는 과거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현재를 다시 해석하게 만드는 책이다. 결국 더 나은 사회를 고민한다는 것은 ‘누가 땅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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