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거리 내게 말을 건다
박성주 지음 / 담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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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뭐라고 생각해요?”
직장 후배의 물음에 나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여행이지 싶다.”

 

그 대답이 얼마나 진지한 것이었는지,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조금 더 알게 되었다. 박성주 작가의 낯선 거리 내게 말을 건다는 여행 에세이이지만, 읽는 내내 자꾸 내 인생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는 묻는다. 여행을 떠나야만 여행일까요?”
이 질문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마닐라, 오사카, 다낭을 거치는 1장부터 태백과 해파랑길, 강원도의 국내 여정을 담은 2장까지 저자가 찾는 것은 유명 관광지가 아니다. 3,000엔짜리 게스트하우스, 편의점 도시락, 크록스를 신고 걷는 골목. 여행은 화려할수록 좋다는 통념을 조용히 내려놓는다.

 

특히 마음에 남은 구절이 있다.
글자는 읽히지 않고 눈은 종이 위 햇빛에 머무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은 그 순간이 가장 깊은 여행이라는 것을, 저자는 설명하지 않고 보여준다. 여행은 결국 어디를 갔느냐보다 어떤 시선으로 시간을 보내느냐의 문제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3오십일곱 번째 여행에서는 여행의 의미가 한 번 더 확장된다. 장소가 사라지고 삶의 장면들이 등장한다. 일곱 살의 기억, 딸의 여행 가방, 그리고 가족의 시간들. 그 순간 독자는 깨닫게 된다. 삶의 장면들 자체가 이미 여행이었다는 사실을.

 

4장에서 저자는 여행과 글쓰기를 잇는다.
글쓰기는 또 다른 여행이다.”
생각해 보면 이 책 역시 하나의 여행이다. 독자는 저자의 골목을 함께 걷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골목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책의 마지막은 이 문장으로 수렴된다.
큰 꿈을 꾸는 게 아니다. 겨울이니 골목마다 쌓인 질퍽한 눈을 밟고 싶다. 그뿐이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그뿐이어도 충분하다.

이 책이 건네는 위로는 그런 종류다. 지금 당장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사람에게, 그리고 이미 충분히 여행 중인 자신의 삶을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사람에게 조용히 권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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