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 개정판 한빛비즈 교양툰 36
김도윤(갈로아) 지음 / 한빛비즈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는 곤충의 행성이다." 이 문장은 이 책의 본질을 정확히 말해준다. 전 세계 동물 120만 종 중 80만 종이 곤충이며, 개미 전체의 무게가 인류 전체의 무게와 비슷하다는 사실은 인간 중심적 사고가 얼마나 협소한지 일깨워준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는 이러한 거대한 생명의 관점을 만화라는 가장 친근한 형식으로 풀어낸 베스트셀러다. 온라인 연재 당시 400만 조회 수를 기록했고, 출간 후 10만 부 이상 판매되며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이번 개정판은 단순한 재출간이 아니다. 작가가 직접 아쉬웠던 그림과 설명을 손보고, 새로 밝혀진 연구를 반영한 보완판이라고 말한 것처럼, 7년 동안 업데이트된 진화·곤충학 정보를 정교하게 녹여냈다. 초판 특유의 날것 같은 유쾌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과학적 정확성이 한층 높아져 재미전문성의 균형이 더 완벽해졌다.

 

책은 곤충의 4억 년 역사를 고생대중생대신생대 흐름에 맞춰 스펙터클하게 펼쳐내며 시작한다. 실루리아기의 육상 진출, 데본기의 최초 곤충인 돌좀이, 석탄기의 거대 절지동물과 바퀴벌레의 출현, 페름기 대멸종 속에서도 완전변태로 살아남은 곤충들의 전략까지진화의 현장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백악기 꽃의 등장 이후 벌·나비·파리가 생태계의 주도권을 차지하는 과정도 최신 연구를 반영해 더욱 명확하게 설명된다.

 

중반부에서는 곤충의 몸 구조와 생존 전략을 깊이 있게 다룬다. 날개의 기원, 외골격의 장단점,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에 대한 오해,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적응이라는 핵심 원리 등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만 배우던 내용을 이야기 구조로 이해하게 만든다. 샘 서평에서도 강조했듯, “진화에는 목적도 방향도 없다. 환경이 결정할 뿐이다.”라는 메시지는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통찰이다.

 

이후 펼쳐지는 곤충의 성생활과 번식 전략은 만화 형식이 가진 강점을 극대화한다. 사마귀의 식인 짝짓기, 하루살이의 단 하루짜리 성충 생애, 프러포즈 선물의 진화적 의미 등은 그 자체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이야기다. 개정판에서는 개미의 사회성, 모기의 생존 전략, 곤충과 식물·균의 공진화 같은 후반부 내용도 최신 정보에 맞게 보강되어 이해도가 높아졌다.

 

책은 마지막 화에서 곤충을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부르며,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거대한 생명의 흐름을 일깨운다. 평범한 곤충 한 마리 안에도 4억 년의 흔적이 쌓여 있다는 사실은 독자의 시선을 새롭게 바꿔놓는다. 단순히 지식을 얻는 수준을 넘어 생명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경험하게 하는 책이다.

 

만화처럼 쉽게 읽히지만, 읽고 나면 과학의 핵심 원리가 남는 책.
과학이 어렵다고 느낀 사람도, 진화 개념을 다시 정리하고 싶은 독자도, 이 개정판에서 깊고 정확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만화로배우는곤충의진화 #김도윤 #갈로아 #곤충의진화 #개정판출시 #과학웹툰 #진화이야기 #과학교양서 #4억년의역사 #한빛비즈 #책읽는샘 #함께성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