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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기후적응 시대가 온다 - 종말로 치닫는 인간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
김기범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5월
평점 :

“우리는 지구를 구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자신은 구할 수 있다.”
김기범 저자는 이 선언으로 독자를 현실로 끌어당긴다. 이미 지구 평균온도 1.5도 상승 시점은 2100년에서 2050년, 그리고 2030년으로 앞당겨졌다. 더 이상 기후위기는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종말’의 영역이다. 이 책은 기후위기를 단순히 경고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살아남을지 구체적인 적응 전략을 제시한다.
환경 전문 기자로 활동해온 저자는 우리가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위험을 실감나는 사례로 보여준다. 멸종위기종의 폭증, 인수공통감염병 증가, 미세플라스틱이 스며든 하천과 수돗물, 녹아내리는 영구동토층까지. 과학자들이 “자연은 스스로 회복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인류는 이미 기후위기의 핵심 원인이며, 이제는 적극적 개입과 구조적 개편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 책의 백미는 3부와 4부의 기후적응 사례 분석이다. 덴마크가 제방을 허물어 바닷물을 들여보내며 새로운 생태계를 만든 ‘바닷물 침수 실험’, 뉴욕의 옥상정원·하이 라인·리틀 아일랜드처럼 도시 침수를 줄이는 녹색 기반시설, 폭염에 대응하는 유럽의 냉방 쉼터 시스템 등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을 선택한 도시들의 전략이다. 저자는 이것이야말로 “호모 클리마투스”, 즉 기후 변화 속에서도 미래를 개척해온 인류의 진짜 능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어제(2025. 11. 19.) 발표된 CCPI 2026에서 한국은 67개국 중 63위.
산유국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권이다. 온실가스 배출·재생에너지·에너지 소비 모두 ‘매우 낮음’ 평가를 받았고, LNG 의존·배출권 과잉공급·목질 바이오매스 남용 같은 정책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 K-pop으로 세계를 사로잡는 나라가 기후 분야에서는 국제사회가 밝힌 그대로 ‘기후악당’ 국가다.



한국은 지금 ‘선언 호모 사피엔스’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2040년 탈석탄을 말하지만 현재는 화석연료 투자를 늘리고, 목표는 세우지만 집행 가능한 정책은 부족하다. 저자는 기후위기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가 아니라 실행”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파국이 시작되었으나, 아직 끝은 아니다”라는 문장으로 희망의 문을 열어둔다. 오존층 파괴를 막아낸 몬트리올 의정서처럼, 인류는 적응과 제도로 위기를 돌파한 경험이 있다. 기후적응은 체념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능동적 선택이며, 지금이 바로 그 선택의 시점이다.
《2030 기후적응 시대가 온다》는 기후위기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현실적이고 시급한 질문이다.
2030년은 미래가 아니라 마감 시한이다.
말이 아닌 실행만이 우리를 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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